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걸린 가족 손절해도 되나요

m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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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변에 말해봤자 내 얼굴에 침뱉기인 일이기도 하고어디에 검색을 해보고 책을 찾아봐도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이곳에 글을 적습니다.

저에게는 우울증에 거식증인 19살 여동생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생이고, 학교 문제로 둘이서만 자취를 하고 있는데요

몇 년째 동생 문제로 속이 썩는 중인데, 이제는 동생을 손절하고 없는 셈 치며 살고 싶습니다

1.
동생은 엄청난 양을 폭식하고 그대로 토하는 증세가 있습니다
말리지 않으면 밥을 4인용 밥솥 한가득 해서 한 번에 먹어버리거나
계란을 한 번에 12개씩 먹어버리거나 
집에 일부러 먹을 것을 사다두지 않으면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음식을 6인분씩 먹고 그것을 전부 토합니다

한동안은 비닐봉투에 토를 하고 방에 숨겨둬서 냄새로 저를 고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겨우 변기에만 토하도록 고치게 하긴 했지만, 먹은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않아 동생의 방은 따로 치워주지 않는 이상 늘 쓰레기장 상태입니다

이 외 빨래나 설거지, 기본적인 청소 등 공동으로 해야하는 집안일은 전혀 하지 않아서 제가 도맡아 하는 상황입니다

2.
동생은 학생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며 가족의 속을 썩여왔습니다
곧 졸업하긴 하지만, 그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이 학교를 무단으로 빠져왔고, 이 건으로 혼내면 '나는 밖에 나가서 사람 만나는 게 싫다' '내 인생인데 언니가 왜 신경 쓰냐' 같은 말만 반복해서 어느 순간에는 포기했습니다

화가 난 부모님이 '이럴 거면 나가 살라' 라고 혼냈을 때는 정말 그대로 가출해서 세 달 정도 친구 집에 지내며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보이스피싱에 연루되어서 휴대폰이 정지된 적도 있고, 몰래 부모님 카드나 휴대폰 소액 결제로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돈을 쓰다가 걸린 적도 있습니다

이후에 용돈을 끊고 교통비만 주기 시작했는데, 교통비/지각해서 탄 택시비 외에도 돈을 불려서 청구하고 남는 돈으로는 먹을 것을 사먹습니다

이 문제로 부모님이 돈을 적게 주기 시작하니 저에게도 돈을 타가거나 빌려가기 시작했습니다(용돈 외에도 아르바이트로 버는 소득이 있지만, 전부 개인 식비로 써서 늘 돈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3. 
동생은 스스로 나아지려고 할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정신병원에 부정적이었던 부모님을 설득해서 동생을 정신병원에 데려간 적이 있습니다

뇌파 검사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우울증 약을 타왔는데, 약을 먹은 뒤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기력해져서 약을 끊게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고 새 약을 타오라고 했지만, 애초에 약을 끊도록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병원에 가길 거부했습니다

이 외에도 제가 타이를 때마다 말로만 식이장애를 고쳐보겠다, 노력해본다고 하고 다음날 보란 듯이 폭식한 뒤에 숨기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너 스스로 나아지려고 노력을 해야된다고 말할 때마다 '내가 문제니까 내가 죽으면 되네' '내가 죽어줄게' '그냥 나만 개쓰레기니까 내가 나가줄게' '사라져줄게' 등 같은 말만 반복해서 대화를 할 때마다 소득도 없이 스트레스만 받고 끝이 납니다

저는 그동안 동생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주거나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가족 모두가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저와 사이가 좋아질 때면 돈을 타가거나 먹을 것을 얻어먹기만 할 뿐 나중에 사이가 나빠지면 '누가 언제 그딴 거 해달래' 식으로 나왔습니다

 본인이 처하게 된 안 좋은 상황에 대해서도 말로만 '내가 쓰레기네' 라고 할 뿐 궁극적으로는 남탓만 하며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일말의 노력도 하지 않습니다

응어리를 해결하고자 '대체 왜 그러냐' 물어보면 입을 닫아버리거나 어차피 이해하지도 못할 거 아니냐며 대화를 끊고 방으로 들어가고, 이런 갈등이 일어나면 그 다음날은 무조건 학교를 빠집니다 

저는 동생과 정반대로 나름 성실한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동생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고, 더는 힘쓰기도 싫은 마음 뿐입니다

 인터넷에 우울증 걸린 가족 이야기를 검색해보면 '존재만으로도 고마워' 라든지 '네가 무얼 해도 사랑해' 라며 전폭적으로 사랑해주고, 품어줘서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얘기만 나옵니다

하지만 그동안 동생 때문에 겪은 고생과 동생에게 들은 모욕을 생각하면 위의 사례처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동생이 잘 살았으면 좋겠지만, 본인이 잘 살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끊어내고 없는 셈 치며 살고 싶습니다

 한때는 동생 때문에 떠맡게 된 집안일이나, 동생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스러워서 매일 울었습니다
지금은 막장으로 사는 동생이 제 인생의 오점처럼 여겨질 뿐입니다 

그냥 동생을 손절해도 괜찮다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절해도 괜찮다 라는 말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동생의 사고 방식 (우울증이나 거식증)에 대해서 머리로 이해할 수 있도록, 혹은 어떻게 하면 동생을 고칠 수 있을지 의견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