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얼굴에 침 뱉기라 어디다 말 할 곳이 없어 익명으로 글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정엄마와 다퉜는데 곧 있을 상견례/결혼식 모두 참석 안하겠답니다.
그런데 시어른들께는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고 참석하실거라 얘기해 놓은 상태라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조언 구합니다. (참고로 앞으로 서술할 모든 내용은 남자친구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9살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몇개월간 엄마와 살다가 엄마가 저희 자매 못 키우겠으니 아버지께 데리고 가라고 한 후로 쭉 독립전까지 아버지와 살았습니다.
너무 어릴때 헤어져서 엄마에 대한 기억이라곤 집에 유치원생인 언니와 저만 남겨두고 밤낮으로 놀러다니던것 밖엔 없습니다.
그 후로 몇년에 한번씩 언니 통해서 연락와서 밥 한끼 사주고 용돈 몇 만원씩 쥐어주고 간게 다고 학창시절 동안 제가 건강한지 학교 생활은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본적도 없고 개인적으로 연락한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에 대한 애정이 없습니다.
미워하지도 애틋하지도 않고 그냥 남처럼 데면데면 합니다.
그나마 제가 취직해서 돈을 벌고 난 후부터는 갖고싶은게 있을때마다 연락해서 사달라고 하길래 낳아주셨으니 자식된 도리만 하자 싶어 사주고 했지만 제가 먼저 연락하지도 않고 교류가 잦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상견례를 앞두고 옷을 사드리려다 엄마와 언쟁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70대 중반이신데 평소에 화려하고 촌스러운 옷만 입고 무난한 옷이 아예 없습니다.
아버지께는 이미 양복을 해드렸고 엄마도 옷 한벌 해드리려다 상견례때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서 겸사겸사 점잖은 옷 한벌 사드리겠다 하니 밥 한끼 먹는건데 아무옷이나 입으면 되지 사입기까지 해야하냐, 상견례가 뭐가 중요하다고 이 난리냐, 언니 상견례때 사돈 어른들도 구질구질한 옷 입고 왔었는데 왜 나는 안 되냐, 옷장에 있는 옷 아무거나 입을거다 등등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는 겁니다.
첨에는 기본 예의는 차려야 하지 않겠냐며 설득했는데 제 얘기는 아예 듣지도 않고 자기 말만 할 뿐더러 기본적으로 말귀를 잘 못알아듣는 스타일이라 그냥 싸우고 끝났습니다.
그러고 난뒤 며칠 후 엄마가 전화 와서 사주는 옷 입겠다고 내려오라고 해서 약속 잡고 엄마가 계신 지방으로 갔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합의가 끝난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니 엄마가 또 내가 입을 건데 왜 내 맘대로 못 정하냐며 저한테 막 짜증을 내길래 저도 욱하는 마음에 정말 못되게 말을 했습니다.
평소에 엄마가 입고 싶은옷 맘껏 입지 않냐, 단 하루 상견례때만 내가 원하는 옷 입어주는게 뭐가 그리 힘들어서 이러냐, 여태껏 엄마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 내가 결혼 준비를 도와달랬냐 아님 금전적으로 도움을 바랬냐 나는 아무것도 필요없고 이거 하나 해달라는데 왜 안 도와주냐,내 결혼에 보태준게 없으면 적어도 초는 치지 말아야 할 것 아니냐…
정말 다다다 쏟아냈습니다.
그러자 귀찮다는듯이 알겠다고 같이 백화점 가자더군요.
그런데 본격적인 문제는 여기서부터 였네요.ㅜㅜ
백화점 가서 옷을 고르는데 점원과 제가 추천해준 무난한 옷은 갖은 트집을 다 잡고 자꾸 원피스를 입겠다는 겁니다.
(살쪄서 원피스가 어울리지도 않고 나이가 70대시라 첨부터 바지로 하기로 합의하고 갔습니다.)
