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적습니다.

그냥2024.01.25
조회7,254
별로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 걍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몇자 적습니다.
제 개인사가 관련된 이야기인데 간략하게 쓰면 이렇습니다.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현재 이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만살아계실 적에는 옛날 분이어서 그런지 항상 장손만 챙기시던 분이셨습니다.
심지어 손녀인 제앞에서 장손만 잘되면 된다, 다른 자식이나 손자들은 망해도 된다.그렇게 해서라도 우리 장손만 잘살면 된다고 대놓고 말씀하시던 분들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대부분의 손자 손녀들의 인생이 밝지는 못합니다.
시집살이도 대놓고 시키셨는데, 당시 맞벌이하던 저희 어머니 월급-심지어 아버지보다 더 많이 벌었는데-을 큰엄마 제사지내야하니전부 내놓으라고 해서 내놨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인형도 남이 버린거 주워다 쓰고진짜 우리집이 가난한줄 알았습니다.
장손이라는 애가 아팠을 때도우리가 앞길막는다고 생각했던 건지 몰라도우리가 먹던 음식찌거기를 주워다가 비방하는데 썼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뭐 그런거야 다 그렇다 치고아버지가 엄마 퇴직금 가지고 큰집 조카들 집 마련해주다가 들켜서 이혼당하고어머니도 저도 이제 친가와도 절연하고 삽니다.결국 모두다 옛날 이야기고 하루하루 허덕이면서 살아서 친가쪽은 생각도 안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꿈을 잘 꾸는 편이고-아마도 잠자리가 불편하고 예민한 편이라 그런 것이겠지만요.-어쩌다가 꾸는 꿈들이 몇개 들어맞기도 합니다.예를 들면 사고에 관련된 꿈을 꾸면 다음날 뉴스에 사고가 난 이야기가 나온다거나 등등...그냥 우연의 일치겠지만요.
그런데 요새 들어 친가의 돌아가신할머니 할아버지가 가끔 꿈에 나오고 있습니다.특히 할아버지는 하반신마비가 되어 바닥에 누운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나타나서 한다는 말이 배가 고프다고 먹을 것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꿈속에서 저는 의아해서 근처에 있던 그 장손이라는 사촌보고 할아버지가 배고파한다 가서 음식을 줘라 라고 말했는데흥하고 콧방귀를 뀌며 모른 척 하더군요.
그런 꿈을 몇번 꾸자 엄마한테 말했는데 놀라시더군요.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저희는 친가와 절연해서 그쪽 소식은 거의 모르고 있었습니다.할아버지가 하반신마비인 상태로 말년을 보내다가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가보다했는데,건너건너 들은 말로는 큰집에서 제사를 전혀 안지내고 있다고 하더군요.제사지낸다는 명목으로 저희 엄마 월급과 퇴직금까지 다 챙겨가시고얼마되지 않은 유산까지 다 쓸어가신 분이...ㅋ
뭐 대충 알고 있었습니다만할머니가 안계실때마다 자기네는 교회에 이미 이름을 다 올려놨다,돌아가시면 바로 교회나갈 거라고 얘기했었거든요. 문제는 저희 엄마가 혹시나 자식들 앞길 막는거 아닌가하고딸이랑 아들이 시집장가 못가는게 혹시 할머니 할아버지때문이 아닌가하고제 꿈 얘기를 듣고 무당한테 큰돈을 줘가며 굿을 했다는 거죠.
굿하고나서도 제 꿈에 자꾸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배가 고프다고 나타나시지만,이번에는 일부러 엄마한테 이야기하지 않고 있습니다.저는 설마 엄마가 꿈때문에 굿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그리고 엄마를 시집살이 시키고 제 동생도 구박하신 분이아버지가 큰아버지한테 조금 대들었다고 칼들고 뛰쳐와서 감히 형한테 대든 너같은 놈은 죽는게 맞다고아들딸앞에서 죽이겠다고 하셨던 할머니 할아버지가왜 배가 고프다고 밥을 얻어먹으러 오신다는 건지....?
게다가 굿하고나서 저희집에는 좋지 않을 일이 생기고오히려 큰집에 좋은 일이 생겼던데굿때문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돈이 아깝습니다.
사후세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엄마랑 억지로 찾아간 무당말로는조상이 어쩌구하는데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살아서의 말과 행동으로 평가받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살아서 저희에게 단한번의 따듯한 말도 하지 않았고어떤 유대관계도 없던 분들을왜 조상이라고 불러드려야 합니까?
그렇게 말한다면자식을 죽이려고 했거나 유기했던 부모도 죽어서 조상이라고 불려야 되겠네요?
살아서 저희에게 어떤 용서도 비신 적 없고,죽어서도 저희에게 용서받지 못했는데,저희가 왜 그분들을 조상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앞으로 절대 엄마에게는 꿈얘기 하지 않을 거고차라리 죽어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귀신들에게 굿이나 부적할 돈으로 오만가지 고생하다가 오만가지 병걸린 엄마에게맛있는 음식이라도 하나 더 드리고 좋은 곳이라도 하나 더 가볼 생각입니다.
꿈속에서조차 저는 조부모님들이 애원해도 모른척하고 그 어떤 것도 드리지 않고 있습니다.그정도로 저는 꿈속에서조차도 그분들이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하여간 그렇습니다.
재미없는 하소연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