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저는 6.25 참전 용사는 아닙니다만, 80년대초 제가 근무하던 군 복무지가 두밀령이었기에
그 부근 지형과, 그 골짜기 아래에 위치한 민통선 마을 노인들로부터 전해들은 당시의 참상에 대해
아는대로, 들은대로 전해드릴까 합니다.
위치는 양구군 북쪽인데, 휴전선 선상 어느 곳이건 6.25 때 격전지 아닌 곳이 없지만,
두밀령만 하더라도, 그 서쪽으로는 -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의 격전지가 휴전선을 따라 위치하고 있지요.
두밀령남쪽으로는 대우산이라는 한국군 부대 기지가 위치한 산이 있고요,
바로 북쪽으로는 봉우리 세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6.25 당시 악명높았던 격전에도 불구하고 탈환하지 못한 탓에 차례로 모택동 고지, 스탈린 고지, 김일성 고지라고 부릅니다.
그 사이에 작은 봉우리들이 있기는 하지만, 두밀령을 사이에 두고, 남한의 대우산과 북한의 세개의 고지가 마주 보고 있는 형국이지요.
제가 그 부대에 배치되었을 당시(81년도봄)까지만 해도, 두밀령은 두밀령이라고 불리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많은 피아의 살상이 있었던, 참혹했던 계곡이기에 "魔의 계곡"이라고 불렸습니다.
82년도 초에 국방부에서 전통이 내려 와서 두밀계곡이라는 원래의 지형이름으로 부르라고 하면서 계속 두밀계곡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6.25 당시의 격전지 중 백마 고지같은 곳은 피아가 뺏고 뺏기며, 하도 대포를 때려부어서 고지의 높이가 낮아 졌을 정도인데,
두밀령,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도 사정은 그에 버금갑니다.
수령 30년 이상된 나무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6.25 당시의 보병전투라는 것이, 먼저 대포로 때리고 그 다음에 보병들이 총검 앞세우며 돌격하는 지극히 전 근대 적인 전투이다 보니, 보병들의 진격을 열기 위한 선제 포공격으로 인해 거목들이 거의 전부 대포에 쓰러지고 불타 없어진 것이죠.
81년도 피의 능선 부근에서 근무하다가 부대가 이동을 하여, 두밀령으로 갔을 때 일화 한 가지 들자면,
소대 막사 주변을 청소하던 중에 팔뚝만한 뼈 - 나중에 알고 보니 대퇴골이었죠. - 를 하나 줏어서,
고참병에게 이게 뭡니까하고 물었더니, "야! ㅆㄲ! 소뼈야. 버려! 갖다 버려!"
해발 1,100 미터가 넘는 산꼭대기까지 소가 올라올 일이 없는 것이고 보면,
제 고참 병도, 두밀령의 치열했던 전투와 살상으로 인해 여기 저기 파묻힌 사람뼈들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는 소문을 들은 바가 있었던데다가, 그 본인도 그 계곡에서 훈련작전 중 참호를 파다가 사람 뼈를 발견하고 기겁했던 적이 있기에, 제가 놀라지 않게 하려고 소뼈라고 윽박지르며 버리라고 했던 것이죠.
그 아래 민통선 마을의 노인들에 따르면,
그 계곡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전쟁이 끝난 이듬해까지 비가 오면 핏빛으로 변했다고 하고, 전쟁 당시에는 군인들을 돕기 위해 계곡 아래 부분까지 더러 갔던 일이 있는데, 어지간한 계곡은 신발이 피에 다 젖을 정도였다고 하더군요.(노인들 말씀은 발목까지 시체들에서 흘러 내린 피에 빠졌다고.)
산꼭대기에서 - 30 여년이 지나면서 먼저 근무했던 선배들의 계속된 청소에도 불구하고 - 여전히 발견되는 사람뼈와 아랫 마을 노인들의 얘기들은 그곳에서의 전쟁이 얼마나 처절했던가를 다소나마 느낄 수 있었지요.
사족으로 -
보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태극기......"에서 양키들이 만든 전쟁 영화와 극명하게 차별되는 전쟁신이라면,
참호 속에서의 백병전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검, 개머리판, 육박전, 등등 개인 대 개인의 싸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살상력이 극대화되어 처절한 살상이 전개되는 장면이지요. 장동건이 무척 잘하더군요.
이 백병전 신을 포함해서,
전사자들을 처리하지 못해 무더기로 쌓아 놓고서 소각하는 장면,
야전 병원에서, 부상병의 총알 구멍에서 기어 나오는 구더기, - 부상병들을 사살하고 입에 총을 물고 자살하는 사병의 자살 장면도, 군더더기 없는 처리가 참혹하게 인상적이더군요. -
전투 준비도 갖추지 못한 대기 상황에서, 대포알이 날아와 터지며 군인들을 혼란과 살상으로 몰아가는 장면 등은,
헐리웃에서도 충분히 놀랄 만한 장면 같았습니다.
<영화보다가 저 혼자서 웃었던 장면이 있는데,
최민식이 카메오로 나온다길래 어디에서 나오나 했더니
북한군 장교 (장동건의 눈에는 "아, 저거! 훈장감!")로 나와서 평양 탈환 작전때, 도망치다가 장동건과 치고받고 싸우고 결국은 절라 얻어 맞고 잡히는 장면이었습니다. 달리 웃었던게 아니고, 카메오로 출연한 배우가 그렇게 고생하는 배역을 맡는 것을 본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CG만 좀더 완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인정하듯, 할리웃 전쟁물에 결코 손색없는 전쟁영화였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魔의 계곡 두밀령 - "태극기 ......"의 무대
"태극기 ......"를 보신 분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얘기를 드립니다.
