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끝에 미친년 소리들으면서 손절당했다 (긺 주의)

쓰니202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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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중학교에서 처음 만나고 고등학교까지 같이 다녔던 친구가 있었어

중학교 다니는 내내 붙어 다녔어 고등학교 꼭 같은 데로 가자 같은 미래 얘기도 가끔 했었고 많이 친했었어 자주 만났고..
근데 성격이 너무 달랐어. 진짜 정 반대였어. MBTI 정 반대라고 생각하면 될거같네… 그러다보니 싸움이 많아지더라

1년마다 한 번씩은 큰 트러블이 생겼어. 맨 처음에는 저격하면서 싸웠어. 이 때는 내가 좀 잘못했었어. 친해진지 얼마 안 돼서부터 자기 잘 돼가는 썸남 얘기만 하루종일 하는 게 짜증났거든.
새벽 3시까지도 걔 얘기 하는거 들어줬어. 걔랑 나눈 달달한 카톡같은거 찍어서 우리 둘 채팅방에 올리고 그랬는데 이 친구랑 있는 게 너무 좋아서 다 들어주다가 짜증이 나더라. 그거 때문에 피해다니다가 막말 했어.
그래도 내가 먼저 사과했었어. 얘가 이때 부모님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었고, 남자 문제때문에 많이 힘들었었거든. 워낙 성격도 우울해 해서… 이후로 잘 다녔어

나한테 불만이 있을 때마다 걔는 팔로우를 끊었어. 그게 신호였지. 자잘자잘한 싸움 있을때마다 항상 내가 다가갔어. 몰랐는데 걔는 언제나 내가 사과하는 거 기다렸다고 하더라. 아무리 뭐라해도 항상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다가가니까. 그래도 아무말 안했어.

얘가 다른 애들이랑도 트러블이 많았어. 한 명은 얘 때문에 전학까지 갈 뻔했어. 예비 1번에서 떨어졌었다 하더라고. 이 친구는 아직도 걔 싫어해. 아무튼 그럴때마다 중간에서 곤란했던 적이 엄청 많았어. 걔가 욕하는 거 다 들어주고, 어떻게든 사이가 다시 좋아졌으면 했어. 나는 이 친구가 정말 좋았거든.

만난지 3년 쯤 됐을 때 내가 너무 지치더라. 얘가 성격이 좋게 말하면 롤러코스터고, 사실은 그냥 조울증이야. 학교에서는 전혀 안그랬는데 나랑 둘이 있으면 끝도없이 우울한 얘기만 했어. 난 ST가 거의 100%라서 공감같은 거는 원래 잘 못해줘. 그래도 얘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니까 매일 새벽까지 우는소리 다 들어주다 어느날부터 피하게 되더라. 학교에서까지 우울한 소리 듣는 게 너무 질렸어. 3학년 때였는데 얘는 매일 병원 가느라 학교 중간에 빠졌어. 머리 아프고 심장이 아프다고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다 하더라. 난 못 보게 해놨고.

거의 3-4개월을 아무말 없이 보냈어. 친구들은 슬슬 얘가 걱정되기 시작했고, 나는 이제 나랑 상관 없다고 말은 해도 속으로 너무 걱정되더라. 그래서 또 먼저 연락했어. 걔는 왜 이제 말 거냐고 울더라. 그래, 많이 불안정한 아이니까. 그래도 얘가 좋으니까. 어느덧 고등학교 입시가 다가왔어. 우리 학교가 인원수도 엄청 적고, 내신도 힘들어서 전학을 엄청 많이 가. 결국 얘도 3학년 2학기 때 내신 때문에 동네 학교로 전학을 갔어.

