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회피성 남친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쓰니202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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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런 글을 쓸 정도가 되면 헤어지는게 답…일거라고 생각했는데써보면서 생각정리 마음정리 좀 하려고요.
지금 사귄지 한 2년 됐고요.사귀기 전부터 이 친구가 조울증이 심한 건 알고있었거든요그런데 저랑 사귀고나선 병원도 꾸준히 다니고 사회생활도 하면서 진짜 많이 좋아졌어요근데 어느날부턴가 많이 좋아져서 괜찮을거같다고 돌연 약을 끊어버리더니 지금 이지경까지 왔네요
2년동안 남친은 한 번도 데이트 일정을 짜 본 적이 없었어요뭐 먹고싶다어디 가고싶다하면 제가 거기 맞춰서 1부터 100까지 다 짜줬고요솔직히 여기엔 불만이 없었어요제가 J ㅋㅋ 라서 원래 일정짜고 뭐 하고 하는걸 좋아하기도 했고남친이 어중간하게 짜주는것보다 제가 저 만족스러운게 좋았거든요근데 어느날부턴가 그 아이가 맡겨둔 것 처럼그래서 이번주엔 뭐 해? 이번주엔 어디 가? 하는게 점점 버거워지더군요제가 찾아주고 같이 가고 하는게 너무 좋았대요그걸로 만족했는데 어느날 갑자기자기가 이렇게 챙겨주는걸 받기만 하고 하나도 안 찾고, 하면 남자친구가 아니라 아들같지 않냐고, 그런 건 싫은데 뭔가 미안하다고, 하는데다시 되짚어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내가 원하던 연애가 사랑이 이게 맞는지,마냥 챙겨주기만 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아직 그렇게 서운하거나 하진 않으니까이대로 괜찮겠지 생각했어요
하지만 갈수록 남친의 어머님에게 의존하는 상황이 심해지고모든 일에 있어서 어머님의 의견에 흔들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피폐해지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위로하는것에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제가 100마디 즐겁고 일상적인 근황을 이야기하면돌아오는 건 자신의 환경과 가족에 대한 불만 한두마디였어요오늘은 어떻게 지냈냐, 무슨일이 있었냐먼저 물어봐준 적 2년간 한 번도 없었네요.언제는 한 번 물어봐달라고 했더니자기는 괜히 물어보면 실례일 것 같다고 그게 어렵대요
제가 2년간 요구했던 건 먼저 근황 물어봐주기,아침에 일어나고 잘 때 한번씩 인사해주기이게 전부였지만 그 아이에겐 전부 버거운 일이었어요
힘든 일이나 우울한 있으면 냅다 잠수를 타버리곤 했어요이런 일에는 이유도 없었어요그냥 힘들고 우울한 거에요이야기라도 해주고 잠수를 타라고 했는데또 제게 힘든 지워주고 싶지 않아 그건 또 싫다고 했어요
갈수록 ㅇㅇ, ㅋㅋ 같은 성의없는 대답도 괜찮았어요그래도 연락이 끊기진 않았으니까.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무슨 미련한 짓인가 싶어요조울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어야 했을까요
전화하면서도 자주 삐쳐서달래주느라 2시간 전화하는데 1시간은 썼어요그러고나면 진이 빠져서 제대로 된 이야기도 못하고그냥 잠들어버리게 되더라고요매일이 이렇게 되니 아침에 일어나면이게 뭔가 싶더라고요
둘다 나이 차이 거의 안 나는 30대인데저는 사회생활을 하고이친구는 결국 우울증이 심해져 퇴사를 했어요최근에 맞춘 커플링도남친에게 굳이 돈 안 받았어요당장 카드값 50만원도 없었거든요밥도 제가 사려고 하고,어딜 놀러가도 꼭 기념품 하나는 예쁜거 챙겨주고 싶었어요
저랑 남친이랑 꽤 멀리 떨어진 거리에 지내서남친이 너무 우울해하면퇴근하자마자 제 차를 타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어요언제부턴가 상태가 심해져서제발 병원을 가고 약을 먹으라고 부탁했는데약을 먹으나 안 먹으나 소용없는데 왜 먹냐고 하더군요고혈압에 고지혈증도 있으면서저랑 지내면서 몸도 정말, 많이 좋아졌는데어느날부터 몸관리도 안하길래 어느날은각잡고 잔소리를 했더니화를 내며 연락을 끊어버리더군요
이러고 2년을 보냈는데지금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건역시 헤어질 준비가 되었다는 거겠죠며칠 째 남친은 지금도 우울해하고그 이유는 모른채로 연락이 안 돼요그냥 우울해한다는 것만 알고있을 뿐이에요연락이 되어도 거의 6시간, 8시간마다 한 번성의없는 대답 한두마디가 전부에요전화도 안 받고요그러면서 SNS는 활발하게 해요아마 여기까지인거겠죠
늘 기다리면 언젠가는 나아져서 와주었지만이제 힘든건 제가 부족해서일거에요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다고남친을 보면서 생각해왔는데이제 그렇게 생각해 줄 다른 사람이저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겠죠그래도 2년간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고이 아이도 나름 저를 열심히 사랑했다고그런데 지금은 조금 힘든거라고 생각할게요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네요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