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혼생활 내내 작고 크게 수시로 도와주시고
집 살 때도 억 단위로 보태주신 친정 부모님 먼저 모시고 대접했고
남편 대학 학자금 한 번 내준 적 없고
결혼할 때 해주신 거 하나 없고
사는 내내 작고 크게 수시로 손만 벌리더니
웬일로 필요한 거 사라고 천 만원 해주신 시부모님 어제 집들이 초대했습니다.
쌓인 거 많은 세월이었지만 좋은 자리니 나름 정성껏 차렸는데
술 한잔 하더니 한다는 말이 천 만원이나 해줬으니
이젠 해준 만큼 맘 편히 며느리 밥 먹으러 자주 와야겠다며
혼자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웃음보가 터졌더라구요.
평소 같으면 당연히 억지 웃음 지으며 참았을 텐데
이번엔 저도 뭐에 씌였는지 정색하고
그럼 안 받을게요, 도로 가져가세요! 라고 해버렸어요.
순식간에 분위기 싸해졌고
남편은 당신 왜 그러냐며 당황해 하는데
며느리한테 이런 농담 한 마디 못하냐며 갑자기 막 우시더라구요?
그것도 너무 보기 싫어서 남편한테
다 드시면 당신이 정리하라고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와 버렸어요.
거실에서 아버님 고함 치는 소리에
남편이 뭐라뭐라 하는 소리가 좀 나더니
돌아가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동안 당한 거 많고 참은 거 아는 남편이라
어젯 밤 아무 말 없길래 그래도 내 맘을 알아주는구나 했는데
결국은 자기 부모님이라고 제가 사과를 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오늘 저녁에 찾아뵙자 하고 출근했네요.
솔직히 어제 벙쪄하다가 우는 모습 생각하니까 뭔가 속이 시원한데
제가 나쁜 걸까요?
나쁘대도 가지도 않을 거구 사과도 안 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