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독새 따라다니다 길을 잃었다 나무 높은 가지에서 다른 가지로 건너뛰며 나를 숲의 더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번개 맞은 듯 까맣게 척추가 흰 나무 앞에서 문득 새소리도그치고, 두근거렸다 함석 차양에 빗방울 떠어지는 소리로 가랑잎 굴러다니고 한 발 앞으로 내디뎠을 때 숲은 고스란히 나를 낙엽 도토리 밤송이 껍질 수북한 골짜기로 빠뜨렸다 서걱이는 몸 일으켜 숲이 흘린 꿈, 허파에 하나씩 주워담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쏙독새가 나무에 줄을 매고 빙빙 머리 위를 돌았다 이렇게 한 사흘 숲에 취해 있으면 살갗에서 가지, 이파리가 뻗어나가고 발바닥에 스멀스멀 잔뿌리가 돋아날 것 같았다 온몸으로 밀림이 된 내 팔다리를 타고 오르며 쏙독새가 고립무원 우는 소리를 나는 가만히 취한 듯 듣고 있었다
숲은 고스란히 나를
숲은 고스란히 나를
강신애
쏙독새 따라다니다 길을 잃었다
나무 높은 가지에서 다른 가지로 건너뛰며
나를 숲의 더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번개 맞은 듯 까맣게 척추가 흰 나무 앞에서
문득 새소리도그치고, 두근거렸다
함석 차양에 빗방울 떠어지는 소리로 가랑잎 굴러다니고
한 발 앞으로 내디뎠을 때
숲은 고스란히 나를
낙엽 도토리 밤송이 껍질 수북한 골짜기로 빠뜨렸다
서걱이는 몸 일으켜 숲이 흘린 꿈,
허파에 하나씩 주워담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쏙독새가 나무에 줄을 매고 빙빙 머리 위를 돌았다
이렇게 한 사흘 숲에 취해 있으면
살갗에서 가지, 이파리가 뻗어나가고
발바닥에 스멀스멀 잔뿌리가 돋아날 것 같았다
온몸으로 밀림이 된 내 팔다리를 타고 오르며
쏙독새가 고립무원 우는 소리를
나는 가만히 취한 듯 듣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