그것도 예복이 아닌 집에서 홈웨어로 입을 것 같은 펑퍼짐하고 허리에 고무줄로 쪼이는 원피스를요…그거 아니면 20대가 입을법한 배꼽위로 올라오는 크롭 자켓을 사겠답니다.
그래서 이건 나이와 격식에 맞지 않고 원하면 원피스 사줄테니 그건 평소에 입고 상견례때는 평범한 옷으로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니 때문에 도대체 몇번을 옷을 갈아입어야 하냐, 나는 아까 그 원피스가 맘에 드니 그걸로 하겠다, 니 결혼식에 왜 내가 이짓을 해야 하냐 점원들 보는앞에서 언성 높여서 막 소리를 지르길래 정말 너무 부끄럽고 민망해서 엄마 등짝을 때리면서 소리 좀 낮추라고 아까 끝난 얘기를 왜 또 끄집어내냐고 같은 소리를 도대체 왜 수십번 반복해야 하냐고 저도 막 뭐라 했습니다.
결국 바지와 자켓,니트반팔티, 반팔 블라우스를 사기는 했는데 바지 입어볼때도 점원분이 기장은 줄여야하니 긴거 감안하시고 허리를 보라했는데 뭐 이리 긴거를 입으라고 갖다주냐며 아 이런거 못 입는다 다른거 갖다줘 이러면서 반말로 막 점원한테도 언성을 높이길래 제가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엄마와는 말 안통하니 저한테 얘기하심 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엄마가 고른 블라우스도 속옷이 다 비치는 시스루였는데 더이상 싸우기 싫어서 군말 안하고 그냥 결제했습니다.
옷을 다 사고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제발 말조심하고 말하기전에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 상견례때는 실수하면 안되니까 질문에는 저와 아버지가 대부분 대답할테니 말을 최대한 아끼라고 당부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평소에 말실수가 잦으신데 예를 들면 남자친구한테 얼굴은 괜찮은데 키가 너무 작다며 면전에다 대고 면박도 여러번 줬고( 제가 따로 전화해서 그런말 하면 어떡하냐고 난리 쳤는데도 담번에 똑같은 말 또 하셨습니다)
제가 친구가 하나도 없어서 결혼식에 아무도 안올건데 신랑이랑 차이가 나서 부끄러워서 어쩌냐고 남자친구한테 웃으면서 말도 했었습니다.(사실도 아니거니와 엄마는 제 친구를 한번도 본적도 물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자 화났는지 알았다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을께 하고 혼자 택시를 타고 가버리더라구요.
정말 너무 지치고 고단한 과정이었으나 큰 고비는 넘겼으니 남은 상견례와 결혼식은 별 탈 없이 지나가겠지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언니한테 톡이 와서 적당히 좀 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전화를 해서 뭘 적당히 하라는 거냐 그건 엄마한테 할말이지 왜 나한테 하냐 하니까 무슨 쫑알쫑알 말이 많냐고 니 결혼이지 엄마결혼이냐, 엄마가 원하는 옷 입게 해주지 왜 쫑알쫑알 태클을 거냐고 계속 시비를 걸더라구요.
니가 상황을 봤냐고 왜 엄마말만 듣고선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냐 따지니 엄마 돌아가시고 후회하지말고 있을때 잘하라길래 난 후회할짓 안했고 후회도 안할거라니 이럴거면 상견례고 결혼식이고 엄마 안간다고 부르지 말라길래 제가 언니한테 이시간부로 연 끊자고 나중에 부모님 장례식 전까지는 얼굴을 보지도 연락도 말자 했습니다.
전화 끊고 가족이란 사람들이 제 허물을 감싸고 보듬어 주지는 못할망정 제 약점이 결혼이라 그거 잡고 협박하는걸로 밖에 안 느껴져서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엄마는 그렇다치고 언니는 40대인데 어찌 그리 사리 분별을 못하는지 엄마가 참석 안한다해도 중간에서 그건 아니다 기분이 나빠도 도리는 해야지 타일러도 모자랄 판에 자기가 나서서 안간다 하니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덧붙이자면 엄마와는 그냥 데면한 사이지만 언니와는 관계가 정말 안좋습니다.
