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봉투 받으면 바로 열어보는 시어머니

ㅇㅇ2023.09.07
조회93,924

안녕하세요. 작년 겨울 결혼했고,
시아버님은 20년전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시어머님 혼자 살고 계십니다

첫 명절이 올해 구정이었는데
시어머니께 20만원 상당의
생선선물세트(제주 갈치+옥돔 등) 택배로 보내드리고
시댁가서는 용돈봉투를 드렸었거든요

나름 예쁜 봉투 고심해서 고르고
하트 스티커로 봉해서 조심스레 드렸는데
받으시자마자 열어보시고 돈 세보시는 모습이
저는 사실 당혹 + 살짝 불쾌했던 터라...

이번 추석에는 그러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남편에게 슬쩍 얘기했는데,

남편은 일단 니가 싫다니까
엄마한테 그러지말라고 말은 해주겠는데
원래 선물 받으면 준 사람 앞에서 바로 뜯어보듯
돈봉투 받으면 준 사람 앞에서,
받은 그 자리에서 바로 즉시 열어보는 게
지역문화이기도 하다고. 그게 성의표시?라고
잘 받았다, 잘 받겠다는 의미인거라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건 아니라고 얘기하더라구요


저는 선물도 선물해 준 사람 본인이
지금 바로 열어보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선물도, 편지도, 받은 건 무조건
집에 돌아가서 저 혼자 열어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고
30년을 살아온 사람이라 이해가 전혀 안 돼요
어렸을 때부터 친척어르신들께
세뱃돈을 받아도 집에 가서야 확인해 볼 수 있었거든요


제가 서울,경기를 벗어나본 적이 없고
남편 지방 출신인 지인들도 없어서 물어볼 데가 없고
이게 정말 지역문화인건지 정말 궁금해서
다른 분들께도 여쭙고싶어 글을 써봅니다.


<저는 서울토박이고, 남편은 경북토박이예요.>


+
불쾌할 것 까진 없단 댓글 몇을 보고
조금 생각을 해보다가 추가하는 글..
짧은 문구를 적은 카드는 보지도 않으시고
돈만 얼른 세어보시고 방에 가져다두시는 모습이 싫었어요

친정에선 명절이라고 시댁에 따로 백화점선물도 보내셨는데
시어머니는 생각도 안하고 계셨다가
급하게 동네시장에서 5만원짜리 샤인머스캣하나사서
이거 너네집 갈 때 갖고가라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 땐 전반적인 태도도 그랬지만
'너네집' 단어에도 기분이 상했었네요
'너네집', '너거엄마', '너아빠' 라는 단어 사용 많이 하셨는데
그건 이번 봉투 열어보는 문제처럼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남편에게 얘기한 뒤로
어찌 전달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좀 자중하시는 쪽으로 바뀌었거든요

그 때도 사투리라고 제가 예민한 거라 했는데
니가 듣기싫다하니 고쳐는 놓겠다고 하던 남편이었거든요
이 문제도 남편 통해 제 목소리 낼 만 하다고 생각했어요
결혼할 때도 시댁에선 아무런 금전적 지원 받지 못했어서
(어머니는 금팔찌 하나주셨고, 시누가 현금 2천 주긴 했네요)
제게 받기만 원하신단 느낌에 더 거북했던 것 같고요

친정에선 기름값하라고 남편에게 따로 용돈도 챙겨주셨고
아마 이번 추석에도 그러실 분들이셔서
저도 모르게 친정, 시댁 비교하며 짜증났나봐요

그래도 제가 이해 못했던 것을
몇 분이 남편, 시댁에 얘기할 것 까진 아니라셨지만
공감은 해주셔서
지역문화 이해 못하는 제가 예민한 거라는 남편이랑
새벽에 싸우고 난 기분이
아침에 조금은 위로받았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