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행복 할까요?

커니2004.03.16
조회7,130

열흘 쯤을 거의 막노동 수준으로 일을 했더니

커니의 살이 더 빠졌나 봅니다.누가 더 행복 할까요?

친구들이 보기 흉하다며(제가 걸어다니는 미이라 같답니다누가 더 행복 할까요?)

땅에 묻기 전에 몸보신이나 시켜 주겠다고

친구들이 데리고(?)간  고기집 누가 더 행복 할까요?

 

어제 그렇게해서 오랜만에 고기 좀 먹으러 갔었습니다누가 더 행복 할까요?

 

 

 

식당에서 수다를 떨며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 있는데

그곳에서 제가 잘 알고있는 고등학생이 쟁반을 들고 나오다가

 저를 보고 흠짓 놀라더라구요

 

녀석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 때문에 반가움 보다는 혹시나?하는

의심이 먼저 생겼습니다 (워낙 어수선한 세상이다 보니..누가 더 행복 할까요?.)

 

"어? 영진아, 여긴 무슨 일이야?"

 

"그냥... 친구네 집인데 바쁘다고 해서 잠시 일 좀 도와드리는 거에요"

 

"그렇구나~! 그런데 오늘만 일하는 거니? 아니면 며칠동안 할 거니?"

 

녀석은 약간 생각을 하다가 대답 했습니다

"하루 3시간 씩 , 며칠 할 꺼에요!"

 

영진이의 며칠 할 거란 말속엔 왠지 돈이 필요한 듯 했습니다

 

한참 공부해야 할 고2년생이 아르바이트해 가면서 까지 돈이 왜 필요한지 궁금해졌습니다누가 더 행복 할까요?

 

일단 식당에서 나오기 전에 영진이의 전화번호와 일을 마치는 시간을 물어 본 후에

시간 맞춰서 녀석에게 전화를 해 봤습니다

 

한참의 통화 끝에 영진이의 입을 통해서 녀석이 돈이 필요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3월 29일이 영진이 어머니 생신이시랍니다.

그런데 언젠가 영진이 어머니께서 지나가는 말씀처럼

"나도 내 생일 날 아빠한테 꽃 한 다발  받아 봤으면 좋겠다!"누가 더 행복 할까요?

 

그렇게 엄마께서 말씀하시는 걸 듣고 영진이는

 

"아! 엄마도 여자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러면서 꽃 조차도 못 받아보신 엄마가 갑자기 불쌍해 지더랍니다.

 

하지만 지금 아빠의 사정으로는 엄마께 꽃을 사드릴 여유는 없어 보이고...

 

그래서 생각한 끝에 영진이는 친구집에서 잠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은 다음... 그 돈을 엄마 몰래 아빠께 드려서... 그렇게 엄마의 생신 날에 

아빠께 꽃을 받고 싶은 엄마의 소박한 소원을 들어 드리게 해 줄 계획을 세웠다는 겁니다

 

아마도 영진이 아버님께서도 아들의 성숙한 마음을 받아 주실거라 생각 합니다

돈이 잠시 없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요!

힘들지만  그래도 평생을 함께(?) 할 자녀가 반듯한 생각을 가지고 자라 준 것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 주실겁니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래도 아빠 앞에서는 가끔 여자이고 싶은 엄마와

그런 엄마 마음을 읽어 준 멋진 영진이...

 

이렇게 듬직하고 반듯한 아들이 있는 한

 아주 잠시(그렇게 믿고 싶어요) 힘든 상황에 처해 계셔도

 영진이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행복한 부자이십니다

 

이런 작고 도 큰 행복을 평생 모르고 살아가실 그 분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을 자식을 키우신 그분들...

큰 돈 꿀꺽하곤 입 다물고 계시다가

남들 비난 할 때나 입을 여시는 그 분들 보다는 훨씬 행복한 부자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잠시동안 혹시라도 좋지 않은 일 때문에

영진이가 돈이 필요한건 아닐까 하고 의심 먼저 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영진이의 성숙한 생각 때문에...

우리 아버지 앞에서 늘 생각이 어리기만 한 제가 너무 많이 반성도 됐습니다

아마도 저는 많이 자라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버스 안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원들은 서민들 살아가는 이야기들 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가...

서민들의 소박한 (그들의 눈에...)소원들과 행복들을 들으면서

행여라도 ...혹시라도...사람이 되어 갈 까 봐서 무서워서 그런데요

 

 sunh1080  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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