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했지만 결국 가족밖에 없는것 같아요.

ㅇㅇ2024.03.29
조회343
어린시절에 부모님에게 받았던 상처들이 새살처럼 자꾸 쿡쿡 마음을 찌르며 돋아나서,
성인이 되고 나서 30대 초반의 지금 까지도 미운 마음들이 마음속에 늘 한번씩 툭 튀어나왔던것 같아요.


부모님에게 상처받았던 일들, 말들, 상황들.
부모님은 나한테 왜이렇게 무심했을까. 왜 나를 앞에 두고 그렇게 싸우셨을까. 나에게 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으셨을까.
왜 나를 더 사랑해주지 못하셨을까. 왜 우리 가족은 더 화목하지 못했을까 등등

가족들이 툭툭 내뱉은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의무적인 만남만 하고 더이상 마음도 주지 않고 나만 생각하며 살자고 그렇게 혼자 속으로 다짐도 하고
그랬던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좀 많이 많이 아팠어요. 아니 지금도 사실 고통에 익숙해진것일뿐 많이 아파요.
남한테 힘든얘기 절대 안하고 못하는 의지 절대 안하는 스타일인데, 몸이 아프니 모든것이 망가졌고 고통스럽고 괴로웠어요.


내 인생에 앞으로 어떤 고난과 시련이 와도 이것보다는 더 한 것도 없을것 같다는 감히 그런 확신이 들더라고요.
죽으려고도 했고, 어떻게 하면 그나마 남에게 민폐끼치지 않고 덜 고통스럽게 죽을까 하루종일 생각하며 지내는 날들이 많아졌고
내 집, 내 재산, 우리 강아지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가면 될까. 생각하다 다른건 다 떠나도 강아지들만큼은 가족들이 꼭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내 자식처럼 9년을 키웠거든요.


엄마에게 강아지들만큼은 꼭 잘 챙겨달라고 그렇게 문자 보내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못난 딸이었던것 같아요.
정말 너무 괴로웠고, 살고 싶지 않았고, 살아서 숨쉬는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고통이었거든요. 이 고통을 끊으려면 죽음밖엔 없다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사람이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우면 이 힘들고 고통스러운걸 감당하기가 너무 버겁고 어려워서 주체가 안된다는 경험을 세상 태어나 처음 해봤던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속으로 미워했던 마음을 가졌던 가족들이 결국 제가 가장 벼랑끝에서 고통스러워할때 제 곁에서 함께해주더라고요.
부모님은 그러셨어요. 내가 대신 아파할수 있으면 정말 그러고 싶다고.
어릴때부터 가족들에게 상처만 줬다고 생각해서 30대 된 이후에도 늘 미워만 했던 아빠도 결국 누구보다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었구나.

그냥 속으로 부모님도, 가족들도 미워했던 내 마음들이 너무 부끄러워졌던것 같아요.
누가 이렇게 나 대신 울어주고 아픔에 공감해주고 걱정해줄까. 왜 그렇게 미워했을까. 그렇게 미워했던 마음도 결국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이었던가 싶은 생각들.


결국 소중한건 모두 다 내 곁에 있었는데, 여태까지 내가 갖지 못했던것들, 부족한것들, 불만족스러운 마음들만 안고 살았던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많이 힘들어요. 소중했던 일상들을 잃었고, 몸도 마음도 아프고, 그런데 적어도 울면서 버텨보자 라는 마음정돈 생긴것 같아요
그냥 주절주절 늘눈팅만 하던 판에 일기처럼 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글도 누가 볼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었고 겪으면서 깨닳은건, 이미 소중한건 내 곁에 다 있다는것.
그 소중한걸 알아채고 감사하며 사는 사람과, 늘 부족한 면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 있다는것.

아프고 괴로울때 항상 들었던 생각은 사소하고 무료했지만 무탈했던 그 사사로운 일상이 정말 미치도록 그리웠거든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그 모든것들이.

혹시 지금 사는게 많이 괴롭고 힘든 분들 감히 힘내라고 말도 못하겠지만 견뎌주세요 그냥 어떻게든 버텨주세요.
지나가요. 모든건 지나갈거에요. 그리고 그 안에서 배울거고 또 그런 경험 없이는 절대 깨닫지 못했을 무언가를 깨닫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있을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긴 글 읽어주신 분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