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 스머프 같은 시아버지, 어떻게 괜찮아질 수 있나요?

3542024.03.26
조회13,636
 결혼한지 1년 안 된 새댁입니다. 이번에 시댁이랑 여행 다녀와서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이대로 괜찮을지... 솔직히 저는 괜찮을 자신이 없어졌는데...
 일단 시댁과 친정 집안 분위기가 많이 차이납니다. 친정 부모님은 자식 셋 30~40이 될 때까지 가족들끼리 술 한잔 한 적이 없습니다. 각자 친구들끼리 어울리지 가족 식사자리에서 술이 들어온 적이 없고 술 선물이 있거나 해서 들어와도 각자 한 잔 정도씩 하고 취하도록 먹지 않습니다. 보통 6시쯤 저녁 먹고 산책 좀 하다가 9시에는 집 들어와서 10시에는 불 끕니다. 각자 무소식이 희소식이려니 하고 서로 집에 방문해도 자는 건 호텔가서 잡니다.
 시댁은 술을 좋아합니다. 운전할 일만 없다면 점심 반주도 즐기십니다. 저녁에는 12시, 1시까지 술을 마시고 얼큰하게 취하는 건 일상다반사입니다. 시아버지가 시어머니 이름을 "OO아!" 부르며 뭘 시키는 일이 많고 (반찬 더 가져와 같은) 농담도 잘 하시고 치부라고 생각될 수 있는 치부 얘기도 곧 잘 하십니다. 친정부모님 연애하는 얘기는 아직도 모르지만 시부모님 연애사는 저도 잘 알 정도예요.
 지금까지는 그저 시댁이 정겨운 집안이다, 재밌다 그런 정도로 살았어요. 시아버지도 남편도 성격이 좀 욱하는 면이 있어서 큰 소리 날 때도 있지만 시어머니께서 잘 중재해주시고 하셔서 크게 문제가 된다고 느낀 적은 없었구요. 시어머니께서 남편이 원래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 저와 결혼하고 나서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 너무 좋다고 하셨고 (저는 잘 모르겠으나) 시아버지가 저를 무척 좋아하신다고 많이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시아버지가 남편과 시어머니 말은 안 들어도 제 말은 듣는다구요.
 저도 좋게 좋게 생각했으니까 시댁에서 여행가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2박 3일로 일정을 잡고 렌트카와 숙소를 저희가 예약했습니다. 여행이 가까워 왔는데 아무도 일정을 짜는 것 같지 않아서 제가 나서서 했습니다. 어딜 가고 싶은지 여쭤보고 여행지를 넣어서 일정을 짰고 남편과 공유했습니다. 시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컨펌을 받으라고 했고 제가 시댁 단톡방에도 올렸는데 아무도 주의깊게 보지 않는 것 같았고 그러려니 했습니다. 해당 일정표에 차는 뭘 빌렸고 숙소는 어디인지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차는 스포티지, 코란도, QM6 그런 급으로 빌렸는데, 시아버지가 차에 타자 마자 "아니 왜 차를 좀 큰 걸 빌리지 이런 걸 빌렸어?"
 시부모님 뵌다고 저희 강아지 그 전날에 미용실 가서 목욕이랑 미용 싹 했는데 강아지 한 번 안아 보시더니 "얘 목욕한지 오래됐지? 냄새가 좀 나는 것 같은데?"
 맛집에 갔는데 웨이팅 있는 거 보시고 "뭐 이런데서 먹어? 딴 데 없어?" (그래도 최대한 웨이팅 줄여보려고 제가 한 시간 먼저 가서 줄 섰습니다.)
 점심 성대하게 먹고 숙소 들어와서 쉬다가 7시 30분에 저녁먹으러 가자니까 "근데, 저녁을 꼭 먹어야 해?"
 시어머니께서 가보고 싶다던 여행지 내려드렸는데  (저도 일정에 넣어만 놓고 뭘 해야하는지 계획 안 했어요. 시어머니께서 생각 있을 줄 알고) "이제 뭘 하면 되는데?"
 제가 참다 참다가 "아버님 여행하기 싫은신가보다. 어떻게 터미널에 내려드려요?" 이렇게 장난식으로 말하니까 시아버님이 바로 하시는 말씀이 "그래! 나 터미널에 내려줘! 알아서 집에 갈테니까!"
 생각 나는 것만 이렇습니다.
 제가 힘들다고 하니까 남편이 미안하다며 시아버님이 저런 소리 할 때마다 받아치는데 시아버님도 지지 않으니까 너무 피로스럽더라구요.
 예를 들면 식당이 11시까지 예약이라 빨리 가야 하는데 10시까지 씻지도 않고 계시길래 "아버님 11시 예약이라 10시 반에는 출발해야 해요." 하니까 "나는 씻는 거 5분이면 된다!" 하시고 결국 10시 35분에 제일 늦게 나오십니다.
 남편 : 아빠! 빨리 좀 나오라고! 늦었다고! 아버님 : 허, 나는 오늘 새벽 4시부터 일어나서 돌아다녔어!            (실제 4시에 일어나서 돌아다니시다가 8시에 다시 누워서 10시에 일어나심) 남편 : 아니, 누가 그렇게 일찍 일어나래? 어버님 : 너는 몇시에 일어났냐? 지가 더 게으르면서! 남편 : 아니 몇시에 일어난게 무슨 문제야. 지금 아빠가 늦었잖아. 아버님 : 그러게 식당 예약을 뭐 그렇게 급하게 잡았어. 남편 : 11시가 급해? 아버님 : 아직 11시 안 됐어. 남편 : 가는데 30분 걸리니까 그런 거 아냐. 아버님 : 뭐 그렇게 멀리 있는 식당을 잡았어?! 남편 : 멀긴 뭘 멀어, 어딜가도 30분은 걸리지. 아버님 : 30분이면 멀지! (저에게) 안 그러냐? 30분이 가깝냐? 나 : .... 아... 네....
 대화가 이런 식이니 옆에서 듣는 저도 짜증이 나더군요.
 이 외에도 틈틈히 며느리 앞에서 시어머니 외모 품평, 시어머니의 별로인 외모를 보고 커서 남편이 저를 좋아한다는 얘기...
 앞에서는 웃어 넘겼지만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내가 이런 시아버지랑 잘 지낼 수 있을까? 당장 어버이 날에도 당연히 올거라고 생각하실 텐데 솔직히 지금 심정으로는 얼굴 보기 싫어요.
 남편에게는 시아버지가 다음엔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다더군요....
 남편은 본인도 아버지 싫어한다며 내 심정 이해한다고, 미안하다고, 당분간 시댁과 마주칠 일 없게 한다고 하던데...
 그냥 맘이 복잡하네요.

