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서적으로 문제 많아서 헤어지려는데

ㅇㅇ2023.09.19
조회972
안녕.

나 우울증 + 회피형 + 냉소주의 + 개인주의
전부 다 달고 사는데 얼마 전 남자친구를 사귀게 됐어.

사실 난 걔를 좋아하지 않아.
근데 분위기를 잘 타고 거절 못 하는 성격 탓에 얼떨결에 사귀게 된거지.

그렇게 만나는데 성향이 너무 안 맞더라.

연락이나 애정표현, 만나는 횟수 이런 것부터
나는 적은 게 편한데 걔는 너무 무리하게 요구를 해서
내가 우리는 너무 안 맞는 것 같으니 헤어지자고 했어.

걔가 하는 말이
연애는 같이 맞춰가야 하는 거 아니냐더라.

근데 난 아니라고 생각해.

애초에 저런 게 맞아야 만날 수 있지.
서로 양보하면 서로 불편할텐데 그걸 얼마나 지속되겠어.

내가 단호하게 계속 그만 만나자고 하니까
자기가 나한테 맞춰주겠다더라.

그 날 이후 걔는 나한테 진짜 잘 맞춰줬어.

연락도 잘 안 하고 만나는 날 하루 딱 정해서
그동안 밀렸던 얘기 나누고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하루 종일 함께 보냈지.

그러다 문득 이 생각이 들었어.
"얘 만날 시간에 일을 하면 돈이라도 더 벌텐데..."

그래서 며칠 더 만나다가 말했지.
헤어지자고.

근데 얘는 나 없으면 죽을 거 같다고 자꾸 붙잡길래

나 만나기 전에 나 없이 잘 살아왔으니까
처음에만 좀 힘들고 괜찮아질 거라고 달래줬어.

그랬더니 얘가 나보고 자기가 다 맞춰줬눈데도
싫은 이유가 뭐냐는데 할 말이 없었어.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걔는 나한테 엄청 잘해주고
데이트할 때도 내 돈 일절 못 쓰게 하고 많이 배려해줬는데
내가 되게 쓰레기 된 기분이야.

사실 얘와의 관계는 끝났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잡으려니까 내가 의도치않게 갑질하는 거 같고
상처주는 거 같아서 그 모습 보는 것도 약간 고통스러워.

너무 처절하게 매달리면 그것대로 안타깝기도 해서 붙잡히기도 하고.

근데 이런 심리가 현재 연인관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앞으로 나는 계속 이럴거니까 그냥 사람 자체를 안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까지 확장돼.

고칠 수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