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오전에 얘기 하려고 했는데 이 회사 가 뭔지 바빠서 제대로 만나자고 하지고 못하고 있다가 저녁때 겨우 짬내서 만나서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점심시간에 곰곰하게 생각 해보니 정말 어머님이 수돗물 때문에 혹은 제가 아파트에서 살기 싫다고 징징대서 가정교육까지 운운하셨을까? 싶더라구요. 미친게 아닌 이상 그런게 아니더라구요. 그 날 마음 먹고 오신겁니다. 제가 마음에 안드니 당신 아들과 헤어졌음 좋겠다구.
생각하니 저를 그 전에도 마음에 안들어하셨던게 맞습니다. 일단 대중매체 에서 가끔 그려지는 제 직업은 항상 드세고 항상 바쁘고 항상 피곤한 직업입니다. 물론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 쓴 글에 보면 스케쥴이 들쭉날쭉하다고 썼지만 사실 그게 아니고 일괄 적으로 그냥 늦게 끝납니다. 둘쭉날쭉 하지 않아요. 주말에는 일 자체는 없지만 주말에도 항상 혼자서 봐야 할 것도 많고 출장도 꽤 많구요. 그리고 선배들 보면 다들 시집장가 가거나 아예 못가거나 그렇드라구요.
그런데 아이러니 한게 저랑 그 남자랑 사귀게 된 계기가 그 남자의 호기심 이었습니다. 궁금해 하고 신기해 했었거든요, 그런데 결혼이야기 본격적으로 오고간 작년 여름부터 그 집에서제 직업을 듣더니 좀 불편해 하시는게 느껴 졌어요. 워낙 대중매체에서 드센 직업으로 다루는게 맞으니까요. 근데 늦게 끝나는것도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조금 더 연차가 차면 그정도까지 늦게 끝나지 않는것도 맞습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드센 일도 아니구요. 제가 지금 이 동네로 이사 온것도 직장이랑 가까워서구요.
어느 날 그 집에서 묻더라구요. "왜 차가 있는데 운전을 안하냐"고 저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면허도 따고 차도 샀지만 일이 늦게 끝나니 너무 피곤하고 동네로 이사도 왔는데 출근도 마을 버스 타면 되고 늦게 끝나도 택시 타면 1만원도 안나오니 운전할 일도 별로 없다"고. 그래서 "우리 동네 좋은 동네"라고. 그것도 생각해 보면 찝찝해 하셨어요.
그리고 아이 얘기도 나왔어요, 그렇게 늦게 끝나는데 둘이서만 아이 키울려면 어쩔라고 그러냐고... 그래서 전 또 너어어무 해맑게 "일단 육아휴직은 3년 보장 되어 있으나 그걸 다 쓸 생각은 없고 평일에는 시터이모랑 00(전 남친) 보고 주말에는 제가 오롯이 보겠다"고. 했네요. 사실 그 집에는 저처럼 늦게 끝나게 아니라 9시 출근 6시퇴근 여성이 며느리가 되었음 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녁때 생각 정리 하고 전 남친을 만나러 갔습니다. 참고로 tv에서 보면 헤어지는 남친 만나러 갈 때 엄청 예쁘게 하고 가잖아요?? 전 오늘도 현타 왔어요. 어제 술먹어서 푸석한 피부에 일도 다 안끝났는데 겨우 나와서 50분 이야기 하고 헤어졌어요. 그리고 드라마랑 다르게 헤어지고 돌아와서 저녁 못 먹은 제 주린 배를 붙잡고 밥 먹고 슬퍼할 사이도 없이 일만 또 죽도록 하다가 피곤에 절어서 들어왔어요.
다행스럽게 돌아오는 토요일은 암것도 안하고 그냥 3년 사귄 남친이랑 헤어진 기념으로 그냥 막 슬퍼하려구요. 전 또 월요일 다시 일 하겠지요.
전 남친한테 얘기 했어요. "가정교육 운운하신거 가 문제가 아니더라. 그냥 너의 부모님은 내가 마음에 안들었던거다. 그리고 너도 나랑은 처음에는 내 직업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하기도 편하니 좋아 했다가 나 같은 직업이 너랑은 맞지 않은 걸 알게 되었던거 안다. 그런데 나는 이 직업을 바꾸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직업 가지고 싶어서 나가 뛰어 노는거 좋아하는 내가 엉덩이 붙이고 내내 죽도록 공부했고 그래서 내가 원하는 지역에 임관이 겨우 되었다 " 라구요.