댓글 27

ㅇㅇ오래 전

Best쓰니한테 여행 가자 이런 이야기 하면 웃으시며 말씀하세요. 일정 다 짜서 열심히 모시고 다녔는데 아버님 마음에 안드시는 것 같아 내내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다고.. 다시는 아버님하고 여행 안가요 아버님은 아버님이 패키지 여행 일정 보시고 맘에 드시면 가시는걸로 해요 하고 선 긋는게 좋을 것 같네요.

파란나비오래 전

Best터미널 얘기 나왔을 때 정말로 터미널쪽으로 차 돌리지 그랬어요 그렇게 못할 거라는걸 아니까 저러는거죠.. 저거 절대 못고쳐요...시어머니나 자식들이 여태 가만히 있었겠어요? 비위 맞춰주려고 하지말고 고쳐보려고도 하지마세요.. 해외여행은 개뿔..국내 여행도 같이 못다닐 노인네구만

ㅇㅇ오래 전

Best어느정도 받아치시는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대놓고 말하세요. 여행 가자고 해놓고 렌트 예약부터 전부 다 제가 하고, 여행 전에 전부 다 말씀드렸는데 하는것 하나하나 다 맘에 안든다고 하시니 저는 맘 불편하고 몸 힘들어서 다신 못하겠다구요. 남편은 도대체 뭘하는 인간이에요? 자기 아빠 저러는거 짜증나서 대꾸하긴 싫은데 와이프가 어느정도 대꾸하니까 자긴 더 빠져있는거잖아요. 다 알면서 저래..

