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다시 만난 지 1년

띠리리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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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겪을 때마다 헤다판을 찾곤 했었는데, 드디어 제 얘기를 해볼 날이 오네요. 모든 연애는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헤어졌다 다시 만난 성공 사례들을 찾아 읽으며 희망을 갖기도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나 몇 자 남기고 가보려 해요.


그와 처음 만난 건 1년 정도 전, 처음 보자마자 느낌이 좋았고 티키타카도 너무 잘 된 덕에 금세 사귀게 되었어요.

하지만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고, 처음 한두달간은 정말 열정적으로 새벽까지 통화를 하곤 했어요.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같은 도시에서 만나던 다른 연애들보다도 더 깊어질 수 있었죠.

첫 다툼이 있던 날, 그는 며칠 간 잠수를 탔고 이전에도 회피형을 몇 번 만나본 적이 있는 터라, ‘아, 이번에도 사람을 잘못 본 건가?’ 싶었어요. 처음은 어영부영 서로 사과를 하고 지나갔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계속 만나도 될까 싶었어요.

두번째 큰 싸움이 있고는 잠수 기간이 더 길어지더라구요. 예전같으면 끝까지 참아보려 했을텐데, 잠수가 얼마나 싫은지 누누히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오는 건 만나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이런 건 제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이 되어 헤어지자 말했어요. 며칠 동안 연락을 무시하던 그는 이별 문자를 받곤 바로 미안하다 했지만 때는 늦었고, 저는 그날로 모든 걸 지웠어요.

그렇게 3-4주 정도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물어볼 게 있다며 전화를 해온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정말 미안하다면서 그간 저를 이해하기 위해 해온 노력들과 다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구요. 다시 시작할 생각은 정말 없었는데 계속 해서 연락해오는 그를 보면서 조금씩 마음이 풀어졌어요. 그렇게 한 달 정도 시간이 흐르고 아직 그에 대한 마음이 남았다는 걸 인정하면서 저흰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어느덧 이 사람과 연애를 한 지 1년 정도 되었네요. 다시 만나기로 한 다음부터도 다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로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 하고, 전에 비해 대화로 푸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알게 된건 서로 갈등해결 방식이 다른 건 맞춰갈 수 있다는 점인데요. 대화로 문제를 빨리 풀어버리고 싶어하는 저와 달리, 그는 감정이 올라왔을 땐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대화를 하고 싶어하더라구요. 그 때 그 때 말로 푸는 게 낫다는 걸 알지만 아직은 바로바로 말이 나오진 않는다구요. 본인이 익숙한 방식은 아니지만 노력해보는 그를 보면서 너무 제 방식대로만 그를 채찍질하려 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어요.

한 번 헤어졌지만 그 전에도, 그후론 더더욱 깊은 대화를 많이 하면서 저희 사인 더 돈독해졌고 이젠 헤어졌던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아마 앞으로도 저흰 투닥투닥 하겠지만 지금처럼 서로의 방식을 맞춰가려 노력해나갈 수 있을거라 믿어요.

헤어지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이 조금은 마음 편해질 수 있기를. 저처럼 같은 사람과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놓치지 않기를. 혹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나시길 바라요. 우리 모두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으니깐요!

힘들어도 잘 먹고 잘 자고, 이참에 못 가본 데 여행도 혼자 가보고 친구, 가족들이랑 새로운 추억도 더 많이 만드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