사실 우리 엄빠는 제가 원하는 직업을 가지게 되어 엄청 좋아하셨어요. 소위 남들은 만약 남자 (사위) 였다면 처가에서 좋아했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도 " 우리 00이는 시집 엄청 잘가겠다" 며 좋아 하셨구요.
그리고 사실 그 집에서 저희 아버지 직업도, 예편하신것도 좋아하지 않으셨던것도 맞아요. 일단 군인 자녀의 경우 워낙 이사를 많이 다녀서 친구를 사귈 틈도 없고. (그 집에서는 그러니 제가 제대로된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셔요. ) 저희 아버지 임관 + 어머니 졸업 같이 하고 좀있다 바로 결혼 하고 바로 저를 가진 케이스라서 엄청 젊으시지만 (제 엄빠 동갑) 사회 경험이 거의 없으세요. 그래서 젊은 부모님이 사회 경험 없다는 것도 그집에는 위험 요소 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제 남동생이 결혼 전 임신 했다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집에서 저에게 마이너스라는 것 들은 모두 제가 어찌 못하는겁니다.
일단 제 직업은 제가 얼마나 이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결혼을 안하면 안했지 전환 할 생각이 전혀 없구요.
엄빠가 젊은거는 제가 어찌 할 수없잖아요? 저보다 훨씬 그 어린 시절 대학때 서로 눈맞아서 결혼까지 했고 저를 낳았다는데 제가 어쩌겠습니까??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으로는 결혼을 하고 서로 통한건지, 그 전에 통한건지 쟤들은 젊어서 알 수 가 없던 세대 였다고 하는데......
그리고 제 동생. 뭐 그 전에 결혼 할 여자 조만간 소개 시켜 주겠다고 히죽히죽 웃고 다니다가 갑자기 임신 했다고 하는데 그럼 뭐 어쩝니까?? 그래서 아까 잘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 댓글에 4억이 모두 제 4억인것 처럼 보신 분들 계신데. 아닙니다. 저의 영혼,원기옥 + 부모님 돈 입니다.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구 옥 빌라는 21평으로 나왔고 훨씬 더 넓게 쓰고 있는것 맞구요. 이 넓음을 그냥 즐길랍니다. 21평이 둘이 살기에 좁다고 하는 댓글도 잠시 본것 같은데 전 잘 모르겠어요. 제 친구들은 14평에서 신혼 살림 차린 사람들이 좀 있었거든요. 돈 해주실때 그 돈가지고 사업을 하던 결혼을 하던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해주신 거에요. 또 결혼도 안했는데 예비 시댁을 집으로 초대 했냐고 하시던데 전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절 사랑해주고, 제가 사랑 하는 사람 부모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제가 직접 만든 국 한그릇 대접해 드리는게 이상 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꽃 선물. 그 날 그 집에서 그 난리를 치니까 그 생화도 미워보인게 맞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눈앞에 저 생화. 이 글 끝내고 저 새끼 물 갈아줘야 해요. 그리고 배뎃 글 너무 감사하게 봤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안전이별 입니다. 저한테 뭐 어쩌지 못해요. 다들 친언니, 친오빠 처럼 화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술도 쫌 마셨고, 욱하는 마음, 억울한 마음, 열도 받고 이제 내일 오전에 다시 한번 정확하게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에 여기 있는 분들께 마지막 한번 더 물어도 볼 겸 위로 혹은 조언도 받을 겸 글씁니다. 술 마신체로 pc로 적는거라 모바일로 보실 때는 불편 할 수 있어요. 저는 올해 서른 두 살 흔하디 흔한 그냥 평범한 여자입니다.