얘 전학 가고 나서도 연락은 거의 매일 했어. 얘가 좀 금사빠라 분기별로 좋아하는 애가 달랐는데, 또 반한 애가 있다 하더라고. 옆에서 조언해주고 응원해줬어. 결국 둘이 이어졌고, 걔가 나 소개팅 시켜줘서 걔 친구랑 몇달정도 사귀었었어. 학교 끝나고 얘네 동네 가서 더블 데이트도 자주 했어. 너무 재밌고 이 순간이 좋았어. 근데 어느날부터 나한테 성 관련한 것들을 물어보더라? 피임이나 성관계 그런 거… 뭐 이나잇대 애들은 워낙 그런 거에 호기심이 많으니까. 그냥 내가 갖고있는 피임 지식같은 거 알려주고, 그러고 말았어. 별 일 없을 거 같았어. 근데…

얘가 며칠 연락이 안 되더라. 곧 시험이라 바쁘겠다 싶어서 뭔 일 있어만 보내고 기다렸어. 갑자기 온 연락이 자기 부모님 이혼한대. 평소에 두 분은 나도 자주 뵀거든. 알고보니 얘가 지 남친이랑 집에서 성관계 하다가 흔적 들킨거야. 내가 얘한테 성교육 비스무리 한 거 말한 지 이틀 후였더라. 피임기구를 어머님이 보셨나봐. 집안 난리나고 얘는 폰 부서지고… 원래 두 분 사이가 각별하신 건 아니였는데 이 일이 트리거가 된 거 같았어. 진짜 너무 걱정되더라. 말했잖아 애가 좀 많이 우울하다고. 잘못된 선택 할까봐 진짜 너무 무서웠어. 남자애가 의대 생각한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얘 달래주다가 나중에는 그냥 무관심해졌어. 그래도 얘가 붙잡아서 헤어지지는 않았어.

결국 얘 부모님은 이혼 하셨어. 얘는 이것때문에 한동안 밥도 안 먹고, 우울해 하다가 다행히 어머님이랑 관계 회복하고 결국 남동생까지 해서 세 명이서 같이 살기로 했대. 뭐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얘 성적이 좋았을 리가 없지. 나는 올A로 성적 산출 마쳤고, 얘는 좀 떨어졌었어.

나는 특목고 가기로 결정했고, 그 친구는 내가 가려고 했던 곳보다 더 높은 곳 지원하려 했어. 현실적으로 봤을 때 걔는 가기 안갔으면 했어. 문이과 다 잘 해야 했거든. 그리고 거긴 정시 위주 학교라 수시로 갈려면 진짜 열심히 해야했어. 근데 걔는 수시로 고대 갈 거라 하더라. 중학교에서도 올 A 못 받은 게 어떻게 그 학교에서 수시로 가. 걔 선생님들도 말렸어. 나도 말렸고.

내가 가려던 학교가 걔가 추구하는 방향이랑 더 잘 맞았어. 수시 전문 학교에, 내신 따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거든. 그래도 그 학교 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응원해줬어. 근데 걔가 갑자기 내가 지원하는 학교로 바꿨어. 제출 1주일 쯤 남았던 거 같다. 이유는 자기랑 친한 초등학교 친구가 그 학교 가서래. 잘 됐다 싶었어. 전공은 달랐어도 같은 학교 가니까 좋았지. 기숙사 방 같이 쓰자 그런 얘기도 하고, 분위기 좋았어.

난 좀 심한 하향지원이었어서 준비 할 게 없었어. 자소서 면접 다 혼자 3일만에 끝냈고, 선생님들한테 퍼펙이라는 컨펌까지 받았어. 걔는 면접학원 갔는데 자소서 보니까 개판이더라. 걔가 너무 불안해해서 수정할 거 보내주고, 옆에서 많이 달래줬어. 우리 때 경쟁률 역대 최고였는데, 결국 둘 다 합격했어.

합격하고 나니 갑자기 진지하게 연락이 오더라고. 나랑은 기숙사 방 같이 안 쓰겠다고. 좀 섭섭했어. 어쩔 수 있겠나 했어. 근데 결국 초등학교 친구랑 둘이 쓰려하더라. 그래도 나는 내 기숙사 방 친구들이랑 잘 지냈고, 그렇게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됐어.

솔직히 우리 학교가 시설이 너무 열악했어. 내 방은 보통 큰 원룸 하나 정도 됐는데, 그거 4분의 1도 안되는 곳에서 4명이서 지냈어. 나는 몸이 원래 안 좋아서 그런지 너무 많이 아팠어. 매일같이 링겔 맞으러 다녔고, 사귀던 애랑도 좋게는 못 헤어졌어. 점점 우울증이 오더라.

