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천성... 어떻게 뜯어 고칠까요? 미치겠습니다!

바다엄마2004.03.15
조회2,618

친정에서 천리길이나 떨어진 이 곳에 와... 결혼생활을 한지도 어느덧 3개월이 지났습니다.

한창 깨가 쏟아진다는 신혼생활도 없이...

조금씩 불러오는 뱃속의 아기를 벗삼아 지내고 있는 조금은 서글픈 사람입니다.

무뚝뚝하고 표현력 없는... 정말 말주변 없는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런 사람들이 결혼하면 더 잘한다는... 늘 한결같고 좋은 사람 같으니 걱정말라는 주위 사람들의 빛나는 찬사(?)에 마음이 기울어 결혼을 했습니다.

물론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기에 믿고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남편은 오로지 직장일만 생활로 여깁니다.

집에 오면 TV만 쳐다보다 곯아 떨어지기가 일쑤입니다.

여우하고는 살아도 곰이랑은 못산다는... 문득 이런 말이 떠올라 애교작전을 펼쳐봅니다.

아리따운 목소리로 대화도 시도해 봅니다.

하지만 제 남편...

완전 돌입니다. 전혀 반응 없습니다. 차라리 벽이나 인형에 대고 작전을 펼칠 걸!!!

반응은 커녕... 묻는 말(Yes OR No)에도 대답 안합니다.

응, 아니 간단.명료한 대답조차 못하는 무성의한 남편은 그저 눈만 감고 있을 뿐입니다.

나이 서른하나에 퇴근하자마자 곯아 떨어지는...

남편이 무슨 엄청나게 힘든 일을 하냐구요???

아니요~그저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제 남편... 아침에 운동한답시고 7:30 am 에 나갔다가 퇴근해서 돌아오면 9:30 pm 입니다.

회식이라도 있을라치면 2:00 am 은 기본입니다.

일찍 퇴근하면 일하느라 피곤해서 곯아 떨어지고, 회식이라도 있어 늦게 퇴근하면 술기운에 곯아 떨어지고...

주말에 뱃속의 아기와 나들이라도 할까 마음 먹으면 어떤 줄 아십니까?

동네축구(조기회)나 하러 새벽같이 나갔다가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들어와선 샤워하고 또 누워 잡니다.

일주일 내도록 일하고 모처럼 쉬는 날 운동하느라 피곤하답니다... 허걱S!!!

일어나면 오후 3시나 됩니다.

이시간에 어딜 나가겠습니까? 나들이는 커녕 집 주변에 있는 마트에 가서 반찬거리 사는 게 고작입니다.

...... 안타깝지만 이게 제 생활입니다.

제 결혼생활이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전 한사람의 아내이기 이전에 여자입니다.

님들이라면 외롭지 않겠습니까?

친정이라도 가깝다면 친구들도 만나고... 지리도 꽤뚫고 있으니 혼자서 바람도 쐬러 다니겠지요~

여긴 너무나도 낯선 타지이고... 전 오로지 남편 하나만 믿고 이곳에 왔습니다.

그럼 저뿐만이 아닌 남편도 함께 노력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곧 있으면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될텐데 걱정입니다.

남편으로서의 역할도 소극적인데 제가 여기서 뭘 더 기대하겠습니까?

이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으며 화도 내고 울어도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 그럼 내가 안해준 건 뭐냐! " 며 따지기 일쑤고, 좋게 받아들인다 해도 " 노력하겠다! " 는 무뚝뚝한 대답 한마디 뿐입니다.

지금은 그저... 앞으로 태어날 이쁘고 사랑스런 아기만 생각하며 제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습니다만...

저도 여자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생활해 나갈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무심한 남편의 몹쓸 천성을 어떻게 뜯어 고칠까요? 전 벌써부터 이 생활에 지쳐갑니다.

물론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혼 막 4개월차로 접어드는 스물다섯 저로선 지금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두서도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