어릴때부터 자기가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외에 다른거 보고 있다고 또는 리모컨을 안줘서, 자기 기분이 나빠서, 제 말투가 맘에 안들어서 등 별 사소한 이유로 언니한테 정말 많이 얻어맞고 자랐습니다.
저는 초등 4학년때부터는 언니가 때릴때 막기만 했지 같이때리지는 않았구요.
흔한 자매들끼리의 머리끄댕이 잡기 싸움이 아니라 발과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재떨이를 머리에 던져서 맞추고 골프우산으로 저를 때리다 우산이 부러진적도 있고 19살때 오토바이 헬멧으로 머리를 내리쳐 제가 기절해서 응급실에 간 일도 있습니다.
정말 초등학생때부터 성인이 돼서 독립할때까지 주기적으로 일주일에 3~4번씩 맞았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학창시절 내내 제가 아버지한테 맞거나 언니한테 맞고서 방에서 훌쩍훌쩍 울고 있으면 들어와서 저한테 너를 사랑하는 사람은 이 집안에 아무도 없다 너는 이 집의 문제아고 수치며 니가 집을 나가야 한다, 너만 나가면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너 때문에 우리는 불행하다, 이런 소리듣고 왜 이 집에 빌붙어사냐 는 막말을 수백번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저는 그때 세상에서 제일 악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필시 언니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그때는 커서 경제적 자립만 이룬다면 이 집구석 사람들 단박에 연 끊고 죽을때까지 상종도 안할거라고 수도 없이 다짐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 감정도 희석되더군요.
그것 외에도 언니의 이기적인 사고방식과 막말+습관적인 거짓말로 정말 많은 트러블이 있었고 제가 집을 나오고부터는 거의 연 끊은 상태로 몇년에 한번씩 명절때 마주치거나 하는 사이였으나 언니의 결혼과 출산을 계기로 전보다는 자주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핏줄이니 끊어지지 않고 이 관계가 여태껏 위태하게 이어졌던거지 진작 손절해도 이상하지 않은 관계임은 분명합니다.
제가 예전에 섭섭했던 일을 토로해도 언니는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고 언제까지 예전일만 들먹거리며 살꺼냐고 되려 큰소리 내는 후안무치한 사람이니까요.
적어놓고 보니 정말 콩가루 집안이네요…ㅎㅎ
솔직히 어디내놔도 부끄러운 집인건 맞습니다.
여튼 언니와의 통화를 마치고 확인차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첫 마디가 이 늦은 시간에 왜 전화질이냐 입니다.( 밤9시였고 평소에 자기가 용건이 있으면 10시고 11시고 전화하던 분입니다)
그래서 어떡할거냐 상견례 결혼식 안올꺼냐 물으니 난 안갈테니 너네끼리 하라고 얘기하고 끊더군요.
정말…제 속에서 뭔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진작 끊어내지 못하고 혈연이란 이유로 이제껏 이 관계를 질질 끌어왔나 우유부단한 제가 너무 한심하고 실망스럽고 바보같고…남자친구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언니와 엄마는 이미 연락처에서 차단했고 앞으로 안볼거지만 시댁 어른들께는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네요.
이럴거면 첨부터 엄마는 돌아가셨다고 거짓말 할것을..
아파서 입원했다고 말해야하나 아님 솔직하게 연 끊었다고 얘기해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많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다가도 제가 가뜩이나 내세울 거 없는 조건인데 가정환경까지 말하면 큰 흠으로 보일까봐 걱정입니다. (시 어른들은 성품이 아주 좋은신 분들이긴 하세요)
그리고 부모님들은 어찌저찌 잘 넘어간다해도 결혼식때 한자리가 공석이면 남자친구쪽 일가 친척,친지분들 사이에서 말이 나올텐데 그건 괜찮을까요?
저는 엄마가 안와도 전혀 상관이 없지만 남자친구 부모님 면이 안 설까봐 신경이 너무 쓰여요.
솔직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