개인적인 경험 하나. 1978년, 유신 말기지요. 대학에 재학중이었던 저는 교생실습을 나갔습니다. 마지막 주에 공개수업이 있었는데 사회 과목 중에서도 대통령제에 대해 수업을 했는 데 연습을 무진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약 3분 가량 남더군요. 대통령제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교과서에 나온데로 다 설명을 하고 약간의 보층 설명을 했습니다. 너무 대통령에게 힘이 쏠려 있다고 .. .3권 분립의 원칙에도 어긋날 뿐더러 잘 못했다간 독제로 흐른다고 .... 대상이 중3학년이었기에 아주 쉽고도 완곡하게 설명했습니다. 3분 동안 뭘 더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수업 후에 교장에게는 노골적으로, 대학에서 제자의 공개 수업을 보러 오신 지도 교수에게는 젊잖게 야단 맞았습니다. 친구들은 내 신상을 염려하기 시작했고 내 머리에는 중앙정보부, 고문, 강간, 가족몰살 (사회적 매장) ... 이런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떠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근 한달여를 전화만 울려도 깜짝 놀라고 꿈 속에선 중앙정보부의 "ㅈ"자가 날 계속 쫓아다녔습니다. 요즘처럼 몰카가 발달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더 큰 사상범을 쫓느라 그랬는지 어쩐지 무사하긴 했습니다. 이런 세월 살았습니다. 수업 도중 옆 친구가 군화발에 끌려가고, 미팅에서 농담 따먹기 했던 파트너는 수배자 명단에 올라가고 친구의 친구는 시대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고 누구는 어디론가 끌려 갔다가 실성한채로 돌아오고 ... 택시 기사가 손님을 고발해서 표창을 탔다는 신문 기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실리고 비분강개하면서 내뱉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아들이 선생에게 고자질하고 .... 이런 아이를 선행 학생이라 표창하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좁은 지, 두 세단계만 건너면 이런 사람들이 다 실존 인물이고 멀쩡하게 학교 잘 다니던 내 주변 사람들이었습니다) 공포 영화라고 생각하십니까? 소련의 스탈린 치하의 얘기라 생각하십니까? 나치가 지배하던 독일 얘기라 생각하십니까? 죠지오엘의 1984년 속의 가상 스토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불과 2,30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이름없는 대학생이 박통을 직접 비난하지도 않고 그저 배운데로 민주주의의 원칙에 의한 한국의 대통령제를 비판을 하고 공포에 떨었던 이야기입니다. 귀로만 들었던 수많은 공포를 직접 체험했던, 그리하여, 아무리 시대의 부조리로부터 숨고 싶어도 두메 산골에서 세상을 등지고 숨어 살아도, 그 공포의 억압, 폭력, 독제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 어케 살았냐고요? 민주투사라도 되었냐구요? 아닙니다. 그때의 그 공포, 수치, 분노..... 가슴에 꼭꼭 숨기고 그냥 살았습니다. 상대는 너무 거대하고, 광포하고.... 나는 너무나 미약했기에 .... 너무나 유약했기에 ... 무엇을 어케해야 할지 몰랐기에 .... 무엇보다도 비겁했기에 그냥 연애하고 결혼하고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이름없는 아줌마가 되어 기냥, 기냥...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흘리며 투쟁해서 얻은 자유로운 세상에 무임 승차해서 대통령을 목청 높여 욕해도 괜찮다는 걸 어떤 때는 신기해하면서 (그 당시에는 이런 날이 올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떤 때는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삽니다.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이렇게 자유로왔던 것처럼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신체의 자유 ,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 .....이런 것들이 그냥 첨부터 가능했던 것처럼 ...그렇게 잊고 삽니다. .
그때를 아십니까?
개인적인 경험 하나.
1978년, 유신 말기지요.
대학에 재학중이었던 저는 교생실습을 나갔습니다.
마지막 주에 공개수업이 있었는데
사회 과목 중에서도 대통령제에 대해 수업을 했는 데
연습을 무진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약 3분 가량 남더군요.
대통령제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교과서에 나온데로 다 설명을 하고
약간의 보층 설명을 했습니다.
너무 대통령에게 힘이 쏠려 있다고 ..
.3권 분립의 원칙에도 어긋날 뿐더러 잘 못했다간 독제로 흐른다고 ....
대상이 중3학년이었기에 아주 쉽고도 완곡하게 설명했습니다.
3분 동안 뭘 더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수업 후에 교장에게는 노골적으로,
대학에서 제자의 공개 수업을 보러 오신 지도 교수에게는 젊잖게 야단 맞았습니다.
친구들은 내 신상을 염려하기 시작했고
내 머리에는 중앙정보부, 고문, 강간, 가족몰살 (사회적 매장) ...
이런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떠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근 한달여를 전화만 울려도 깜짝 놀라고
꿈 속에선 중앙정보부의 "ㅈ"자가 날 계속 쫓아다녔습니다.
요즘처럼 몰카가 발달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더 큰 사상범을 쫓느라 그랬는지 어쩐지 무사하긴 했습니다.
이런 세월 살았습니다.
수업 도중 옆 친구가 군화발에 끌려가고,
미팅에서 농담 따먹기 했던 파트너는 수배자 명단에 올라가고
친구의 친구는 시대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고
누구는 어디론가 끌려 갔다가 실성한채로 돌아오고 ...
택시 기사가 손님을 고발해서 표창을 탔다는 신문 기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실리고
비분강개하면서 내뱉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아들이 선생에게 고자질하고 ....
이런 아이를 선행 학생이라 표창하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좁은 지,
두 세단계만 건너면 이런 사람들이 다 실존 인물이고 멀쩡하게 학교 잘 다니던
내 주변 사람들이었습니다)
공포 영화라고 생각하십니까?
소련의 스탈린 치하의 얘기라 생각하십니까?
나치가 지배하던 독일 얘기라 생각하십니까?
죠지오엘의 1984년 속의 가상 스토리라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불과 2,30 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이름없는 대학생이 박통을 직접 비난하지도 않고
그저 배운데로 민주주의의 원칙에 의한 한국의 대통령제를 비판을 하고
공포에 떨었던 이야기입니다.
귀로만 들었던 수많은 공포를 직접 체험했던,
그리하여,
아무리 시대의 부조리로부터 숨고 싶어도
두메 산골에서 세상을 등지고 숨어 살아도,
그 공포의 억압, 폭력, 독제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 어케 살았냐고요?
민주투사라도 되었냐구요?
아닙니다.
그때의 그 공포, 수치, 분노.....
가슴에 꼭꼭 숨기고 그냥 살았습니다.
상대는 너무 거대하고, 광포하고....
나는 너무나 미약했기에 .... 너무나 유약했기에 ...
무엇을 어케해야 할지 몰랐기에 .... 무엇보다도 비겁했기에
그냥 연애하고 결혼하고 .....평범하게 살았습니다.
이름없는 아줌마가 되어 기냥, 기냥...하루하루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피흘리며 투쟁해서 얻은
자유로운 세상에 무임 승차해서
대통령을 목청 높여 욕해도 괜찮다는 걸
어떤 때는 신기해하면서 (그 당시에는 이런 날이 올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떤 때는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삽니다.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이렇게 자유로왔던 것처럼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신체의 자유 ,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 .....이런 것들이
그냥 첨부터 가능했던 것처럼 ...그렇게 잊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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