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비극

ㅇㅇ2024.06.13
조회132
어찌어찌 알게된 지인 이야기다. 성격 화통하고 적당히 선지킬줄 알고 발넓고 인맥 좋아 얘기거리도 풍부해서 자주는 아니지만 꽤 오랜 세월 알고 지낸 지인이다. 이 지인의 장점이자 단점은 돈을 너무 밝힌다는것이다. 재테크에 능해서 재산 불리는 게 장점이라면 자산 정도에 따라 사람 계급을 정해놓고 차별적으로 대한다는것이 단점이다. 딸의 결혼도 비지니스 마인드로 준재벌과 사돈을 맺었는데 이게 함정이었다. 딸의 시어머니가 하루에 네번씩 전화를 건다는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걸었단다. 딸이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소연 하면 늘 그랬단다. 그 대신 돈 펑펑 주잖니. 그집 재산 너네가 다 물려받을거잖니. 사위가 해외로 발령받아 나가 살게 되었는데도 네번씩 잊지도 않고 했단다. 한국시간으로. 며느리는 자다가도 받고 외출 중에도 받고 아파서 진료 중에도 전화를 받았단다. 그러던 어느 날 한 12시간 정도를 못받았단다. 시모가 당장 서울로 와서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호통쳐서 허겁지겁 귀국하는 날 친정엄마가 공항에서 픽업해서 시댁 앞에 내려다 주었는데 딸이 걱정되어서 올라가니 딸이 무릎꿇고 빌고 있더란다. 시모는 악을 쓰면서 거의 미친듯이 소릴 질러대고. 이 지인이 보다못해 같이 빌었단다. 딸 옆에 같이 무릎꿇고 빌었단다. 간신히 안사돈 진정시키고 딸 달래놓고 집에 돌아왔는데
다음날 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비보를 들었다. 어릴 때부터 보던 아이라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얼굴이 하얗고 여리여리했던 자태가 떠올라 생판 남인 나도 눈물이 저절로 났다. 일년쯤 후 후일담을 들었다. 시댁에 쳐들어가서 미친년 작두타듯하고서 위자료로 수억을 받았단다. 그 얘기를 듣던 날 조용히 연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