결코, 저는 6.25 참전 용사는 아닙니다만, 80년대초 제가 근무하던 군 복무지가 두밀령이었기에
그 부근 지형과, 그 골짜기 아래에 위치한 민통선 마을 노인들로부터 전해들은 당시의 참상에 대해
아는대로, 들은대로 전해드릴까 합니다.
위치는 양구군 북쪽인데, 휴전선 선상 어느 곳이건 6.25 때 격전지 아닌 곳이 없지만,
두밀령만 하더라도, 그 서쪽으로는 -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의 격전지가 휴전선을 따라 위치하고 있지요.
두밀령남쪽으로는 대우산이라는 한국군 부대 기지가 위치한 산이 있고요,
바로 북쪽으로는 봉우리 세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6.25 당시 악명높았던 격전에도 불구하고 탈환하지 못한 탓에 차례로 모택동 고지, 스탈린 고지, 김일성 고지라고 부릅니다.
그 사이에 작은 봉우리들이 있기는 하지만, 두밀령을 사이에 두고, 남한의 대우산과 북한의 세개의 고지가 마주 보고 있는 형국이지요.
제가 그 부대에 배치되었을 당시(81년도봄)까지만 해도, 두밀령은 두밀령이라고 불리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많은 피아의 살상이 있었던, 참혹했던 계곡이기에 "魔의 계곡"이라고 불렸습니다.
82년도 초에 국방부에서 전통이 내려 와서 두밀계곡이라는 원래의 지형이름으로 부르라고 하면서 계속 두밀계곡이라고 부르고 있지요.
6.25 당시의 격전지 중 백마 고지같은 곳은 피아가 뺏고 뺏기며, 하도 대포를 때려부어서 고지의 높이가 낮아 졌을 정도인데,
두밀령,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도 사정은 그에 버금갑니다.
수령 30년 이상된 나무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6.25 당시의 보병전투라는 것이, 먼저 대포로 때리고 그 다음에 보병들이 총검 앞세우며 돌격하는 지극히 전 근대 적인 전투이다 보니, 보병들의 진격을 열기 위한 선제 포공격으로 인해 거목들이 거의 전부 대포에 쓰러지고 불타 없어진 것이죠.
81년도 피의 능선 부근에서 근무하다가 부대가 이동을 하여, 두밀령으로 갔을 때 일화 한 가지 들자면,
소대 막사 주변을 청소하던 중에 팔뚝만한 뼈 - 나중에 알고 보니 대퇴골이었죠. - 를 하나 줏어서,
고참병에게 이게 뭡니까하고 물었더니, "야! ㅆㄲ! 소뼈야. 버려! 갖다 버려!"
해발 1,100 미터가 넘는 산꼭대기까지 소가 올라올 일이 없는 것이고 보면,
제 고참 병도, 두밀령의 치열했던 전투와 살상으로 인해 여기 저기 파묻힌 사람뼈들이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는 소문을 들은 바가 있었던데다가, 그 본인도 그 계곡에서 훈련작전 중 참호를 파다가 사람 뼈를 발견하고 기겁했던 적이 있기에, 제가 놀라지 않게 하려고 소뼈라고 윽박지르며 버리라고 했던 것이죠.
그 아래 민통선 마을의 노인들에 따르면,
그 계곡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전쟁이 끝난 이듬해까지 비가 오면 핏빛으로 변했다고 하고, 전쟁 당시에는 군인들을 돕기 위해 계곡 아래 부분까지 더러 갔던 일이 있는데, 어지간한 계곡은 신발이 피에 다 젖을 정도였다고 하더군요.(노인들 말씀은 발목까지 시체들에서 흘러 내린 피에 빠졌다고.)
산꼭대기에서 - 30 여년이 지나면서 먼저 근무했던 선배들의 계속된 청소에도 불구하고 - 여전히 발견되는 사람뼈와 아랫 마을 노인들의 얘기들은 그곳에서의 전쟁이 얼마나 처절했던가를 다소나마 느낄 수 있었지요.
사족으로 -
보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태극기......"에서 양키들이 만든 전쟁 영화와 극명하게 차별되는 전쟁신이라면,
참호 속에서의 백병전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검, 개머리판, 육박전, 등등 개인 대 개인의 싸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살상력이 극대화되어 처절한 살상이 전개되는 장면이지요. 장동건이 무척 잘하더군요.
이 백병전 신을 포함해서,
전사자들을 처리하지 못해 무더기로 쌓아 놓고서 소각하는 장면,
야전 병원에서, 부상병의 총알 구멍에서 기어 나오는 구더기, - 부상병들을 사살하고 입에 총을 물고 자살하는 사병의 자살 장면도, 군더더기 없는 처리가 참혹하게 인상적이더군요. -
전투 준비도 갖추지 못한 대기 상황에서, 대포알이 날아와 터지며 군인들을 혼란과 살상으로 몰아가는 장면 등은,
헐리웃에서도 충분히 놀랄 만한 장면 같았습니다.
<영화보다가 저 혼자서 웃었던 장면이 있는데,
최민식이 카메오로 나온다길래 어디에서 나오나 했더니
북한군 장교 (장동건의 눈에는 "아, 저거! 훈장감!")로 나와서 평양 탈환 작전때, 도망치다가 장동건과 치고받고 싸우고 결국은 절라 얻어 맞고 잡히는 장면이었습니다. 달리 웃었던게 아니고, 카메오로 출연한 배우가 그렇게 고생하는 배역을 맡는 것을 본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CG만 좀더 완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인정하듯, 할리웃 전쟁물에 결코 손색없는 전쟁영화였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