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10년 차 월 200 직장을 그만 두게 한 엄마의 말

ㅇㅇ2024.06.07
조회119,226

푸념처럼 쓴 글에 많은 의견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로 해주신 분들 쓴소리 해주신 분들 다 감사해요.

틀린 소리 하나 없습니다.

 

고집스럽고 답답하다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만큼 제 성격을 아는 친구들의 쓴소리가 매우 세고 현실적이어서 꾸준히 들으면서 정신 차렸어요.

 

어떤 분께서 말하셨듯 저 역시도 처음 급여 문제를 인지했을 때, 제가 그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그렇구나라고 체념했습니다. 처음으로 번아웃이 왔었는데 그게 급여 문제 때문이 아니라, 동기들이 다 그 정도 받을 때 저는 그 정도밖에 안 됐으니까 내가 그렇게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해도 나는 그 수준이구나, 자책하게 되더라구요. 멍청하면 똑똑한 친구들한테 빨리 터놓고 상담이라도 해봤어야 하는 건데, 너무 늦어졌습니다. 동결도 아니고 그래도 급여가 오르고 있었던 터라 저는 그게 인정받는 거라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후에 그냥 나이대나 연차에 맞지 않는 급여가 문제가 아니라 하는 일, 업무 강도에 비해서도 너무 박봉이었다는 걸 알았어요. 절친들이 제 급여 듣고 잠시 할 말을 잃은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더라고요. 그 의도한 건 아니나 다 같은 생각으로 만들어진 미묘한 정적ㅠㅋ 그리고서는 듣도 보도 못한 쓴소리가; 원장 욕 반 제 욕 반이었습니다ㅋㅋ

 

자기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되면 그 정도 받고 사는 게 맞습니다. 주제 파악도 제대로 되어야지요. 여기서 더 자세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친구들에 의하면 원장의 말이 꾸준한 가스라이팅에 해당하는 점, 쓸데없이 남의 사업장에 투철한 주인 의식을 가진 점이 그 급여로도 오래 근속할 수 있었던 거라고 위로 아닌 위로를 받았습니다^^;

 

퇴직금 문제는... 끝까지 멍청한 거 맞습니다. 당시엔 마음이 너무 지쳐서 그냥 다 필요 없고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무엇보다도 퇴사를 알린 후 알게 모르게 변한 원장님의 태도에 상처받아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퇴직금에 꼼수를 쓴 걸 보면 그동안 진짜 인건비를 얼마나 박하게 생각했는지 알겠다 싶기도 했구요.

 

내내 고구마만 드린 것 같아서, 이참에 제대로 해결하자 싶어 큰결심하고 퇴직금 문제로 연락드렸습니다! 아직 업무가 끝날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연락은 없으시지만, 너무 긴장됩니다;;;

 

 

어쨌든 이직 후 더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급여에 연차 다 좋은데 일상에서는 야근 없는 정시 출퇴근과 빨간 날 예외 없이 쉬는 것 같은 게 즐거움이 되네요. 부모님도 무척 좋아하십니다!

 

이직 독려 글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있더라도 자기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내가 열정페이로 일하고 있는 것 같으면 주저 없이 탈출하세요! 주변에 너무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도 의심하세요! 이 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니가 호구다라는 댓글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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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시친과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활성화된 게시판이 이곳뿐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냥 구경하다가 ‘직원이 월급 인상 요구를 한다’고 글을 올린 학원 원장 글 보고 PTSD 느껴서 글을 씁니다.

 

글의 요지 - 저처럼 살면 안 돼요. 특히 사회 초년생분들 유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학원 원장의 글의 5년 차 직원 입장이 되겠네요.

저는 더했던 게 10년 차 세후 200였습니다.(고정급) 주6, 주42시간, 연차 없음.

 

아이들이 좋아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강사 일 자체는 잘 맞았어요. 급여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즐겁게 일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연봉에 관한 이야기는 부모님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어요.

