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9년. 결혼후 몇년이 지난후 태어난 딸은 어느새 커서 3살이 되었고.지난 3년동안, 육아문제로 와이프와 투닥투닥 다퉈가며 서로 양보하며 큰싸움은 없이 잘 지나왔었는데,
간략하게 저와 와이프 생활을 설명드리자면, 저는 몸을 쓰며 일하는 직종에 있고, 와이프는 전업입니다. 애기가 크는 지난 3년동안 육아문제로 남들이 다 흔히 겪는 투닥투닥. 심각하게 싸운적은 없고요. 제가 일 다녀오면 밀린 집안일하고, 와이프는 그 동안 애보고, 그러면 쉬는 타이밍이 겹치다보니 눈치보다 싸우게 되고, 언성 높아질려하면 애 떄문에 그만두고 뭐 그런식으로 3년을 지났네요. 와이프가 출산 후 손목이랑 허리가 만성처럼 아파 저는 제가 모든 집안일을 다 합니다. 빨래 하고 개고, 청소, 쓰레기 버리기, 요리 등등 집안일이라는 집안일은 제가 다 합니다. 대신 설겆이는 안합니다. 식세기도 있고 설겆이만은 와이프가 합니다. 설겆이는 식세기가 있는데 뭘 하냐 하겠지만..은근 식세기 넣기전에 간단히 헹구고 넣고, 할게 좀 있더라고요. 설명이 길었네요
이번 추석 처갓집 방문을 해서 여느때랑 다름없이 처가식구들이랑 시간보내고 저녁먹고 앉아서 장인어른이랑 소파에 앉아 이야기 하는데 갑자기 장모님이랑 처제 이야기소리가 좀 크게 들립니다. 일부러 저 들으라고 하는거 같은데..대충 대화내용은 이랬습니다.
처제: 엄마, 요즘은 사위가 처갓집 와서 설겆이하는 시대래 엄마 알었어?장모님: 에이 아무리 그래도 사위가 어찌 처갓집에서 고무장갑끼고 설겆이를 해?처제: 엄마 시대가 변했어 엄마도 그런말하면 ㅇㅇ(처남) 장가보내고 며느리한데 한소리 들어.장모님: .....(침묵) 하며 저쪽으로 쳐다봤습니다.
와이프는 저떄쯤 애 재우러 방에 들어가서 그자리에 없었고, 저는 지금껏 굳이 저랑 와이프가 가사분담을 어찌하는지 말하지도 않았고 말할 필요도 없었기에 장모님이랑 처제는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처갓집에서 설겆이를 해본적도 없었고, 와이프도 제가 집에서 어찌하는지 잘 아니 처갓집에서는 소파에 엉덩이 좀 붙이고 있어도 크게 신경 안썼습니다. 오히려 처갓집가면 저 좀 쉬게 해주려고 합니다. 대화소리가 장인어른 귀에도 들어갔는지 장인어른이 대화에 끼면서 이제 집안 전체 대화가 되었습니다.
장인어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 ㅇ서방 집에 왔는데 못하는 소리가 없다. ㅇㅇ(처제) 너 나중에 결혼하면 데리고 오는 사위 설겆이 시키면 되겟다.처제: 아빠 시대가 변했어. 형부도 설겆이 한번 할때가 됬어 이제. ㅇㅇ(딸)도 그런걸 보면 우리아빠는 다르다 라고 생각할거야..
저도 시대가 변했다고 생각은 합니다. 사위가 처갓집에서 설겆이 할수도 있지요. 뭐 그거 큰일이라고.. 하고 싶은 사람이 하면되지요. 하지만 저는 안하고 싶었습니다. 이미 저희 딸은 아빠는 엄마 많이 도와주는 남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제가 그러니까요. 괜한 자존심 생기더라고요. 집에서도 안하는 설겆이.. 와이프도 저한데 안시키는 설겆이를 왜 처제가..
이때쯤 되니 장모님도 은근 한번 할래? 하면서 장난반 진심반으로 고무장갑을 슥 들면서 저를 쳐다봤습니다. 할래? 라는 무언의 제스쳐였겠지요.
여기서 제가 저는 집에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뭐 다합니다. 와이프는 설것지만 해요. 이러면 괜히 와이프 깍아내리는거 같아서 그냥 부엌에 가서 고무장갑 들도 설겆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하려니 좀 어색하기도 하고 손에도 안맞는 고무장갑 손에 구겨넣으면서 서잇으니 와이프가 나옵니다.
와이프: 뭐해? 왜 거기 서있어?나: 아니 뭐 배도 부르고 설겆이 할것도 좀 많은거 같아서..(딱히 할말이 없었습니다.)와이프: (딸이 잠들기전 좀 투정부리고 해서 좀 짜증난 상태로 나왔어요) 왜 ㅇ서방 설겆이 시켜! 뭐하는거야 사위한데.장모님: (처제는 남친이랑 통화하러 방에 들어감) 아니... ㅇ서방이 설겆이를 한다고 해서. 와이프: 집에서도 설겆이 안하는데 왜 처갓집와서 설겆이를 해?장모님: 아니 ㅇ서방은 집에서 설겆이도 한번 안하니? 그럼 여기서 하면 되겟네 (장모님이 오해했습니다. 저는 집안일 안도와주는 사위로)와이프: 아 엄마는 모르면 가만있어. (저보면서) 장갑 벗어 내가하게!.장모님: ㅇㅇ(와이프)야. 손목도 아프다면서 ㅇ서방 하게하지 뭘 또 남편 위한답시고 그러냐. 엄마 앞에선 안그래도 되.와이프: 아 엄마는 좀 모르면 가만있으래도 ㅇ서방보기 부끄럽지 싫으면.장모님: ....(침묵)
그 때 처제가 언성 높아진것 듣고 방에서 나왔습니다. 처음엔 좀 어의없는 표정 짓더라고요. 그러곤 한마디 하더라고요
처제: 언니 참 불쌍하다...
참.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요즘말로 할말하않이라고 하나요? (이미 지난 유행어일수도.. 제가 좀 이런거엔 뒤쳐집니다.) 할말이 많았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미주알 고주알 할 필요도 없었고요. 자매끼리 그리고 딸이랑 엄마 이엔 뭐 이런말 저런말 다 하니까 이 상황도 웃으며 넘어가겠지요? 장인어른이 ㅇ서방 일로와 해서 소파에 가서 다시 앉았는데 참 기분이..그래도 저 위해주는 와이프있으니 기분이 좋기도 하고, 뭔가 나쁘기도 하고 그랬네요. 마지막으로 처제가 데리고 올 미래의 동서와, 처남은 꼭 처가에서 설겆이를 하기를 바라며 (나중에 꼭 물어볼거에요 설겆이 하는지. ㅎㅎ) 글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