그 놈이랑은 3년 조금 넘게 만났어요.사건은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전세로 제 영혼과 원기옥을 끌어 모은 돈 + 부모님의 젊은 시절 피땀 흘려 번 돈 합쳐서 4억이구요. 빌라에요. 근데 빌라가 옛날 식 빌라인데 안은 전부 리모델링 해서 21평인데 훨씬 넓게 쓰고 있고 혼자 살기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넓은 집에 처음 살아봐서 티브이부터 워시타워, 드레스룸에 짝퉁 에어드레서기 그릇, 커피머신기, 밥솥, 에어프라이어기, 공청기 등등 모든 살림 살이 다 구비+ 선물로 꽉 차서 진짜 누구든 몸 만 들어와서 살아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6월에 이사 들어왔어요. 이렇게 제가 이사 올 수 있었던 계기는 제 남동생이 서른살인데 작년에 선물이 찾아 와서 급하게 집을 구하게 되었는데 그때 부모님이 이왕 이렇게 된거 저랑 동생이랑 공평하게 얼마씩 해주셨어요. 제 동생부부는 운이 좋은건지 저와 거의 같은 돈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처럼 거의 비슷한 연식에 스물 여덟평 집을 전세로 얻었어요. 아이 낳고 동생 와이프가 회사 복귀 할때 쯤 되어서 본인 동네 꽤 좋은 집 많이 나왔다고 해서 감사하게 동생부부네 동네에 좋은 조건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교통도 편하고 집도 넓어 전세 끝나는 시간이 벌써 걱정 될 정도에요. 각설하고...
6월에 이사오고 쉴 때마다 계속 조금씩 치우다가 9월부터 조금씩 집들이를 시작했습니다. 제 직업이 주말에도 꽤 일을 하는거고 스케쥴이 들쭉날쭉한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과 맞추는게 쉽지 않았거든요. 그 와중에 부모님, 동생가족, 남자친구, 직장동료 3명, 대학친구 2명 과 몇명 더 왔다 갔어요. 문제는 지난 토요일 11월 18일 이었어요. 작년 여름부터 양쪽 집안에서 결혼얘기가 나왔고 각각 집에 인사는 갔었습니다. 그리고 그 놈 부모님이랑 시간을 맞춰 11월18일에 저희 집에 모셨고 당일에 어머님과 그 놈이 왔습니다. 제 딴에는 어머님이 좋아하시는거 이것저것 만들고 시키고 해서 저녁 상차림을 했구요. 원래 약속 시간보다 어머님과 그 놈이 15분 정도 먼저 왔고 마침 저는 국이 약간 제 입맛에 좀 짜서 물을 더 넣고 상을 차렸습니다. 저녁 식사를 다 마치고 차랑 과일을 가지고 왔는데 어머님이 저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우아한 목소리로 "000은 가정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할 것 같구나. 국에는 수돗물을 넣는게 아니야" 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어머님이 얘기한거에는 저희집 배경도 있습니다. 저희집은 군인 가족으로 아버지는 장교로 예편 하셨습니다. 그리고 군인가족은 대부분 시골에서 살게 되는데 지금은 시골이라 할 수 없지만 저는 경기도 촌년입니다. 파주는 저 어릴때는 엄청 시골이라서 지하수 먹고 살았어요. 그때는 정말 정수기도 별로 없을 때였고 전 진짜 어릴 때 논두렁에서 뒹굴고 찔래꽃 줄기 까먹고 그랬어요. 그렇게 살다가 대학을 갔는데 제가 대학 갈때는 교통편이 워낙 잘 되어 있어 통학하다가 취업하면서 서울로 온 케이스에요.
그러다 보니 저희 집은 여전히 국 끓일때, 밥할때 모두 수돗물로 하구요. 마시는 물만 정수기로 마십니다. 저는 나름 서울에 살다 보니 집 수도에 모두 필터 끼고 살고 있고 정수기는 없고 300ml 물 시켜서 먹습니다. (300ml 물 시켜 먹으면 하루에 2l 금방 마실 수 있든요) 그런 배경에서 살다가 갑자기 어머님이 저런 얘기를 하니 순간 어버버 했어요. 죄송하다는 말은 안했는데 기분이 확실히 좋지 않았구요. 그래서 일요일에 남자친구한테 어머님이 그렇게 말씀하신게 무슨뜻인지 모르겠다고 하니 남자친구가 "전에 본인(남자친구)이 집들이 왔을때도 놀랬다면서 어떻게 수돗물로 밥을 하는지 사실 본인도 이해를 못했다며 니가 계속 시골 살아서 모르는 거라 " 고 하드라구요. 일백번 양보해서 제가 몰랐다치더라도 가정교육 운운 하는거는 너무 오바 아닌가요?
