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죽었어

ㅇㅇ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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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네에 살아서 옛날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는데 죽었어
투신이래
밤에 핸드폰 하는 습관 고치려고 자기 전에 핸드폰 끄고 자는데
켜보니까 걔 나한테 전화 걸었었더라
내가 핸드폰을 안 껐으면 걔를 말릴 수 있었을까
나 때문에 죽은것같아서 너무 죄책감이 들어
걔는 항상 반박자씩 느려서 친구가 거의 나밖에 없었어
항상 조금 느리고 둔해서 걔 답답하다고 싫어하는 애들이 좀 있었어
그래서 걔는 항상 겉돌았어 지금 보니까 왕따였던 것 같기도 해
걔를 직접적으로 괴롭히는 애는 없었는데 다 말도 안 걸어주고 같은 조, 옆자리가 되는것도 싫어하니까 걔는 되게 힘들어했어
그런데 물리적인 괴롭힘이나 괴롭힘의 증거가 없으니까 뭐라 따지지도 못하고
나도 점점 얘를 멀리하게 됐어 괜히 얘랑 엮여서 나도 피해받기 싫었어 그러면 안 됐는데 __
나한테 전화를 걸어서 무슨 얘기를 하려고 했을까 나한테만 전화를 걸었다는데 왜 하필 나였을까 나도 방관자고 나도 가해자인데 내가 걔랑 거리두는거 뻔히 알았을텐데
내가 이렇게 뻔뻔하게 얘를 친구라고 불러도 되는걸까 이렇게 얘의 죽음을 슬퍼해도 되는걸까 내가 무슨 권리로 얘 부모님 얼굴을 보는거지 무슨 낯짝으로 얘 부모님이랑 얘기하는거지
민서야 내가 미안해 해줄 수 있는 말이 미안하다밖에 없어서 너무 미안해 너는 옥상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안 그래도 추운 밤에 나한테 전화하면서 무슨 생각 했어? 너 크리스마스때 여행간다고 좋아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벌써 여행을 간거야 아무 말도 없이? 내가 감히 이렇게 힘들어하면 안 되는거 알아 평생 너한테 미안해하면서 살테니까 더 아프지 마 진짜 면목 없지만 내가 민아 잘 챙길게 이런식으로라도 너한테 사과할게 이런 친구밖에 못 돼줘서 미안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