ㅇㅇ오래 전

이제라도 선 긋고 적당히만 하세요. 여행은 다시는 같이 가지 마시고요. 원래 남편은 부모님과 안친했다면서 결혼후엔 쓰니에게 기분좋은 말로 분위기 책임지라 떠넘기는 것도 조심하시고요.

누구야오래 전

이럴땐 남편이 나서야

누구야오래 전

모든 사람들이 노력 하는데 저딴식으로 나온다? 해주지 마요! 진짜 헛수고!

ㅇㅇ오래 전

앜 ..ㅋㅋ 쓰니는 심각하시겠지만 투덜이 스머프란 표현이 진짜 딱이면서도 귀엽네요ㅋㅋㅋ 생각해보니 우리 시어머니도 투덜이 스머프임 ㅋㅋㅋㅋ 투덜이 스머프 대처방식은 그냥 마음속으로 ㅇㅇ 이러고 무시하시면 돼요. 그거 습관이라 그럼. 그냥 응대하지 않으시면 혼잣말로 궁시렁 하시다가 말음. ㅋㅋ

짬이오래 전

안 괜찮아져요.고치려는 거 자체가

ㅇㅇ오래 전

며느리 못생겼다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인데 글쓴이 속도 좋네

오래 전

한번만 하면 되요. 저희도 비슷한 분위긴데 저도 시부모님이랑 한번 여행갔었는데 밤새도록 술주정에 진짜 난리도 아니였어서 다시는 저한테 어디 가자고 말하지 말라고 대놓고 얘기해서 여행 같이 안다녀요! 한 5년 지나니 슬슬 해외여행 가자는 말 나왔는데 남편이 절대 같이 안간다고 못 박았어요.

토리저쪽가서놀아오래 전

조이야 위지아 어머님 소속사 한건물만 있는게 아니라 2개 건물 현대 유플렉스 처럼 연결 되어 있어도 되고ㅋㅋㅋㅋ 비용은 내가 내줄께ㅋㅋㅋㅋ 히지 오빠 토형 이네 앙헌석 아버님네도ㅋㅋㅋㅋ

ㅎㅎ오래 전

미 ㅊ 어요??? 해외는 더 할건데.무슨 여행이야.남편만 보내고 님은 빠지세요.즐겁게 여행해야하는데 스트레스 받아서 여행인지 뭔지..그런곳을 왜가요??? 한번 했으니 됐어요.다신 같이 가지마요.지들도 알아야지.그렇게 했다간 국물도 없다는걸.

ㅡㅡ오래 전

저희 시아버님이 약간 저런 스타일이세요^^;; 비싼 돈 들여 해외여행 갔는데 혼자 힘들다고 호텔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우리는 밤까지 놀아서 피곤한데 혼자 새벽부터 일어나서 시큰둥.. 그 중간에 시어머님은 저희 부부 눈치 보느라 바쁘시고... 저보다 신랑이 더 화가나서 앞으로 두번다시는 같이 여행 가는 일 없다고 못 밖았어요. 어쩌다 같이 외식을 나가도 음식 맛이 있니 없니... 거기에다 혼자 배부르면 숫가락 딱 놓고 갈 준비 하거나 빨리 일어 나고 싶다는 눈치를 줘요~ 그럼 저희 신랑은 시아버님 먼저 보내버립니다. 솔직히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신분이라 안고쳐져요. 그나마 제가 있으면 열번 중 다섯번은 맞춰주시는데 그 다섯번도 중간중간 남편이랑 계속 투닥거려요^^;;; 오죽하면 남편이 시부모님과 뭘 하는것 보다 친정 부모님과 같이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예요. 저도 처음엔 기분 나쁘고 그랬는데 몇년 겪어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무시하고 넘기게 되네요. 다행히도 남편이 제가 미안할 정도로 중간 역할을 칼 같이 해줘서 아무 탈 없이 지내고는 있어요. 님도 다행히 남편분이 중간역할 잘 하시는 것 같으니 맞춰주려고하지 마시고 넘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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