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남편만 보고 만났고 결혼 결정했습니다. 같이 평생 살아도 좋을 남자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편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어요. 시댁 반대는 없었고 친정 부모님이 처음에 반대하셨지만 남편 몇번 만나보시고 됨됨이가 괜찮은 남자라고 허락하셨어요.
다들 주위에서 이렇게 차이나는 결혼 하면 힘들어진다, 잘 생각해라 할 때도 저는 그냥 지금도 좋은데 같이 살면 더 좋겠지, 우린 잘 맞아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니었어요. 그때의 제 뺨을 때려버리고 싶습니다.
서로 맞춰나갈 부분이 많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겨울에 보일러 트는 것, 여름에 에어컨 트는 것, 제습기 트는 것, 공기청정기 트는 것들 같은 저에게는 당연시 되었던 것들이 결혼 후에는 모두 싸움의 원인이더군요.
처음에는 그래 맞춰보자 했어요. 이제는 무리인 것 같습니다. 착하고 재밌는 남자라서 좋아했고 결혼했는데, 그 착하고 재밌는 남자는 에어컨만 틀면 세상 보기 싫은 남자가 되고, 북극곰이랑 미래 후손들 걱정하는 환경운동가가 됩니다. 보일러 틀 때도 똑같아요.
이혼하자고 하면 고작 이런 걸로 이혼한다고 미친년 소리 듣겠죠. 그럼 그냥 미친년하고 에어컨 틀고 자고싶고 보일러 틀고 자고싶고 여름에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서 스트레스 풀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