함께 사는 부모님은 그냥 알아서 잘 모으겠거니 하셨구요.

제 연봉 책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은 8년 차쯤, 주변에 이직하는 친구들을 통해 연봉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직종을 고려하더라도.)

 

그때 그만뒀어야 하는데... 그땐 그냥 속상해하고 말았어요.

제가 그 정도 가치밖에 안 되는구나 그런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남자친구랑 슬슬 결혼 이야기가 나오는 시기가 다가와서 부모님께 재정 오픈을 하게 된 건데, 생각보다 모인 돈이 너무 없으니까 놀라시더라구요. 

제가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니라서, 주식 같은 투자로 돈을 잃은 거냐고 진지하게 물어보기시도 했구요. 젊은 애들 많이 하지 않냐면서.

 

결혼 이야기가 흐지부지 된 후, 엄마가 제가 그 일을 계속 하시는 것을 무척 반대하고 그만두길 원하셨어요.(돈문제는 아니고 남자쪽 직업으로 인한 거주지 문제로 의견 차이가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어차피 그만 뒀을 수도 있지만, 결혼 할 생각이 아니면 당분간은 계속 할 예정이었어요.


근데 아이들이랑 함께 하는 일이 좋고, 큰돈 욕심이 없어 돈 더 받고 익숙하지 않은 일 하려니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하고 좋아하는 일 하는 게 낫지 않나 그런 합리화를 하게 되더라구요.


하지만 결정적으로 엄마 말씀을 듣고 퇴직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 분이 아니신데 술을 좀 하시고는 너무 속상하시다면서 제가 일을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했는지 아니까 더 속상하시다고, 10년을 했는데도 너 가치를 고작 그 정도로 생각하는 곳을 계속 다니고 싶냐고, 내가 너를 겨우 그런 취급 받으라고 귀하게 키웠냐고, 본인도 나가서 지금 일을 하면 200은 받겠다고 하시는데, 무슨 말을 그렇게까지 하냐고 했지만 정말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까지 속상해 하실 줄은 몰랐어요.


그러면서 처음으로 친구들에게도 퇴직 상담을 했는데, 원장님 좋다고 하더니 그게 뭐가 좋은 거냐부터 시작해서, 저 같은 사람 때문에 고용주들이 열정페이로 사람을 부려도 되는 줄 안다고,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 가치를 모르는 사람도 너무 많다고 친구들의 쓴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제3자 입장에서 들으니 제 일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더 쉽기도 했습니다.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따로 불러 이야기 좀 하자고 하셨지만, 뭐 이미 그만두는 상황에 이렇다 저렇다 할 말 있나요. 연차에 비해 돈도 적고 복지도 없다 말할 배짱은 없고, 얼굴 붉히기도 싫고... 그래서 그냥 결혼 준비라고 둘러댔어요.(이미 무산 됐지만 개인 사정은 모르시니 가능한 핑계;)

그만 둘 때도 좀 서운했던게,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자기 사업장에서 10년을 일하고 결혼 준비로 그만두는 직원인데, 다시 강사를 구해 학원에 적응 시킬 푸념하시는 게 마치 저를 탓하시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안 좋더라구요. 

 

퇴직금도 제대로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학원은 방학 때 근무시간과 수업이 늘어나서 보수가 더 돼요. 근데 그 마지막 여름방학 급여를 현금으로 따로 챙겨주시더라구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당장 노동청에 신고하라고, 급여 통장에 찍히면 퇴직금이 더 올라가니 퇴직금을 줄이기 위해서 그렇게 준 거라고 하더라구요. 


