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새는 빈 술병 조병완 나무에서 물고기 물고기에서 마른 풀 마른 풀에서 돌 돌의 침묵을 듣는 바람 산아, 돌아앉은 산아 무심한 산이 뒤척거려도 너는 오지 않는다 창문은 흰 찻잔 찻잔은 푸른 손수건 손수건은 노란 버스 버스는 비상하는 새 새 한 마리 눈송이로 흩나려 파닥이는 기억 하나가 고갯마루를 넘었을 때 난롯불은 사위어가고 우편배달부의 오토바이는 경운기를 앞질러간다 겨울나무는 달팽이꽃 달팽이꽃은 조랑나비 조랑나비는 황소새 황소새는 빈 술병 빈 술병은 너 - 2005 올해의 좋은 시(한국시인협회 발간 “먼지도 푸른 발바닥을 가지고 있다” 중에서)
황소새는 빈 술병
황소새는 빈 술병
조병완
나무에서 물고기
물고기에서 마른 풀
마른 풀에서 돌
돌의 침묵을 듣는 바람
산아, 돌아앉은 산아
무심한 산이 뒤척거려도
너는 오지 않는다
창문은 흰 찻잔
찻잔은 푸른 손수건
손수건은 노란 버스
버스는 비상하는 새
새 한 마리 눈송이로 흩나려
파닥이는 기억 하나가 고갯마루를
넘었을 때
난롯불은 사위어가고
우편배달부의 오토바이는
경운기를 앞질러간다
겨울나무는 달팽이꽃
달팽이꽃은 조랑나비
조랑나비는 황소새
황소새는 빈 술병
빈 술병은 너
- 2005 올해의 좋은 시(한국시인협회 발간 “먼지도 푸른 발바닥을 가지고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