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처음 만난건 작년 11월 쯤.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 애매한 그날의 기온.(입동이 지났으니 초겨울이라 해두자. 가을을 함께 보낸 기억이 없으니) 시작부터 애매했던 우리. 그녀가 일하던 곳을 방문하게 되면서 만남이 시작되었다. 오늘 그녀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냈다. 같은 날 난 읽지 않을 톡을 차분히 적어 내려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을의 반란> 오지않는 잠 애써 청하며 누워있을 너에게 이 시간에 톡을 보내는 게 맞는 것인지 한참을 고민하다 한자 씩 적어 보려 해. 그간 너의 말이라면 마치 어명인양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며, 을을 자처하던 내가 어쩌면 처음으로 너와 뜻을 달리하지 않았나 싶어. 적잖이 놀란 너의 표정. 당황스러웠겠지. 내가 미웠을거야. 넌 그 마음 그대로 날 잊어가면 되겠구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들키지 않을 결심> 처음 너의 톡을 확인했을 때 우리가 맞이해야 할 끝은 이것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나도 이미 알고 있었어. 너같이 분에 넘치는 아이가 나와 만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그걸 알기에 난 너 몰래 널 내 안에 새기기 시작했지. 들키지 않을 짝사랑을 하기로 결심한 순간이었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3. 안면인식장> 자신 있었지! 의욕도 넘쳤고! 그러한 짝사랑이기에 네 허락은 필요가 없었던 거야. 널 내 안에 새겨 넣기로 마음 먹은 순간 마치 세기의 작품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부푼 기대감에 하루하루 열심히 널 새겨 넣었어. 그런데 자꾸만 네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 거야! 마치 안면인식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처럼 까먹고 또 까먹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흐릿해... 다시 보지 못할까 봐 겁이나...
내 인생의 화양연화 (1~3)
늦가을인지 초겨울인지 애매한 그날의 기온.(입동이 지났으니 초겨울이라 해두자. 가을을 함께 보낸 기억이 없으니)
시작부터 애매했던 우리.
그녀가 일하던 곳을 방문하게 되면서 만남이 시작되었다.
오늘 그녀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냈다.
같은 날 난 읽지 않을 톡을 차분히 적어 내려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을의 반란>
오지않는 잠 애써 청하며 누워있을 너에게
이 시간에 톡을 보내는 게 맞는 것인지
한참을 고민하다 한자 씩 적어 보려 해.
그간 너의 말이라면 마치 어명인양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며,
을을 자처하던 내가 어쩌면 처음으로 너와 뜻을 달리하지 않았나 싶어.
적잖이 놀란 너의 표정. 당황스러웠겠지.
내가 미웠을거야. 넌 그 마음 그대로 날 잊어가면 되겠구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들키지 않을 결심>
처음 너의 톡을 확인했을 때 우리가 맞이해야 할 끝은
이것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나도 이미 알고 있었어.
너같이 분에 넘치는 아이가 나와 만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그걸 알기에 난 너 몰래 널 내 안에 새기기 시작했지.
들키지 않을 짝사랑을 하기로 결심한 순간이었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3. 안면인식장>
자신 있었지! 의욕도 넘쳤고!
그러한 짝사랑이기에 네 허락은 필요가 없었던 거야.
널 내 안에 새겨 넣기로 마음 먹은 순간
마치 세기의 작품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부푼 기대감에 하루하루 열심히 널 새겨 넣었어.
그런데 자꾸만 네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 거야!
마치 안면인식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처럼 까먹고 또 까먹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흐릿해...
다시 보지 못할까 봐 겁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