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프리다의 마지막 일기장에서,)
프리다는 죽기 전 날에 남편인 디에고에게 결혼패물을 모두 돌려주었다. 그리고 폐혈전증으로 숨을 거두었다.
저주받은 삶,
7세에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 18세에 교통사고로 척추와 골반이 부셔졌다.
* 나는 병이 난 것이 아니라 부셔졌다. (프리다의 일기장 중에서,)
삶에 대한 열정과 당돌한 사랑,
30여 차례의 수술과 세 번의 유산, 죽기 전에는 기어이 한쪽 다리가 절단되었다. 21세 연상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a 1886~1957)를 그토록 사랑했고, 또한 증오하다가 다른 여자를 자기 대신에 남편의 아내로 점지하고 47세에 숨을 거두었다. 뛰어난 외모와 재능, 그리고 상상하기도 힘든 저주도 함께 가지고 태어난 그녀는, 죽기 전에 절단된 자기의 다리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 내게 날아다닐 날개가 있는데, 왜 다리는 필요한가, (프리다의 일기장 중에서,)
대부분의 삶을 침대에 누워서 자화상을 그렸던 초현실주의 화가, 천장에 붙여 놓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몽상적인 독백으로 예술에 탐닉하여, 기어이 날개를 달고 날아간 여인, 초라한 모습으로 떠나지만 행복한 외출이기 바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기원했다.
저주를 사랑한다. 종말을 기도한다.
여기저기 널려진 몸조각,
피와 눈물도 사라진 메마른 아픔아,
당돌했던 사랑이 아니었다면,
뜨겁던 삶이 아니었다면
기어이 자화상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다.
오직 진통을 위하여 태어난 여인, 아프기 위하여 밥을 먹었던 화가,
눈뜨면 천장에 달린 거울에서 절망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절망 뒤에 또 절망이 겹쳐, 차라리 눈감아 돌아오지 않는 외출을 그리워했다. 운명적인 만남은 애증의 화신이다. 병실에 나란히 서 있던 낮선 여자의 몸가짐은 흩어져 있었다. 옆에는 남편이 은근한 미소를 띠고 서 있다. 조각난 몸에도 질투는 끓어오르는가, 만신창이가 된 몸보다도 사랑은 더 참혹했을 것이다.
경외하라. 경외하라.
슬픈 사슴에게 내린 천형을 경외하여 고개 숙일 지어다. 뼈가 부셔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이 저주가 아니다. 끈질기게 붙어있는 목숨과 뜨겁던 사랑이 바로 저주였다.
밤이 떨리는 고통에 질긴 목숨을 맞서게 하고,
가슴 떨리는 사랑에 배신의 증오를 갖다 세워,
산처럼 밀려오는 파도에 산처럼 밀려가는 파도가 부딪쳤다.
어둠과 폭풍만이 난무하여 앞을 가리는 침상에
사슴의 목소리 가냘프게 들렸다. “나는 어떻게 하나요?”
오직 사랑일 뿐이다. 생명은 사랑의 꽃이다.
끊임없는 용서와 포용만 있으니, 배신은 이별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품었던 단죄의 칼날이 디에고 앞에만 서면 무디어진다. 결코 원망이 약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이 더 컸음이랴,
원망의 눈물을 흘리며 용서하자.
상대에게 꽂아야 하는 칼을 자신에게 꽂아 버리자.
사랑은 영혼으로 머리에 새겨졌고
품에서 노는 아들이었다.
기어이 자신을 죽이고야 말 사랑에 숨통을 맡겨
기어이 숨을 거두고야 말 것이다.
신은 질투한다. 프리다의 열정을 투기했다.
연년생인 자신의 동생, 바로 크리스티나와 디에고는 어젯밤을 같이 지냈다. 남편의 배신과 여동생의 패륜이 몰아쳤다. 밤마다 황홀감에 젖은 동생의 신음소리와 남편의 거친 숨소리가 귓전을 몰아쳤다. 인간이 하는 짓이 아니다. 오직 신이 장난질치는 것이다. 인내는 신에 대한 도전일 뿐이고, 절망은 꺾어지라는 명령이다. 그렇다. 이제는 절망에 복종할 때가 된 것이다.
용서도 사람의 일이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다.
인내도 사람의 일이다.