제대로 안 받아내면 자기가 쫓아가겠다고 성화해서 어렵게 연락드렸는데, 원장님이 제대로 준 거 맞다면서 틀린 부분이 없으니 걱정 말라고 하셔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괜히 부딪히기 싫어서 외면 한 거긴 해요. 친구가 잘못 안 걸 수도 있고... 설마 그런 마음까지 가졌으려나 싶어서 진짜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다 자기 업으로 돌아가지 않겠냐고, 체념 회피했네요;

 


근데 한 달 전쯤에 갑자기 연락하셨더라고요. 학부모님들 사이에서 무슨 말이 나왔는지, 근 1년 동안 연락도 없으시더니; 대뜸 혹시 다른 학부모님들한테 학원에 문제 있어 그만뒀다고 말하고 다녔다고요. 처음 듣는 소리라고 말은 했지만 어째 못 믿는 분위기에; 잊고 살다 다시 현타가 엄청났습니다. 뭐 그럴 말이 나와서 혹시나 싶어 연락 주셨을 수도 있지만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제가 뭘 위해서 10년을 그렇게 했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자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곳에서 일하세요. 이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요.

특히 저같이 어리숙하고 덜떨어진 사람들 눈 가리고 귀 가려서 적당히 부려 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에요. 저도 원장님 정말 좋은 분이신 줄 알았습니다. 근데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과연 자기 자식이 다른 데서 일하는데 10년 차에 그 돈 받고 일한다고 하면 납득하겠냐고, 어디 가서 자기 밑에서 10년 동안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 월 200주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겠냐고요.


10년이란 긴 시간으로 주제를 알되 자기 가치 역시 제대로 알고 주장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 제대로 배웠습니다. 

 

그만둔 지 2개월 만에 이직했고, 완전히 다른 직종이라 학원 일을 할 때만큼 즐겁지는 않아도 초봉인데도 만족스러운 급여로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10년 근속을 좋게 봐주셨어요.)

급여도 급여지만 복지란 게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어요ㅠㅠㅋㅋㅋ

징검다리 연휴에 쓸 연차도 있고요. 연차 쓰려고 하니 대표님께서 무슨 연차를 쓰냐고 그냥 금요일 다 쉬라고 해서 직원들 전부 일요일까지 쉬고 월요일 출근입니다.

학원 일이 너무 좋아서 다시 학원으로 이직을 할까도 싶었는데, 쉬는 날이나 연봉 체계 정말 무시 못하겠네요. 


모두들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



- 멍청이 드림-



댓글 62

ㅇㅇ오래 전

Best결국 따지지도 못하고 신고도 못하고...고구마 결론이지만 이직성공해서 만족스런 급여와 복지를 누리신다니 축하드려요!

ㅇㅇ오래 전

Best아마 그 학원 쓰니보고 보낸 사람들 많았을거예요. 그선생님 좋았는데 그만뒀다드라 애들 엄청 좋아했는데 왜 그만두셨을까 요즘 누가 결혼한다고 그만둬 잘하니까 스카웃 된거 아닐까 그원장이 좀 잘 하지 막 대우했으니까 나간거 아닐까 이렇게 와전된 소문이 원장 귀에 학원을 엉망으로 운영해서 나갔다면서요? 가 된게 아닐까 싶네요. 이제라도 탈출했다니 다행이고 그 학원은 원장이 운영을 거지같이 해서 그런소문이 도는거니까 쓰니는 신경 끄시고 갈길 가세요. 다른 어린 친구들도 자기 할말 똑 부러지게 하면서 잘 살았으면 해서 쓴 글인거 알겠어요. 앞으로 쓰니도 꼭 할말은 참지말고 하면서 사세요.

ㅇㅇ오래 전

Best학원 원장들 종특인가; 내가 일했던 곳은 출퇴근시간 정해진 하루 7시간이었는데 학원강사는 원래 퇴직금 안주는거라고 가스라이팅 시전함; 천진한 얼굴로 징짜요? 노동청에 함 상담해볼게여 했더니 갑자기 담달에 4대보험넣어줌ㅋㅋㅋ 대게는 학원강사=프리랜서 아닌거 모르는 원장도 마늠 일시킬때는 근로자 돈줄 때는 프리랜서ㅋㅋㅋㅋㅋㅋㅋ

오래 전

Best그 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겠으면 니가 바로 호구다~

오래 전

아니 어리숙한게 아니라...참.........어휴 이미 다 지나갔으니 말 줄일란다..ㅉㅉ.....

