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재능은 저주인 것 같아요

ㅇㅇ2024.05.04
조회16,837

안녕하세요 중3 쓰니입니다

전 애매한 재능만 갖고 태어난 것 같아요
당연히 아직 오래 안 살았고 시간이 지나면 그 속에서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지금 현재는
애매한 재능이라는 틀에 박혀 너무 막막한 것 같아요

어릴때부터 그림 진짜 잘그린다는 소리 많이 들으며 컸어요 저도 스스로 잘 그린다고 인지하고 있었죠 근데 나이를 먹고 미디어에 노출되고 주변을 바라보기 시작했을 즈음에 나보다 잘 그리는 또래들은 차고 넘쳤더라구요 이젠
그냥 반에 한명씩 있는 그림 잘 그리는애가 되었어요

글쓰기 시쓰기도 7살부터 해왔더라구요 전 기억 안나지만.. 문학, 책 읽기, 에세이 다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제 얘기를 글로 쓰고 주제를 갖고 그 주제로 시도 쓰는데 그것도 못 쓰진 않지만 뭔가 부족하더라구요 분명 글 잘 쓰는 것 같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는데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추상적 표현 글로 감정을 나타내는 영역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더라구요

노래도 마찬가지에요 애들 사이에서 노래 잘부르는 애로 소문이 났었었어요 저도 모르게 고음이 뚫리고 칭찬 받으니 관심이 생겨 유튜브로 레슨을 찾아보면 바로 이해되고 거의 다 바로 적용이 되고 밴드부 보컬도 뽑히게 되었어요 노래가 좋아지고 흥미가 생겨 학원도 다니게 되었는데 학원을 다니니까 점점 자신감이 사라지더라구요 학원에 다니는 또래들이 나보다 훨씬 잘하니까 나보다 더 늦게 등록했는데 나보다 잘하니까.. 결국 노래에서도 이도저도 못하는 것 같아요보컬쌤이 싱어송라이터 도전해봐라 오디션 봐봐라 예대 갈 생각 없냐 물어보시는데 그냥 입에 발린 소리 같고그냥.. 노래에서도 전 어김없이 어느정도 하는 애인것 같아요

체육도 애매하게 잘해요 못하지 않는데 뛰어나지도 않은.
달리기는 빠른데 진짜 빠른애들 사이에선 느리고.. 농구도
축구도 수비만 잘하고 악력은 38이 나왔는데 쓸데도 없고..

연기도 애매하게 잘해요 눈물 연기랑 악역? 역할은 잘하는데 감정이입이 잘 안된다고 해야하나 무슨 말이냐면 뭐든 조금씩 부족해요 근데 그 부족한 부분이 젤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냥 다 애매해요 뭐 하나 확실하게 잘하는게 없어
재능으로 내 직업을 택할 수가 없어요 선택지가 한개밖에
없어요 공부.. 성적이 내 직업이 되고 애매햇던 재능들은 결국 취미로만 남는 저도 이정도는 이제 알겠더라구요
현실적으로 살라는 어른들은 항상 수두룩 하니까

좋은 대학 가서 좋은 회사 취직하는거 필요없는데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저도 현실을 알아요
입에 풀칠하기 어려울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들거란걸..
마냥 행복하지 않을거란걸 그래서 너무 부러워요
재능있는 애들이.. 재능 있는데 그 일을 좋아하기까지 하는 애들이 너무 부러워서 억울해요

나한테는 공부밖에 없대요 젤 못하는게 공부인데
젤 쉬운게 공부래요 맞는 말이죠
근데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싶지가 않은 제 욕심때문에
제 스스로가 현실을 살라는 어른들의 말에 자꾸만
아파요 평범한 사람들처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같은 시간에 퇴근하거나 야근하고 퇴근하면 밥 먹고 씻고 밀린 집안일 하고.. 다시 잠들고
이런게 너무 답답해보여요 너무 괴로울 것 같아요

그냥 새벽에 너무 서러워서 써봤어요..
( 그리고.. 전 노래쪽으로 가고싶지만 현실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