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 글의 아내입니다.
많은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결혼생활 하는 동안 시댁에서 있었던 일,
남편의 성향 등 전후 사정들을 조금 더 적어보면
더 정확한 조언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내용을 추가해봅니다.
(남편이 수정부탁해서 몇군데 다시 수정합니다..)
저는 코로나가 한참 심하던 시절 아이를 출산하였습니다.
시댁식구들은 조리원 퇴소 한 다음주 (생후 한달무렵) 아기를 처음 보러 미역국, 소고기 등 여러 음식을 장만해서 올라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으로 오기로 한 전날에 산후풍으로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몸살로 몸져눕게 되었고, 혹시나 코로나가 아닐까 의심이 되어 결국 당일 아침 아기를 보러오려던 것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님께 전화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도 드리고 다음주에 오시는 걸로 통화를 하고 끊었습니다. 몇시간 뒤 우연히 남편과 시어머니가 통화하는걸 듣게 되었는데, '걔는 제정신이냐 애기 엄마가 왜 찬바람을 쐬서 아프고 난리냐(시댁 식구들 오기 전날 같이 마실 과일과 음식 사러 마트에 갔음), 그래서 왜 우리를 못가게 만드냐, 시댁에서 잘못한것도 없는데 일부러 그러냐 등등' 제가 듣기에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말들을 하시더라구요.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 몸도 아픈데 그런 말을 들으니 너무 서럽고 황당해서 마음이 많이 다쳤습니다. 그리고 당시 남편은 서운함을 내비치는 저에게 자신의 엄마 입장도 이해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보단 자신의 엄마를 안쓰럽게 생각하는 모습에 남편에게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그래도 잘해보려, 잘 지내보려 노력 했습니다.
여름 휴가때도 아무 경조사 없이 그냥 시댁에 며칠 내려가 있자고도 하고, 명절에도 참석했습니다. 다만 정말 그 제사문화만큼은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그럴때마다 '일이 많은 집에 시집을 와서 어떡하냐. 어쩔수 없지~' 뭐 이런 말들을 하시는데 저는 정말 웃음도 눈물도 안나오더라고요. 그것이 왜 내 일이 되어야하는지, 왜 명절 제사음식 하는일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았어요. 그렇게 매번 쓴 약을 삼키듯 시댁을 가고, 갈때마다 조금씩 기분이 상하고, 당시 아이를 출산하고 1년동안 직장이 먼 거리에 있는 남편을 대신하여 거의 혼자 아이를 키우다시피 하던 때라 마음이 더 무너져내렸습니다. 앞으로 시댁에 잘할 자신도, 그럴 마음도 점점 사라졌습니다.
이 외에도 사소하게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결혼 후 첫 명절(당시 임신 중) 경상도인 시댁부터 북부 강원도인 남편 외가에까지 거의 네시간 넘게 차를 타고 성묘를 드리러 갔는데, 다음날 제가 출근하는걸 알면서도 남편 술마시게 하고 제가 대신 한시간 넘게 운전하라 하시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정말 며느리는 가족이 될수가 없구나를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그래도 참고 시댁에 갔던것은 남편이 저희 부모님께 잘하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친정 부모님과 같은 지역에 살기도 하고 종종 뵙는데
김장도 나서서 같이 거들어주고, 자기가 더 잘하면 제가 시댁에 잘할거라고 생각해서
본인이 먼저 모범을 보여주는 면에서는 훌륭한 남편입니다.
저는 30대 초반 나이에 자궁암 진단을 받았고, 작년 수술 후 현재는 질병 휴직중인 상태입니다. 출산과 암수술 등으로 아버지 제사에는 올해 처음 참석하는 것이었고,
가기 싫은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가서 자리를 지키는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어쩔수 없이 따라나섰습니다.
남편이 저의 할아버지 제사에 온적이 한 번 있습니다.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제사상도 펴고 음식도 나르고 절도 했습니다. 그때 저희 아빠는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제 남편에게 말했어요. 특별히 제사 음식을 차리는데 나서거나, 전을 부치지 않아도 그냥 와줘서 고마운게 사위입니다. 저도 그 집에 가면 그런 존재일거라고 착각했습니다. 힘들게 갔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저에게 실망했다네요.
저희 집에 잘하면 저도 이 모든 것들을 꾹 참고 시댁에 잘해야하는걸까요?
저는 저희 세식구가 잘 사는게 먼저라 생각해서, 우리 양가 부모님껜 각자 잘하고
서로에게 강요하지 말자고 했지만, 남편은 이게 너무 힘들다고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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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 살고 있는 4살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아내 아이디로 이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저희 부부는 8살 차이로 부부 모두 공무원으로 저는 6급 아내는 7급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양가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몇일 전 아버지 제사가 있어 경산에 아내와 아이랑 같이 내려갔습니다. 오후 4시 정도에 도착하니 음식 준비는 어머니가 다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제사상을 준비하는데, 어머니와 작은어머니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시고, 제가 제사상 위에 음식을 놓을려고 했습니다. 아내가 제사에 오기 싫어했다는걸 알기에 같이 준비하고 싶은 마음으로 제사상과 병풍을 꺼내며 방에 아이와 둘이 있던 아내에게 큰소리로 물티슈로 상을 닦아달라고 말했고, 아내는 말없이 상을 닦고 다시 아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후 아내는 아이와 방에 계속 있었고 아내에게 나와서 접시를 닦고 음식을 담아주면 제가 상위에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잠시 나왔다가 다른 가족들이 제사 준비하는것을 보며 멀뚱멀뚱 서있더니 아무말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이번일로 아내에게 너무나도 실망을 했습니다. 아버지 제사를 준비하는데 가족 구성원으로 같이 손을 모아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옆에서 같이 하자고 요구했음에도 아무말 없이 거부하고 들어간 모습에서 큰 실망을 했습니다.
+ 아내는 세시간 반~ 네시간 거리에 있는 시댁 제사에 자기가 참석한 것으로 자신의 역할의 큰 부분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집에 낯선 어르신들이 엄청 많이 오신 상황에서 익숙하지도 않는 제사 음식을 놓는것에 자기를 굳이 굳이 동원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과일을 어떻게 담고, 어떤 자리에 놓는지, 절은 어떤 순서로 하는지 그런 모든 것들이 낯설기만 하다고 합니다. 차라리 설거지를 하면 마음이 편하겠다고요.
제가 문제인걸까요? 이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저희 부부는 평행선만 달리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