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는데 계속 요리시키는 남편

ㅇㅇ2024.07.29
조회8,909

남편과 같이 보려고 하니 현명한 의견 많이 부탁드려봐요..
현재 임신 32주차로 거의 후기에 진입했어요.
저희는 결혼전부터 집안일을 나눌때 제가 요리를 맡고, 설거지나 분리수거 등은 남편이 맡기로 합의했어요.

저는 요리하는걸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자주 요리를 해먹었는데,
남편은 요리라고는 라면, 계란 정도밖에 할줄 모르고 자취하고도 학식, 김밥천국으로 식사를 떼웠다고 해요.

뭐 임신 전이야 저렇게 집안일 나누는거 우리 둘 다 전혀 불만 없었고 좋았는데,
아내가 임신했으면..... 그것도 임신 후기라면 좀 이해해줘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임신 유세부리는 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즐거운 마음으로 요리했어요..
그런데 임신 30주차부터 정말정말 몸이 무겁고 위장도 눌리는 느낌이 들고 심하면 구토까지 하느라 힘들어서 요리하느라 이리저리 움직이고 서있는게 너무 힘들어요..

결국 생각보다 일찍 출산전후휴가도 사용했고 요즘은 하루종일 집에 누워만 있어도 정말 너무너무 힘들어요.. 그냥 살아숨쉬는 것만으로도 힘들 정도..

저 정말 참다참다 힘들어서 도저히 요리 못 하겠으니 남편한테 요리 좀 해달라고 부탁해봤어요.
물론 누가 보기에는 출산휴가까지 쓰고 집안일 전부를 남편한테 떠맡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숨쉬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힘들어서 출산까지 단 10주정도만 부탁한 거에요..

처음엔 남편도 알겠다고 하며 요리를 시작했는데, 남편이 처음으로 해준 요리가 김치볶음밥이었어요.
그런데 한 입 먹고 정말..기겁을 했어요. 일단 단맛과 짠맛이 너무 세게 느껴져요. 순간 남편이 저를 임당이랑 고혈압으로 저세상 보내버리려고 작정한 줄 알았어요.
결국 저 참다못해 숟가락 집어던지고 남편과 한바탕 해버렸어요. 이웃집에서 경찰에 신고까지 해서 경찰도 들이닥쳤는데, 남편이 저랑 도저히 같이 못 있겠다며 집을 나가버리더라고요..

뭐..이때는 제가 임신 후기로 너무 예민했다고 생각해서 다음날 남편에게 전화해서 사과를 했는데, 남편이 이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대요?
그 날 저녁, 남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집에 들어오는데 저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찌개 밀키트, 오뚜기 카레, 미역국 등등 인스턴트 식품을 사온거에요.
그러면서 이것들은 넣고 끓이기만 하는거라 실패할 리가 없대요.
정말 아내에게 좋은 것만 먹여도 모자랄 판에 저딴 인스턴트 음식을 사온 걸 보고 결국 남편이 사온 걸 집어던지며 또 싸우게 되었어요...

결국 그날 이후로 남편은 자기도 요리 더 이상 못해주겠다, 자기는 저녁 회사 구내식당에서 먹고올테니 제 저녁은 요리하든 배달하든 뭐하든 알아서 해라 이랬어요.
솔직히 결혼 전에 집안일 나눌때 요리를 제가 하겠다고 한건.. 임신하고 제 몸이 힘들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죠... 어떻게 저 임신하고도 계속 저한테 요리를 시킬 수가 있나요?
요즘 유튜브나 인스타에 요리법 엄청 잘 나와 있어서 조금만 공부하면 인스턴트 없이도 요리를 엄청 잘할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일단 제가 물건 집어던지며 예민하게 굴었던건 남편한테 사과를 했고, 남편은 아침, 점심, 저녁 회사에서 먹고 들어오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음식 챙겨먹는게 너무 힘드네요... 남편이 요리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올라오는데 꾹 참고 있어요.
무거운 몸 이끌고 꾸역꾸역 요리해서 먹거나, 너무 힘들면 배달해서 먹는데, 정말 힘들고 속상해서 눈물만 나와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 솔직히 이 상황에서 가장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은 시어미에요.
자기 아들한테 요리하는 법 하나도 안 가르치고 아들을 독립시키고 결혼까지 시킬 생각을 했는지 참 의문이에요.
지 아들을 요리도 못하는 반병신으로 만들고 대학 다닐 땐 학식만 처먹고, 회사 다닐 땐 구내식당만 처먹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이야 시어미 밑에서 자라서 어쩔 수 없이 반병신이 되었지만, 남편을 반병신으로 키운 시어미가 이 상황에서 가장 죽여버리고 싶은 존재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