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가족 갈등 어떡하죠

제로202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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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디에도 말하지 못해 여기다가 털어놓습니다.
저는 20대 초중반을 지나고 있는 여자입니다.
저는 요즘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아니 사실 계속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저 성격을 말해보자면 저는 어릴적부터 매우 예민하고 민감했습니다.
인정 욕구도 아주 강한 아이였고 자존심도 쎘습니다.
그래서 내가 추구하는 것들 중 단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짜증과 화를 자주 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 성격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저도 학교도 일도 해야했기에 밖에선 가면을 쓰고 정반대로 살고 있습니다.
밖에서 연기하는데 쓰이는 에너지가 너무 많아 집에 오면 너무 지치고 쓰러지고 합니다.
그래서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는.
하지만 대체로 그런 시간이 온전하게 주어진적은 많지 않고 무엇이나 누구에 의해 방해 받긴 하죠.
이게 대충 저 입니다.

오늘은 엄마와 차에서 한바탕 난리가 있었습니다.
엄마는 자신의 친구인 다른 집 아들에 대해 얘기를 했고 그 내용은 그 아들이 자신의 엄마에게 얼마나 다정하고 잘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걔는 얼마나 얼마를 잘 챙기는지 몰라. 엄마아빠가 다 영어를 못하니까 자기가 도맡아서 잘도와주더라. 너희들은 엄마가 부탁만 하면 짜증이나 화를 내니까 엄마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전화를 못거는데. 그 친구는 모두 있는 자리에서 너무 편하게 전화걸고 걔는 엄마 부탁을 너무 잘들어줘.”

솔직히 듣기 싫었습니다. 객관적으로는 저 워딩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비교였습니다.
다른 자식을 가지고 저에게 압박하고 비교하고 죄책감을 심어버리는 엄마로만 느껴집니다.

듣기 싫다고 궁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두번 세번 점점 소리는 커지고 결국 소리 칩니다.
듣기 싫다고 안 궁금하다고. 비교하지 말라고.
엄마는 이게 비교가 아니랍니다. 그냥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고 저렇게 대하는 자식이 신기하다 말합니다.
거기서 인정하지 않는 엄마한테 더욱 더 화가나고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것에 그 비교와 무거운 죄책감을 지게 된 저는 너무 억울하고 속도 상하고 짜증이 납니다.
화를 내고 엉엉 울고 있는 저를 보고 한마디 더 덧붙입니다.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이게 이렇게 화낼 일인지 모르겠다. 왜 너는 매번 화부터 내니. 나는 비교한 적이 없고 그냥 있었던 일을 말한거 뿐이야"

저보고 매번 화부터 낸다고 그러네요. 분명 앞에 참고 참고 그만이라고 말할때는 듣지 않고 그냥 무시해놓고 화를 내야만 조금 들리나봅니다. 본인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게 먼저라 모든 자기가 맞다고 결론 짓는게 먼저라 상대에게 준 상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워딩들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를 다른 집 엄마랑 비교하면 좋겠냐고 따졌습니다. 너무 속상하고 왜 자기 자신이 한 일은 항상 다 맞는건지 억울한 마음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집 엄마들은 이렇게 절대로 안한다고 저는 말했습니다. 다른 가정과 비교를 하면 내 마음도 이해가 되겠지라는 마음으로요.

근데 그건 제 희망일 뿐이죠. 현실은 절대 이해못합니다.
그냥 얘 왜 이래. 얘 또 급발진하네. 얘 또 신경질부리고 화내네.

모두 제 잘못이 되버리고 그냥 저를 이유없이 예민하게 구는 죄인으로 만듭니다.
그러면서 최대한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 응어리가 터져서 막 따졌습니다.
다른 집 부모들은 아동학대하면서 애들 안키운다고. 개패듯이 패면서 안키우는데. 라며 저도 비교를 했습니다.
엄마의 논리로 따져보면 이것도 그냥 있는 일 말한거죠.
그러면서 얼마전 엄마가 여행을 갔을때 핫스팟 키는걸 모른다해서
눌러야되는 모든 버튼 그리고 스크린 녹화까지 하면서 알려줬습니다.
그런건 다 까먹고 그냥 자식들은 부모가 도와달라할때 화만 나는 애들로 만들어버린 엄마입니다.
이 얘기를 했더니 엄마의 입장은 또 다시 한번 바뀌더군요.
내가 잘해준게 얼만데. 어린 시절 얘기 때문에 나온 말인것 같습니다.
꼭 잘해준건 더 까먹고 못해준것만 말한다며. 그래서 자신도 잘해준건 듣지 않겠다고 그만 하라고.
그냥 너나 나나 똑같다고 하고 자기는 아무런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으로 결론짓습니다.
미친듯이 억울하고 화가나고 답답하고 이게 무슨 가족인가 해서 화를 내고 나쁜 말을 던지고 차에서 내렸습니다.