지치고야 마는 나약한 인간의 문제일 뿐이다.
저 모퉁이만 돌면...... 캄캄한 끝이 나타난다.
모두에게 끝은 있게 마련인 것을, 그래서 슬픈 것인 것을,
허공에 뜬 침대,
오장육부가 사방으로 떨어져 나갔고 뼈마디는 흩어졌다. 세 명의 자식도 자궁에서 나오자마자 무덤으로 갔다. 모래가 가득한 입속을 손가락으로 후비어 파며 몽롱한 의식은 유령의 얼굴로 배회한다. 시선은 거울에 비친 절망 뒤의 절망을 넘어서 다른 세계로 향한다. 열정은 싸늘해져 간다. 몸은 파르르 떨며 마지막 숨결을 고른다.
저주의 땅을 넘어설 때다.
초대받지 않은 집에는 들어서는 것이 아니다.
떠나지 못하여 머물렀다면
가능한 순간에는 떠나야 한다.
예쁜 옷을 골라 입고 외출하자.
고통으로 진저리쳐 날개를 잉태하지 않았는가,
잘려져 나간 다리는 아무런 장애가 안 된다.
화려한 외출,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프리다 칼로는 47세에 사망했다. 죽기 직전에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의 연인이었던 여자에게 자기 자리를 대신하여 남편과 결혼해 달라고 부탁했다. 얼마 후에 남편은 그녀와 다시 결혼했지만 삼년 후에 사망한다. 디에고 리베라는 그토록 많은 여성편력에도 불구하고 프리다 칼로를 끝까지 잊지 못했다. 그러나 프리다 칼로는 다시금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기를 기원하며 떠났다.
페미니즘의 초현실주의화가라고 알려졌지만, 내 느낌으로는 대단한 현실주의화가로 보인다. 픽션을 통한 논픽션으로 느껴진다. 암울한 색채로 표현되는 강렬한 눈빛의 자화상은 섬뜩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끔 삶이 힘들어 비틀거리면 프리다 칼로를 생각한다. 이중의 절망을 표현한 강렬한 색채가 떠오른다.
영원한 연인...... 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 (Prida Kahlo 1907~1954)
*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프리다의 마지막 일기장에서,)
프리다는 죽기 전 날에 남편인 디에고에게 결혼패물을 모두 돌려주었다. 그리고 폐혈전증으로 숨을 거두었다.
저주받은 삶,
7세에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 18세에 교통사고로 척추와 골반이 부셔졌다.
* 나는 병이 난 것이 아니라 부셔졌다. (프리다의 일기장 중에서,)
삶에 대한 열정과 당돌한 사랑,
30여 차례의 수술과 세 번의 유산, 죽기 전에는 기어이 한쪽 다리가 절단되었다. 21세 연상인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a 1886~1957)를 그토록 사랑했고, 또한 증오하다가 다른 여자를 자기 대신에 남편의 아내로 점지하고 47세에 숨을 거두었다. 뛰어난 외모와 재능, 그리고 상상하기도 힘든 저주도 함께 가지고 태어난 그녀는, 죽기 전에 절단된 자기의 다리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 내게 날아다닐 날개가 있는데, 왜 다리는 필요한가, (프리다의 일기장 중에서,)
대부분의 삶을 침대에 누워서 자화상을 그렸던 초현실주의 화가, 천장에 붙여 놓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몽상적인 독백으로 예술에 탐닉하여, 기어이 날개를 달고 날아간 여인, 초라한 모습으로 떠나지만 행복한 외출이기 바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를 기원했다.
저주를 사랑한다. 종말을 기도한다.
여기저기 널려진 몸조각,
피와 눈물도 사라진 메마른 아픔아,
당돌했던 사랑이 아니었다면,
뜨겁던 삶이 아니었다면
기어이 자화상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다.
오직 진통을 위하여 태어난 여인, 아프기 위하여 밥을 먹었던 화가,
눈뜨면 천장에 달린 거울에서 절망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절망 뒤에 또 절망이 겹쳐, 차라리 눈감아 돌아오지 않는 외출을 그리워했다. 운명적인 만남은 애증의 화신이다. 병실에 나란히 서 있던 낮선 여자의 몸가짐은 흩어져 있었다. 옆에는 남편이 은근한 미소를 띠고 서 있다. 조각난 몸에도 질투는 끓어오르는가, 만신창이가 된 몸보다도 사랑은 더 참혹했을 것이다.
