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ㅇㅇ2024.05.30
조회865

할머니.

할머니도 나와 같은 감정이었을까?
다시는 없을 나의 전부였던 애정을
잃는다는 게
이리도 아픈데,
지울 수가 없네.
사실은 지우기가 싫은 게
좀 더 맞는 말일 거야.

시릴 줄 밖에 모르는
나에게 다시는 없을 소중함이 된
할머니를 어찌 지울 수가 있겠어.

어제 길을 가다 우연히
무언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할머니를 보게 되었어.
보자마자 내가 너무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더라.

글이란 걸 몰랐고
아무 것도 볼 수도
말할 수도 없었을 텐데,
시간이 흐르는 거 조차도
알 수 없었을 텐데.

언제올지 모르는
나를 학교 끝날 시간에 맞춰,
버스정류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대.
할머니에게 미움 받을까 봐,
제대로된 용기조차 못 낸 나를
하염없이 기다렸대..
이제는 내가 한없이 기다려보니,
알겠더라.

스쳐 지나가는 이 인연을 얼마나 애정하고 붙잡았을까.
그때 당시 황급히 엄마가 챙겨 나왔던 몇 장 안되는 할머니 사진들을 보는데,
아무리 해도 만질 수가 없다.
부서진다..

그래서였을까
어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시는 할머니를 도저히 지나치지 못 하겠더라고.
왠지 모르게 이대로 지나치면 내가 너무 후회할까 봐,
내 애정을 또다시 잃을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서 그랬던 걸까?

매번 알바가 끝나 집에 가는 길마다
한 정거장에 먼저 내려
산책을 하곤 해.
그럴 때마다 바닥에 있는 꽃들을 보는데, 언니가 말하길
가끔가다 길가에 꽃이 너무 예쁘다며
꽃을 가져왔었다는 할머니에 대한 걸 알게 됐어.
근데 그 꽃이 무엇인 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네.

할머니를 너무나 사랑하는 내가,
끝없이 우리 할머니를 닮은 예쁜 꽃을 보고싶어서 그런가 봐.

그때 그 순간 시린 계절에 멈춰있는 난, 내가 사랑하는 할머니는 너무 잘 보이는데
막상 내 자신은 잘 안 떠올랐어.
그래서 과거의 나를 찾고자

여러 생각들을 하던 도중,
갑자기 생기부가 떠올라서 과거의 날
보고싶은 마음에 어릴 적 나의 생기부를 봤는데 거기에 적혀있던 건
이루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고 관심의 초점이 분명하여 온 마음과 힘을 쏟아 일을 해결하여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낄 줄 안다고 남겨있었어.

왜 또 마냥 바보처럼 우는 건지,,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잘 안 되네. 행복을 느낄 줄 알고, 온 마음을 쏟아날 줄 알았던 나 스스로를 방치했단 사실에 슬퍼서였을까. 슬프지만 한 편으로 너무 감사하기도 해.
그래도 이젠 나 자신이 너무 아파할 자해는 아예 안 하게 됐어.
그때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니, 그때의 나는 나의 모든 걸 잃었단 생각에 모든 걸 놓아버렸던 거 같아.
할머니가 준 사랑은 결코 잃게하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나도 알아. 나란 사람이 결코 못한 게 아니라, 모든 걸 내려놓고 안 했다는 것을

그러하기에 놓지 않아야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놓지 않을게. 이 마음이 나에게 전부이니까.

할머니.
난 할머니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지키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많이 웃으면 좋겠고, 그 웃음은 곧 나에겐 행복이란 걸 알게 됐어.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겐 포기가 안 어울리는 거 같아.
포기할 생각도 없으면서 포기한다는 게 참으로 웃긴 말이잖아.
내가 가장 잘하는 건 끝없이 나아가는 이 마음이라고 생각해. 뭐가 됐든 난 끝없이 나아갈 테니깐.

이 마음이 서툴러도 온 마음을 다 하는 내 자신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

매번 많이 보고싶을 거고, 너무 마음이 아플 거야.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어하고, 한없이 외로울 수도 있을 거야.
그치만 난 내가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에게 이런 사랑을 배우지 않았는 걸.

소중하니 지켜야겠다.
더이상 놓치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나 좋아진 거 같아.

할머니.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 가리켜주어서 고마워.

모두가 나와 같지 않겠지. 근데 그러던 말던 내가 소중하면 장땡이니 웃게 만들어주고 싶어.

그때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 역시 할머니를 사랑하고있어. 매 순간의 이 마음들이 소중해.

내가 살아 숨쉬는 이 세상에 할머니를 보게 되는 날이 있다면

내 세상에 또다시 할머니와 인연이 스칠 수라도
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놓치지 않을게.

할머니를 다시 볼 때면,
할머니를 보는 순간 닿을 수 있을 때까지 달려가
꽉 안으면서 끝없는 이 온 마음들을 주도록 할게.

이게 내가 할머니에게 받은 사랑이자, 배운 사랑인가 봐.

사랑해.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