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대한 안쓰러움이 점점 버거워요

ㅇㅇ2023.10.25
조회15,891






제게 너무나 가족같은 친구라 친한 다른 친구에게도 털어놓고 싶지 않아 익명의 힘을 빌려 봅니다


일단 친구는 정말 너무너무 착한 친구에요
겉과 속이 똑같고 내 인생의 복중 하나는 이 친구를
만나게 된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성품이 흠 잡을데가 없어요

너무 착해서 독이 되는건지 이 친구의 가족들이
친구를 너무 부려먹습니다 친정엄마, 언니부터 남편,
시댁 식구들까지요 
엄마가 하는 일이 있으신데 남자도 하기 힘든 몸쓰는
일이에요 딸한테 돈 한푼 안주고 당연하다는 듯
그 일을 시켜요 오전내내 몸 부서져라 일하고 친구는
바로 아이 하원 시키러 가요 그리고 아이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30분 거리에 시댁으로 가서 시누이 아이를
잠깐 봐주고 청소해주고 반찬없음 반찬도 만들어놓고
다시 옵니다 이 역시 돈 한푼 안 받고요 아무 댓가 없어요 

집에오면 또 집안일 하고 아이와 남편 밥을 챙기죠
다 마음에 안들지만 가장 마음에 안드는 게 친구 남편이에요 가진건 정말 쥐뿔도 없으면서 겉멋만 든 사람이라
차부터 입는 옷들은 분수에 안맞게 명품에 비싼 외제차에..


거기다 입도 짧고 반찬 투정은 얼마나 하는지 ..
매끼 다른 국에 다른 반찬을 원한답니다
힘들게 최대한 맞춰서 만들면 입맛에 안 맞는다고
요리실력가지고 타박하기 일쑤고요
돈 모아서 집을 넓혀 가거나 살 생각은 전혀 없어해요


저는 전문직이에요 부동산쪽으로 나이에 비해
밝은 편입니다 친구도 그렇고 조카를 너무 예뻐하는 마음에 친구네 집 상황이 나아지기를 너무나 바라고 있어요

그래서 몇년 전 친구네 경제 상황도 대충 알고 있기에
한창 집 사기 좋은 적기일때 집을 꼭 사라고 했어요
지금 사는 집 전세금 합치고 대출 조금 받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습니다 금리도 매우 저렴하던 시기였어요 대출이 부담되면 제가 빌려주겠다고도 했구요(원래 저도 오지랖 부리는 성격 아닌데 지금 안사면 친구네는 집 사기 힘들어질거란 걸 예상해서 그땐 오지랖 부렸어요)

친구도 너무 원했어요 사는 집은 실내도 그렇지만
바깥 환경이 아이 키우기 좋지 못한 환경이에요
밤에는 주변에 식당,술집이 많아 취객들이 점령하고
여러모로 열악합니다 평소 강하게 자기 주장을 하지 않는
친구도 그때만큼은 정말 기회라고 생각해서 남편에게 
간절히 호소했었는데 결국 남편은 차를 바꾸더라구요
이미 충분히 자기 수준에 넘치는 차를 타고 있었는데
정말 끝판왕이다 싶은 차를..아주아주 무리해서요

할말을 잃었습니다 그때 결심했지요 절대 친구를 위해서도 조카를 위해서도 난 제삼자이니 나서지 말자구요 

부부동반으로도 몇번 같이 식사하던 사이라 가끔 다같이
만날때도 어찌나 비싼곳만 예약 하는지.. 뻔히 집 상황
다 아는데도 저희가 내겠다고 해도 화장실 가는 척 몰래
계산하고 오고 스스로 그런 모습에 도취되어 있는 게
정말 보기 싫어요 저희와 소득 차이가 아주 많이 나요

친구네 어려운 거 알면서도 비싼 밥 얻어 먹는 게 
소화 안될만큼 불편해서 저도 남편도 제발 받으시라고
직접 돈 주고 한사코 안받으면 카카오페이로도 보내봤지만 거절하구요 솔직히 1도 고맙지 않고 부담되고 불편해요
이 돈으로 조카 학원이나 보내주지...이 생각만 들어서요
그래서 식사자리는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최대한 안 만들고 있고 친구랑 저랑 둘이서만 종종만나는데...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고 해도 가장 갑갑하고 힘든건 당연히 친구 자신이겠죠 얼굴도 정말 예쁜 친군데 고생의 흔적으로 많이 상하고.. 친구도 자신 신세 한탄 할 사람은 저뿐이라
없는 시간 쪼개서 자주 저를 만나러 와요.
이렇게라도 저에게 풀어야 자기가 살 거 같다구요
만나면 저에게는 모든 고충 털어놓고 울기도 하고 힘들다는 말도 부쩍 많이 합니다 근데 그뿐이에요

착해서 가족들에게 이용 당하고 있으나 그 상황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하지를 못해요
제가 아무리 쓴소리 해주고 조언해줘도 네 말이 다 맞다는 건 알지만 그게 안된다네요

친구도 안쓰럽지만 친구 아이가 저희 아이랑 같은 또래에요 어릴땐 아무것도 모르다가 커갈수록 저희집 놀러오고
돌아갈때 되면 울더라구요 이모네 집은 왜 궁전같고
자기집은 안좋냐구요 나도 00이처럼 (제 아이) 무슨 학원,
무슨 학원 다 다니고 싶다구요...
엄마인 친구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런 얘기 들으면
저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말해 친구의 상황은 개선 될 여지가
하나도 없습니다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에 그동안은 그저 안타깝고
안쓰러웠어요
그런 얘기 들으면 너무 슬프고 마음이 먹먹했구요..

근데 제가 못된거겠죠 이제 너무 버겁고 벅차요
얘기 듣는것만으로도 힘이 듭니다
제가 이 친구를 너무 아껴서 그런건지 만나서 하소연 듣고
오면 무거운 마음이 쉽게 떨쳐지질 않아서 어두워져요
아이와 남편에게 절대 티 안내는데 그래도 남편이
항상 물어보더라구요 오늘 그 친구 만났냐구요
남편도 그 친구를 잘 알아서 제 친구중 가장 좋아했어요
얼마나 착한지도 알구요 
근데 이제 바보를 떠나 모자란것 처럼 느껴진다고 합니다
착한것도 좋은것만은 아니라고 본인만 당하는것도 아니고 애 엄마면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된다구요
그건 단순히 착한 게 아니라 무능력한 거라고 말하는데...

저도 다 알아요 근데 사람 쉽게 안 변하잖아요 
그 친구는 조금이라도 독해 질 수 없는 사람이에요 
남편에겐 친구 두둔하면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제가 너무 나쁜거 같아 글 써봅니다..

제가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요
그 친구를 생각하면 체한 것 처럼 어느순간부터 
마음이 답답하고 속이 꽉 막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