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엄마 아빠도 많이 반대하셨어두분 다 좋은 분이지만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지도 않았고 부모님 사이에 일이 있어서 가정사 신경쓰는 데만도 벅차셨거든엄마는 가정 형편을 들어서 반대하셨고 (입시미술은 진짜 돈이 많이 들어서 나도 ㅇㅈ할 수밖에 없었음)아빠는 현실적인 분이라 그 분야면 업계 탑이 되지 않는 이상 먹고 살기 정말 어려울 텐데 네 재능이 거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재능은 아닌 것 같다고 반대하셨어친척들도 사촌들도 다 가지각색 이유로 아 그건 좀... 하더라
당연히 말 안 들어먹었음... 갓중딩이 그렇지 뭐아빠가 좀 무리해서 지원을 해주셨고 덕분에 쎄빠지게 입시해서 예고 예대를 나왔어명문은 아니었고 말만 예술이 붙어있지 그 분야에서는 정말 애매한 위치의 학교야그런 예고 예대도 있었냐? 이런 느낌.
결과적으로 부모님 말씀 틀린 거 하나 없었어난 실력이 너무 어중간했고 이걸 피나는 노력으로 커버하기엔 입시에 영혼을 팔아서 이미 진이 다 빠져버린 터라ㅋㅋ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어영부영 살았거든재능 있는 사람들은 넘쳐나고 그런 사람들이 노력까지 하니까 나 같은 사람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더라대학 성적도 딱히 우수한 건 아니었고...원래 꿈은 따로 있었는데 내 실력으로는 현실적으로 무리라서 용써보다가 포기했어
대신 일은 해야 하니까 전공이랑 살짝 틀어서 어시스턴트로 일을 구했음과포화 업계라 그런지 다행히 일자리 자체는 많더라고 (돈을 많이 안 줘서 그렇지)회사 두 곳에서 일을 받으니까 나름 한 달 수입도 나쁘지 않았어하고 싶었던 일이나 꿈꿨던 일은 아니지만 배워오고 익혔던 기술을 살려서 일한다는 게 어딘가 싶더라요즘 하고 싶은 거나 꿈 없는 사람들도 많다는데 나는 적어도 내가 하고 싶어서 배웠던 기술을 활용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거니까
지금은 재택근무 프리랜서야혼자 자취해서 내 한 몸 건사하고 자투리만 조금씩 저축할 수 있을 만큼 벌고 있어엄마도 아빠도 몇 년 불안한 눈으로 보시다가 지금은 네가 네 밥벌이 하면서 살고 있으니 그걸로 됐다고 만족하고 계셔중간에 취직을 딱 한 번 해봤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등교나 출근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람이기 때문에 안정적이진 않더라도 내 시간 내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프리가 더 맞는 것 같아 (물론 돈은 줄었어... 그래서 투잡뛰는 거임 ㅠㅠ)느지막이 일어나서 일하다가 커피 생각나면 집 앞에 나가서 한 잔씩 마시고 오는 게 좋더라
난 운이 좋아서 잘 풀린 케이스인 거 알아어릴 때부터 꿈이 명확히 있었다는 거나 주변 의견이 어떻든 하고 싶은 거 배울 수 있었다는 거나 부모님이랑 사이가 원만했던 게 제일 큰 운이었겠지
그치만 쌓은 거 없고 탄탄한 계획도 없고 꿈을 포기해도 생각보다 살 만 하더라뭣보다 내가 이 정도면 인생 즐겁다고 느낀다는 점에서 어중간한 삶도 괜찮은 것 같아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베스트겠지만 그런 게 없어도 자기 미래 생각하면서 너무 불안해하지 마
현실이랑 타협한 사람도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