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고삼인데 내 얘기 좀 들어주라 부탁해

2023.08.31
조회153
안녕 나 19살인데 너무 힘들어서 글 남겨.
음..어디부터 말해야 할까
난 중학생 때 공부에 흥미도 많았고 스스로 갓생 사는 게 기분 좋았다 해야하나 그래서 매일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 않고 자존감도 높았거든
근데 난 지금 우울증에 걸렸어
이전까진 우울증이 별 거야? 생각이 컸어
지금까지 나는 남들보다 어떤 면에서든 조금씩 뛰어났고 친구도 많았으니까
그러다 고등학생 때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학을 하게 되었고.. 기숙사도 들어갔지
어느 때부턴지 내가 정말 멍청하단 생각이 들었어
공부할 때 예전처럼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생각이 전혀 안 되는 거야
기숙사 자습시간에도 느릿느릿 그렇게 지내다가. 3학년 초에 너무 번아웃이 와버려 퇴사하지 말라는 부모님과 싸우고 기숙사에서 나왔어
사실 기숙사 생활도 너무 힘들었어 룸메랑도 맞지 않았고 걔랑 심하게 싸워서 엄마가 처음으로 우리 학교 와서 엄마랑 끌어안고 울었어..
암튼 기숙사 나오고 나 지금까지 아예 공부 안 한다? 웃기지
나 정말 많이 노력했어 그래도 정말이야
(진짜 횡설수설하네 양해 부탁해)
암튼 기숙사 나오기 몇 달 전부터 내가 우울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때 기숙사에서 아빠랑 통화하면서, 병원가고 싶다고 펑펑 울었어
우리 아빠는 의사고 꽤나 보수적인 분이시라 아마 딸래미가 우울증이란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아빠는 내가 정신과에 가는 걸 내키지 않아 하시는 듯 했어
그래도 결국 병원에 갔지만 거긴 아빠네 병원이었고 그렇게 자유롭게 상담할 수도 없었어
또 아빠가 좋아하는 않는 눈치가 너무 마음 아프고 힘들더라
며칠 전에도 아빤 내 약을 제때 가져다 주지 않아 우울증 약을 한 두달 간 못먹었어 내가 가져다 달래도 그러시더라
(그렇다고 아빠가 나쁜 아빠란 건 아냐 우리 아빠 내 생각 많이 해주시고 그러는데 아마 내가 공부하기 싫어 핑계 댄다 생각하시는 것 같아)
나 그동안 정말 많이 힘들었어 우울증은 정말 사람을 처참히 무너뜨리더라
하루종일 멍때리고 기억도 (심하게) 잘 안 나고 의지도 안 생기고 우울할 땐 한없이 깊은 우울이 나를 끌어 내렸어
이전까진 우울증이라 인식을 못했고 내가 살이 쪄서 그런가, 눈이 건조해서 그런가 하며 공부 안 되는 이유를 찾다 결국 우울증이란 걸 알게 된거야
우울증의 이유라고 하면 나도 잘 모르겠어
중3 말 코로나 터졌을 때부터 조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고딩 때 전학오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특히 2학년 때 정말 힘들었거든
기숙사에서 트러블 있고 학교에서도 전학오고 적응 안 돼서 친구 관계도 예전처럼 좋지 못했고
(내 인생에서 이런 암흑기는 처음이었어)
이후 3학년이 되고 나는 이렇겐 안 되겠다 싶어 약도 나름 꾸준히 먹고 학교에서도 애들하고 엄청 열심히 어울렸어
근데 이게 또 학교에선 엄청 밝다가 집에 오면 바로 힘들더라 무기력해 공부는 안 잡히고(사실 공부하는 게 두려운 것 같아 나 정말 어떡해?
집에서 할 거 없이 폭식도 막 하고 유튜브만 보고 그랬어
이번년도 초부턴 나름 제대로 쉬고 공부하자 싶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고 싶은 것도 막 샀어
지금 그동안 하고 싶던 거 다 했는데, 이제 더 할 거 없는데, 문제는 우울증이 낫지 않는단 거야
우울증 약을 먹어도 별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어 아 그리고 친구들은 내가 이런 상태인 거 몰라
학교에서 요즘 자습만 하는데, 공부는 손에 전혀 안 잡히는데 공부 안 하면 애들이 나 한심하게 볼까 그냥 잡는 척만 하고 있어
그러다 보면 또 나 자신이 싫어져
삶이 너무 막막해 나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근데 이렇게 말하면 주변 사람들은 날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누가 그러겠어
삶이 너무 답답해 막막해 정말 정말 말 할 수 없이 힘들고 계속 눈물만 나와 나 정말 망가져버린 것 같아 어떡해..
아침엔 지하철 타고 학교 갈 때 조용히 울어 너무 삶이 싫어서
얼마 전 유학 고민도 했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때의 나(물론 지금도)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그것밖에 답이 없다 생각했어
부모님께 진지하게 말씀드렸더니 수능은 보고 가래
근데 또 생각해보니 아이러니하게 난 내 인생이 망가지는 게 싫은 거야
지금 19살 대학에 예민하고 대학만이 내 인생의 전부인 만큼 안 좋은 대학 가기 싫은 거야 정말 한심하지? 내가 봐도 그래. 정말 답 없다
여기까지 와서 어디 도망칠 데도 없고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것들은 모두 무너졌고 나도 망가졌고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