처음이었어. 그렇게 번아웃에 무기력증이 오는 게. 솔직히 겉으로 친한 친구는 많았어도 속 터놓고 얘기할 친구는 얘 말고는 딱히 없었어. 근데 학교 다니면서 얘랑 좀 멀어지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진짜 고민 많이 하다가 4년만에 처음으로 우울하다고 말을 꺼냈어. 무시하더라.. ㅋㅋ ‘나는 해줬는데 너는 왜 안 해줘?’ 라는 생각이 스쳤어. 얘가 사달라고 했던 거는 이제와서 보니 다 사줬던 거 같네. 나는 받은 건 없지만. 그래도 애초에 그런 걸 바라고 했던 건 아니니까… 참았어. 1학기 성적 산출이 거의 끝났고, 난 전교 10등권에는 들었어. 걔는… 모르겠네.

특목고다 보니 해외 교류같은 게 잘 되어있어서 같이 신청했어. 얘 초등학교 때 친구는 지원 안 했고. 같은방도 쓰고, 같이 다니자고 얘가 먼저 말 걸더라. 다행이었지. 다른 애들이랑 친하긴 한데, 막상 같이 다니기는 뭐 한. 그런 거 알지? 애초에 교류 가는 것도 얘랑 약속했던 거라서 가는거였거든.

이 때 너무 인생이 우울했었는데, 난 솔직히 죽을 생각 하고있었어. 죽기 전에 얘랑 마지막으로 여행은 한 번 가보겠구나, 하고 나는 나름 많이 기대했어. 코로나라 같이 여행 가자고 해도 맨날 무산됐어서… 비행기 티켓팅 부터 다른애랑 하더라. 나랑 트러블 심한 남자애랑. 솔직히 좀 짜증났어. 다른 애랑 할수도 있지 왜그렇게 쪼잔하냐고 문자까지 왔는데 얘는 나랑 그 남자애랑 트러블 있는것도 다 알고있었어. 평소에 둘이 대화 한 번 없다가 하필 여행 와서… 비행기 반나절 넘게 타면서 생각 참 많이 들더라. 한국 돌아가고 싶었어.

막상 타지 가서도 나는 혼자였어. 버스, 무리 뭐 할 것도없이 다 혼자였어. 얘는 나랑 사이 안좋은 그 남자애랑 둘이 다니더라. 해외학교랑 교류하는 게 있어서 학교도 다녔는데 난 평소 몰랐던 친구들이랑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어. 근데 짝 같은거 짓는 수업만 하면 항상 혼자더라. 친구들이랑은 두루두루 친한데 같이 할 애는 없어. 얘는 그 남자애랑 뭐든 같이하고. 둘이 사귀거나 그런건 아니였어. 이때도 얘는 전에 그 남자애랑 사귀고 있었어. 여자쪽이 매달리는 쪽에 남자는 무시하긴 했지만.

유적지 같은 곳은 다른 애들이랑 간간히 다녔어. 평소 친하던 애들이랑 다니려는데 그중 한 명이 나를 좀 싫어했어. 뒷담 까는거 들었는데 재수없다 그런식으로 얘기하더라고. 딱히 뭐 잘못한 건 없었고, 공부 자기보다 많이 하지도 않는 거 같은데 성적 잘 나와서 짜증난대. 괜히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혼자 다녔어.

홈스테이였는데 하필이면 얘랑 같은방이더라. 너무 불편했어. 그냥 너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결국 얘가 하루 자고 방 옮기더라. 그리고 나한테 온 말이 너 어차피 못 죽을 거 알아였어. 그 말 보고 처음으로 얘 차단했어.

4명이서 같은 집에 있었는데 두 명은 너무 착했어. 미국 처음 왔다 하길래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항상 웃었어. 백화점 같은 곳 가서는 얘랑도 그냥 어떻게든 웃으면서 같이 다녔어.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갈려고 티켓킹까지 해놨는데, 얘들이 가지 말라 하길래 그냥 참았어. 괜히 자기들 때문에 가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까봐…

돌아가기 이 틀 남았을 때, 얘 혼자 코로나 걸렸어. 홈스테이 마미랑 파더가 좋은 분들이라서 얘 밥도 따로 챙겨주고 신경 많이 쓰셨어. 학교 갔다 왔는데 마스크도 안 쓰고 애들 방에 누워있더라. 얼탱이 없었어. 나가서 놀고싶다고 애들 꼬득이기 까지… ㅋㅋ… 결국 홈스테이 파더가 안 된다고 돌려서 웃으면서 말하셔도 무작정 끌고 가드라. 난 집에서 홈스테이 집 애기랑 놀았어.