경외하라. 경외하라.
슬픈 사슴에게 내린 천형을 경외하여 고개 숙일 지어다. 뼈가 부셔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이 저주가 아니다. 끈질기게 붙어있는 목숨과 뜨겁던 사랑이 바로 저주였다.
밤이 떨리는 고통에 질긴 목숨을 맞서게 하고,
가슴 떨리는 사랑에 배신의 증오를 갖다 세워,
산처럼 밀려오는 파도에 산처럼 밀려가는 파도가 부딪쳤다.
어둠과 폭풍만이 난무하여 앞을 가리는 침상에
사슴의 목소리 가냘프게 들렸다. “나는 어떻게 하나요?”
오직 사랑일 뿐이다. 생명은 사랑의 꽃이다.
끊임없는 용서와 포용만 있으니, 배신은 이별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품었던 단죄의 칼날이 디에고 앞에만 서면 무디어진다. 결코 원망이 약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이 더 컸음이랴,
원망의 눈물을 흘리며 용서하자.
상대에게 꽂아야 하는 칼을 자신에게 꽂아 버리자.
사랑은 영혼으로 머리에 새겨졌고
품에서 노는 아들이었다.
기어이 자신을 죽이고야 말 사랑에 숨통을 맡겨
기어이 숨을 거두고야 말 것이다.
신은 질투한다. 프리다의 열정을 투기했다.
연년생인 자신의 동생, 바로 크리스티나와 디에고는 어젯밤을 같이 지냈다. 남편의 배신과 여동생의 패륜이 몰아쳤다. 밤마다 황홀감에 젖은 동생의 신음소리와 남편의 거친 숨소리가 귓전을 몰아쳤다. 인간이 하는 짓이 아니다. 오직 신이 장난질치는 것이다. 인내는 신에 대한 도전일 뿐이고, 절망은 꺾어지라는 명령이다. 그렇다. 이제는 절망에 복종할 때가 된 것이다.
용서도 사람의 일이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다.
인내도 사람의 일이다.
지치고야 마는 나약한 인간의 문제일 뿐이다.
저 모퉁이만 돌면...... 캄캄한 끝이 나타난다.
모두에게 끝은 있게 마련인 것을, 그래서 슬픈 것인 것을,
허공에 뜬 침대,
오장육부가 사방으로 떨어져 나갔고 뼈마디는 흩어졌다. 세 명의 자식도 자궁에서 나오자마자 무덤으로 갔다. 모래가 가득한 입속을 손가락으로 후비어 파며 몽롱한 의식은 유령의 얼굴로 배회한다. 시선은 거울에 비친 절망 뒤의 절망을 넘어서 다른 세계로 향한다. 열정은 싸늘해져 간다. 몸은 파르르 떨며 마지막 숨결을 고른다.
저주의 땅을 넘어설 때다.
초대받지 않은 집에는 들어서는 것이 아니다.
떠나지 못하여 머물렀다면
가능한 순간에는 떠나야 한다.
예쁜 옷을 골라 입고 외출하자.
고통으로 진저리쳐 날개를 잉태하지 않았는가,
잘려져 나간 다리는 아무런 장애가 안 된다.
화려한 외출,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프리다 칼로는 47세에 사망했다. 죽기 직전에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의 연인이었던 여자에게 자기 자리를 대신하여 남편과 결혼해 달라고 부탁했다. 얼마 후에 남편은 그녀와 다시 결혼했지만 삼년 후에 사망한다. 디에고 리베라는 그토록 많은 여성편력에도 불구하고 프리다 칼로를 끝까지 잊지 못했다. 그러나 프리다 칼로는 다시금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기를 기원하며 떠났다.
페미니즘의 초현실주의화가라고 알려졌지만, 내 느낌으로는 대단한 현실주의화가로 보인다. 픽션을 통한 논픽션으로 느껴진다. 암울한 색채로 표현되는 강렬한 눈빛의 자화상은 섬뜩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가끔 삶이 힘들어 비틀거리면 프리다 칼로를 생각한다. 이중의 절망을 표현한 강렬한 색채가 떠오른다.
영원한 연인...... Prida Kah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