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유치원 동물체험 대체 뭘 위한 동물체험인가요?

ㅇㅇ2023.10.24
조회12,797

네살 아이가 있습니다.
여러 체험활동이 많은 어린이집이라고 해서 입소했어요.
전통놀이 전통악기 세계문화 오감놀이체험 직업체험...
그 중 동물체험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전혀 아이를 위한 체험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회의적인 생각 뿐입니다.

동물체험 안내는 번지르르 대단히 교육적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하고 직접 먹이를 주고 돌보며 책임감을 기르고 동물의 생태를 알고...
그러면서 집에 가져오는 동물들.
달팽이, 장수풍뎅이, 구피, 올챙이, 소라게... 그것도 살아있는 친구들로요.

이렇게 가져오는 동물들이 처치곤란도 처치곤란이지만...
아이들 흥미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처음 가져왔을 때는 좋아서 보고있지만
며칠만 지나면, 심하면 몇시간 만에도 동물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서 재미없어 하죠.
관심 있을 땐 손 넣어서 주무르고 싶어하고
싫증날 땐 먹이를 먹든 말든 죽든 말든 그냥 잊어버립니다.
먹이를 챙겨주고 관리해주는 책임감은 부모의 몫이 돼요.
달팽이 같은 경우 알을 낳으면 감당이 안되기도 하고 방생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정말 원하는 사람을 수소문해서 분양하거나 애초에 원에서 줄때 거절하는데...
그렇게 거절된 동물들은 또 어떻게 될까요.
함부로 방생되는지, 쓰레기봉투에 같이 넣어 버리는지 모를 일이죠.

모형이나 만드는 교구도 아니고 생물을 무슨 만들기 결과물 가져오듯이 턱턱 가져오는데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생명경시를 알려주는 것 같고
생명을 아이의 유흥거리 장난감 정도로 보는 것 같아서 우려됩니다.

이렇게 가정으로 가져오는 것 외에도 야외 동물 체험도...
멀리서 보는 동물원이랑 다르게 햄스터, 기니피그, 토끼, 앵무새처럼
직접 만지고 안아보는 체험은 생명존중이라고는 느껴지지도 않고
아이들 놀이동산 데려다놓은 개념 같아서 불쾌해요.
이 아이 저 아이 쭈물떡쭈물떡... 안는 방법도 잘못되고
안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트리고 체중으로 짓누르거나...

아이들이니까요. 모르니까요. 그럴 수 있겠죠.
그럴 수 없게 가르치고 얼마나 조심히 만져야 하는지 가르쳐야 하는 것이 동물체험의 의의 아닌가요?
되는대로 기분 좋을 때까지 주물럭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요.
소동물이라서 괜찮다며 생명의 경중을 나누고
달팽이 한 마리 깨져 죽고 올챙이 말라 죽고 토끼를 던지듯 내려놓는것 정도는 괜찮다는 듯한 동물 체험... 애초에 생명을 대상으로 한 '체험'이라는 표현도 보고있기가 힘들어요.

실제로 동물 체험을 하고 오면 아이가
펫샵 진열장에 있는 작은 새끼동물들 보며 '사달라' 고 하거나
함부로 벽을 쿵쿵 치거나 대뜸 손을 넣으려 하거나
길에서 볼 수 있는 작은 강아지에게도 함부로 손을 뻗어 만지려 해서 강하게 제지하고 혼내야 합니다.
오히려 생명을 우습게 보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내 아이가 귀하면 다른 생명도 똑같이 귀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면담하는 날 의견을 전달하니
동물체험을 원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이것도 과정 중의 하나라 아예 없애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아이 있는 분들 여기 많으시겠죠... 비단 우리 아이 어린이집 뿐이 아니라 많은 원에서 동물체험이라고 살아있는 동물을 보내거나 준비물로 가져오게 하는데... 이런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제가 진상 엄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