어린 시절 저희 엄마는 욕심이 많고 뭐든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욕구가 많았습니다.
30대 40대의 엄마는 뭐든 척척 잘해내고 대외적으로도 다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겠죠.
지금도 꽤나 실행력이 대단하고 끈기는 대단하십니다. 제가 경의롭게 볼 만큼이요.
하지만 자신이 보여지는 사회적인 이미지 때문에, 자신이 세운 최고 완벽의 기준에 자식들을 세우고 싶은 마음에 공부에 목 매달렸습니다. 특히 저희 언니는 머리가 아주 좋으니 더더욱 욕심이 생기셨겠죠.
엄마의 의도는 자식들을 잘 키우는 것이었을 겁니다. 최고를 해주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옷, 제일 좋은 환경, 제일 맛있는 것, 빠짐 없이 주셨고 누가 좋다는 하는 것들은 전부 해주고 싶어서 제일 좋은 학교도 보내셨었죠.
이 모든 것을 다해주셔서 저는 안해본 경험이 없이 컸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거, 갖고 싶은거 다 가졌습니다. 커서 스스로 돈을 벌고 집안의 경제 사정을 알고 나서 부터 깨달았습니다. 내가 우리 집을 부자라고 생각했던건 나를 부자처럼 키워줘서 그렇구나.
우리 집이 정말 부자는 아니었구나. 여유롭게 다 해줄 정도는 아니었구나. 공주가 아닌데 공주처럼 키워주신 것에 매우 감사했고 이 말은 제가 정말 자주 하는 표현하는 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것도 빠짐 없이 받았듯이, 안좋은 것들도 빠짐 없이 전 받고 자랐습니다.
어릴때 학습 관해서 칭찬을 받아본 기억이 크게 없습니다.
90점을 받아도 100점이 아니라서 틀린 한 문제 당 한대씩 맞아야 했거든요.
공부를 할때도 머리를 정말 많이 맞으면서 이걸 왜 못하냐 왜 틀리냐 소리를 꽤 듣고
구구단을 못외워서 공공장소에서도 맞아봤습니다.
어릴때 수학이 너무 하기 싫어서 답지를 베꼈다가 걸린 적이 많습니다.
풀이를 못하니 당연히 들킬 수 밖에요. 양치기 소년이 된 저는 어느 하루 문제집을 세월아 네월아 하기 싫은 표정으로 도대체 몇장이 남았는지 센적이 있습니다.
그걸 본 엄마는 뒤에 답지를 또 본다고 무작정 때리셨고 전 억울한 마음에 이번은 아니라고 얼마 남았는지 본거라고 울며 말했지만 역시 저희 엄마에겐 들릴 일이 없죠.
이 얘기는 저는 아직도 종종 꺼냅니다. 정말 억울했거든요 물론 제가 전에 했던 거짓말 때문에 생긴 일이였지만.
저는 옷이 벗긴채 쫓겨난 부끄러운 기억과 잠옷 목이 찢어지고 뜯어지는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그땐 잡혀서 흔들리면서 맞는거 보다 아끼는 옷인데 속상한 마음이 들었던거 같습니다.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하고 100점을 맞으면 엄마에게 검사를 받고
엄청 나게 많이 틀리거나 거의 틀렸을땐 아빠에게 싸인을 받고 학교에 냈습니다.
저희 아빠는 말도 없으시고 크게 저한테 관심이 없어 이런거는 아무렇지 않게 해서 주셨거든요.
근데 매번 이런 식이니 엄마는 제가 엄청 공부를 잘하는 줄 하셨고
아빠는 여전히 대화를 안해서 모르겠지만 제 생각으론 제가 되게 공부 못하는 애라고 생각하셨을겁니다.
제가 이것을 느낀건 제가 대학을 갈때쯤 장학금을 받고 다닌 당신과는 달리 저는 능력이 없어 돈을 내고 다녀야 된다는 말을 말수가 없으신 아빠가 말하였거든요.
지나가는 말인데도 서운했습니다. 근데 틀린 말도 아니라 그냥 듣고 속에 넣어뒀죠.
간략히 이게 저희 부모님입니다.

말이 없고 무관심인 아빠, 자식이 잘되길 욕심이 너무 많았던 엄마, 그리고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저와는 성향이 정반대인 언니.
저희 가족 구성원입니다.
언니는 저보다 먼저 태어나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더 많았겠죠.
그래서 꽤나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성인이되고도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고 또 아직도 이런 힘든 얘기를 꺼내며 엄마를 좋아하는데 싫다고. 엄마가 너무 좋은데 싫다고 그러더라고요.
언니가 이런 얘기를 꺼내고 엄마와 갈등을 빚으니 전 눈치보며 중간에서 좋은 기억을 막 말하면서 분위기 전환을 하려고 하고 제 상처는 최대한 안꺼내려고 했습니다.
언니가 방황하던 시기에 엄마는 이 욕심을 성취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구나 깨달으셨고 저는 그렇게 중학생때부터 맞은 기억도 크게 안좋은 기억도 없습니다.
오히려 자유롭게 할 것 다 하며 컸죠.