두 시간도 안 돼서 돌아왔더라? 다른 애 말 들어보니 기침 계속 하시고 목 아프다고 하시는데 얘가 마스크 안끼고 햄버거집 백화점 가자고 졸랐대. 가다가 결국 파더가 화 터지셔서 바로 돌아오고. 진짜 노답이다 싶었어. 한국 돌아올 때도 얘는 남자애들이랑 타고 돌아오고, 난 그냥 혼자 앉아서 왔어. 코로나 걸리기 싫다는 핑계 댔지. 그게 얘랑 내 마지막이었어.

그 이후로 연락 안했어. 내가 차단했으니까. 나는 전부터 생각했던 유학을 가기로 결정했고, 2학기 시작한 지 며칠 안 돼서 자퇴했어. 그 날 태풍이 왔었는데, 진짜 살기 싫더라. 남 앞에서는 좋은 부모인 척 하면서 실상은 악마같은 부모 집착도 너무 싫었고, 그냥 인생이… 너무 뭣 같았어. 그래서 바다에 뛰어내렸어.

태풍이 왔다보니 핸드폰은 이미 어디로 떠내려 갔고, 파도가 미친듯이 쳐서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어. 엄청 울었어. 근데 누가 신고해주셔서 살았어. 119 오고 부모 오고. 정신과는 다닌지 좀 됐었는데 동네 병원이었거든? 나보고 진짜 바보같다 하더라. 그런 걸로 뛰어내리냐고. 대충 예상한 반응이었어. 부모가 대충 보낸 병원이었거든. 지금은 그 병원 안 다녀.

학교 자퇴했으니까 당연하게도 아무도 몰랐어. 어차피 신경쓰는 사람 없겠다, 서울로 올라왔어. 좋은 의사분 만나서 어느정도 안정도 되고,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 근데 너무 외로웠어. 이는 사람 한 명 없었고, 원래 인스타에서 연락도 잘 안해서 얘기할 사람도 없었어.

여기서부턴 내가 이상한 거 인정해. 어느날도 혼자 이불 뒤집어 쓰고 울고있었어. 근데, 그냥 이 친구 생각이 나더라. 얘랑 옛날에 좋았던 게 그냥 막 떠올랐어. 내가 진짜 얘 많이 좋아했거든.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인스타 들어가서 차단 풀었어. 시간도 보니까 여자 끝나고 기숙사에서 쉴 시간이더라고. 연락은 따로 안 와 있었어. 미안해라고 보냈어. 진짜 너무 미안한데, 나 위로좀 해줄 수 있냐고. 말할 게 너밖에 없는 게 너무 미안하다고 울면서 보냈어. 바로 읽더라. 왜 그게 미안하냐고. 근데 왜 차단했냐고. 정신차리고 미안하다고 하고 그냥 울다가 잤어.

유학 준비 바쁘게 하다 보니 외로울 시간도 없었어. 거의 준비 다 끝나고, 이제 미국 가는 것만 남았어. 한국에 남은 거 정리하여고 하는데 문득 얘가 생각나더라. 그래서 팔로우 보냈어. 받아주더라. 스토리나 메모 같은 거 간간히 보는데 잘 지내는 거 같더라고. 그래서 답변 같은걸로 잘 지내, 미국 한 번 들려, 300일 축하 같은 거 가끔 짤막하게 보냈어. 그냥…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한국에서 내가 챙겨가고 싶은 마지막 미련이 얘였어. 처음에는 읽다가 나중엔 씹더라고. 갑자기 연락 오니 자기도 당황스러웠겠지. 오늘 인스타 들어가보니 미친년인가 적당히해가 왔네. 그래. 내가 연락하면 안 되는 거겠지. 내가 너무 많은 걸 4년동안 바라면서 다 참은 거 겠지. 내가 너무 집착했던 거 겠지. 그냥, 크리스마스 이븐데 받은 선물이 손절이라 한 번 올려봐. 얘랑은 이제 끝이겠지? 다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