저희 부모님도 배울 만큼 배우신 분들이고 굳이 굳이 유치해서 하고 싶지 않지만 집안으로만 따지면 저희 집도 꽤 방귀 좀 뀔 수 있는 집인데... 란 생각이 마구 마구 들더라구요. 어머님이 저보고 가정교육 얘기 하시면서 그 뒤에는 결혼에 대해 말씀 하시더라구요. 위에서 전술 했다싶이 저는 파주시골 촌년이라 아파트에서 살아본적이 없어요.
그리고 서울은 아파트 값은 전세도 너무 비싸기도 하고 저는 제가 사는 평수에 엄청 만족하거든요. 방도 세 개나 되고...... 저희 동생부부는 아기도 있는데 방 세 개인데 빌라에서 살기 때문에 넓게 사는거라고 엄청 만족해 해요.
그래서 저는 지금 제가 살고 있는집 전세집에 그 넘이 그대로 몸만 들어오고 그 넘 전세집은 전전세를 줘서 월세를 받자라고 했어요. 그걸 알고 계신 어머님이 저에게 어떻게 신혼살림을 구질구질한 빌라에서 쪽팔리게 시작하냐며 저보고 성격이 좋은건지, 멍청한건지 모르겠다고 돈을 둘이 합쳐서 아파트를 살 생각을 안하고 왜 이렇게 안주하며 사냐며 시골에서 살아서 그러냐고 했습니다.
생각 하면 할 수록 점점 열이 받드라구요. 제가 어버버 하다 찻잔 떨어트리고 하니까 그 넘이 눈치를 챘는지 좀 있다가 일어 나드라구요. 그리곤 전화 한 통 없다가 제가 일요일 퇴근 길에 전화를 했어요. 그랬더니 이 넘이 저보고 기분은 나쁠 수 있지만 그건 본인 어머니 말씀이 맞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니가 너무 불쾌한 표정을 지어서 당황해서 나왔데요. 저보고 그렇게 어른한테 표정을 지으면 가정교육 못 받았다고 생각하시니 자칫 부모님 (울 엄빠) 욕먹이는 길이니 다음에 뵐때 꼭 해명 하라고 하드라구요. 본인 엄마한테도 저한테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 한거는 엄마가 잘못했으니 다음에 만났을때 꼭 사과 했음 좋겠다고 했데요. 그렇게 다시 전화를 끊었는데 또 열받는거에요. 왜 저는 그 순간 받아 치지 못하는거죠???
뭐가 되었든 아까 만나서 너무 다다다다 제가 한꺼번에 쏟아내서 정확한 워딩까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우리집도 어디가서 꿀릴 집안 아니다. 연봉도 내가 더 많고 직장도 내가 더 좋고(이건 사실 그 넘은 군대 갔다온 다음에 취업을 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너는 몸만 들어 오면 된다는데 그게 그렇게 자존심 상해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거냐? 결국 니 얘기는 어머님이 직설적이었다는게 문제인거지 본 말의 뜻은 문제가 아니라는거 아니냐? " 뭐 그렇게 냅다 화내고 마지막에는 "내 앞에서 우아 떨지마. " 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내 앞에서 우아 떨지마 하고 나오니 정말 속이 시원합니다. 그리고 나서 집앞에 와서 술 한잔 하고 이 글을 적는겁니다. 솔직히 마음은 토요일부터 헤어지는 쪽은 마음이 굳혔는데 술을 마시니 혹시 제가 실수 한 부분이 있었나 싶은 게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정말 다른 서울 분들은 정수기로 음식하시나요? 진짜진짜 뻥 안치고 저희 부모님은 여전히 그렇게 하신다 치고 동생 와이프도 완전 서울 사람인데 그 친구도 조카 음식도 다 그냥 필터 낀 수돗물로 했거든요. 평소에 제가 다른 사람 집 갈 일이 별로 없어서요. ps: 혹시 다른 분들이 생수나 정수기로 음식하신다고 해도 사실 헤어지고 싶어요. 가정교육을 운운 한거 자체가 기분이 너무 나빴거든요. 그리고 집들이 하는데 휴지도 안사오고 먹지도 못하는 꽃 사오셨어요. 생화를 사오면 계속 물을 갈아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