엄마와 저의 관계는 매우 가깝습니다. 엄마랑은 빠짐 없이 얘기하는 친구 같은 사이였습니다.
특히 제 상태를 제일 먼저 알아차리시고 의도를 파악하시는게 아주 빨라요.
그런데 그게 감정으로 공감 받는다는 생각은 안들지만요.
저에게 많은 것을 해주십니다. 힘들면 데리러 오시고 아프면 챙겨주시고 고민이 많으면 해결책도 주시고 그냥 지금은 너무 좋은 엄마입니다. 정말 잘해주시고 힘들게 집에서 가장 역할을 하시죠.
하지만 매번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매번 저는 상처 받고 물론 주기도 하겠죠. 한번도 말이 의견이 통한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에도 제가 비교라고 느낀 제가 하고 싶었던걸 성취한 다른이를 칭찬하거나 저는 할 수 없는 걸 제 친구가 잘했을때 그걸 반복해서 말하시곤 합니다.

비교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걸 해낸 사랑 또는 내가 못하는걸 한 사람을 얘기하면 전 더더 작아집니다. 비교라고 느껴지고 마음이 힘듭니다. 왜냐면 저는 못하거든요.
비교라고 느껴진다고 매번 울면서 말했습니다. 매번이요. 하지만 결국 저만 엄마에게 소리지르고 난리 피운 죄인이 되고 아직 경제적 독립을 못해 숙이고 기어들어가야하는 신세가 됩니다.
저희 부모님은 사이가 안좋습니다.
거기서 오는 무거운 공기. 안좋은 얘기를 나에게 하는 엄마. 그냥 말을 안하는 아빠.
밥을 먹을때도 따로 먹는게 눈치보이고 둘이 마주치는 그 공기가 너무 싫어서
발자국 소리만 나도 저는 깜짝깜짝 놀랍니다.
저는 정말 어떻게 해야될까요. 사람은 안바뀌고 저도 엄마도 다른 가족들도 변하지 않을꺼고.
이 집이 숨이 막힙니다. 각자 문 닫고 들어가 버린 방들. 집이 더 이상 편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습니다.
집에 들어가는게 너무 싫어집니다. 밖도 저에겐 너무 힘든데 집도 너무 힘이 듭니다.
여러 마음의 병도 생기고 하루에 약을 다여섯알을 먹으며 사람들과 교류를 점점 줄이게 되고 남들 앞에서 제 이야기를 꺼내기가 힘듭니다. 공황 발작으로 숨도 막히고 토할 것 같고 온 몸이 떨려요.
이렇게 가족들과 갈등을 겪을때마다 너무 힘듭니다.
제가 힘들지 않은 척 그냥 트라우마 없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니 정말 제가 사라질 것 같거든요.

집 안만이 아닌 밖에서의 문제도 겹쳐지니까요.
제가 돌덩이를 지고 있는듯 감당이 안됩니다.
이렇게 고통스러울때마다 안좋은 기억들이 자꾸 스멀스멀 떠오릅니다.
진짜 잊고 싶고 봉인해두고 싶은 기억들.
내 앞에서 죽으려했던 엄마, 나를 죽이려 했던 아빠, 죽고 싶어하는 언니와 같이 죽자는 부모.
자꾸 그 아픈 기억이 제 일상에 스며들면서 저를 못살게 합니다.
오늘은 다른 집 자식과의 겨우 한 에피소드지만 이게 계속이어져서 마음이 힘들어요.
어떻게 할까요. 가족과 관한 일이 아니여도 그냥 자연스럽게 일을 하며 공부를 하며 그냥 오늘 죽을까 그러면 내일은 이렇게 안살고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또렸하게 제 귀에 들립니다.
죽을 용기도 없고 그것조차 무서워서 아직 못하고 있는 제 자신이 진짜 바보 같습니다.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까요. 아무 것도 아니게 될 수 있을까요.

많은 일들이 제가 먼저 잘못해서 생긴 것인건 알아요.
찡찡댔거나 억지부렸거나 거짓말을 했다거나. 더 많아요.
그러면 제가 문제인건가요 정말 엄마의 말처럼
이 갈등들은 오롯이 제 몫일까요.
해결해나갈수 있을까요?

이렇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서 없이 감정만 막 써내려간 것 같지만 어디든 털어놓은 것 같아 조금 후련합니다.
어떠한 말도 조언으로 잘 받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