오ㅑ저래오래 전

노동청가서 퇴직금 못받았다고 신고해서 받으면 되는데? 내용전부가 너무 개찐따에고구마...

ㅇㅇ오래 전

본인 퇴직금 전화하는것도 겁나고 긴장된다는 사람이라니 아직 많이 혼나야겠다...진짜 죄지은것도 아니고 당연히 해야할말이라서 전화하는것도 저렇게 오들오들 떨고 있으면 개모지리맞지

오래 전

ㅠㅠ 저도 10년차… 주 32시간 세후 210인데 그만둬야 할까여…..

ㅇㅇ오래 전

제친구는 그런회사를 12년째 다니더라고요... 3년차때 페이 알았고 그일 계속하면 몸만 망가진다... 돈이라도 많이주면 모르겠지만 다른회사가는게 몸도 안망가지고 페이도 더쎄다...내가 소개시켜주겠다. 라면서 반공무원직도 소개해주었으나 싫다고 (1년뒤 공무원계약 100%) 아니면 우리회사 밑에있는 회사 소개해주겠다. 이렇게 만날때마다 화도내고 타일러도 봤지만.... 그냥 관심 끄기로했어요... 친구들말 잘들은덕이 일찍 헤어나오신거라고 생각해요.. 제친구는 지금 맨날 아퍼서 병원 다니고, 툭하면 입원하고... 그러면서 일다니고있어요... 월급 12년차인데 실수령기준 100만원정도 올랐더라고요... 연골은 죄다 갈리고, 디스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도요

오래 전

대학 휴학하고 졸업까지 몇년 알바처럼 다녔던 학원이 생각나네요. 어쩜 학원 원장들은 다 그렇게 똑같을까요. 그때 저는 60만원 받고 다니다가 졸업하고 80만원으로 올랐구요. 남들과 같은 시간 출퇴근하는 직장 가고싶다고 퇴사한다하니 120으로 올려준다고 붙잡았지만 나왔어요. 2007년이었어요. 물론 퇴직금 없었고. 2007년 두달인가 건강보험 신고했더라구요. (그전에는 신고도 안한거) 그리고 곧바로 회사 취직하니 세전 180 받았네요. 쓰니처럼 저도 아이들 좋아서 다녔던 학원이라 불만 없었지만 참 순진하고 멍청했다 싶어요 ㅋ

쓰니오래 전

알바 뛰어도 그거보단 더 버는데 10년찬데 그정도 주다니....진짜 양심 뒤졌네

ㅋㅋ오래 전

이건 멍청한게 아니라 게으른거고 본인 인생에 대한 직무유기임. 지능이 낮아서, 급여체계와 자본주의를 이해를 못해서 몰랐던게 아니라 그냥 외면하고싶었던거고 그게 바로 게으르고 나태하게 인생을 대했단것임. 최소 본인과 주변사람들 급여수준 정도는 비교하고 악착같이 살아도 부족할 판에, 대충 어떤느낌인지 다 알고 이해하면서도 주변에서 닥달할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않았단건 진짜 어떤 의미에선 굉장히 나쁜것임. 본인으로 인해서 가족과 주변사람이 답답함을 느꼈고, 또 본인이 받았어야할 대가를 못받음으로 인해 미래의 배우자에게까지 금전적 악영향을 끼친것임. 인생이 타인과 미래의 배우자까지 연결된다는걸 이해한다면, 이제 다시는 그렇게 살지 말길.

너부리오래 전

진짜 멍청하네 요즘 누가 이백 받고 일해요 알바에요?

오래 전

강사 1년 미만 경력에 주5일 근무에 세후 200 받는데 이것도 너무 박하게 느껴져서 이동 고민중인데 오래 참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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