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가족과 나보다 스펙이 낮은 남자친구..

너무 싫어..2009.01.21
조회1,168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고민이 있어서 글을 올려요

 

간단하게 쓰고 싶어도 설명해야 될 부분이 많아 얘기가 좀 길어질것 같아요 이해해주세요

 

 

제목에도 썼다 시피 우리집은 저 외에는 전부 된장녀들 집합입니다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받아 오려면 적어도 발리 이상쯤은 되야 받았다고 자랑할 수 있어요

 

남자친구 만나서 내가 돈쓴다는 소리 하면 우습게 봐요

 

돈은 당연히 남자가 내는거 아니냐고 하고

 

왠만한 직업, 연봉 가지고는 우리 가족 앞에 정식으로 사귄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못해요

 

제가 병신 취급 당하거든요..

 

매일같이 까이지 않으려면 그냥 남자친구 얘기를 아예 꺼내지 않거나

 

"진지하게 사귀는거 아냐.. 심심하니까 만나는거야"

 

라는 식으로 대답해야 합니다

 

 

동생이랑 언니는 이런걸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특히 동생은 그 끝을달려

 

얼마 전에 누구를 소개 받았다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부모가 그 남자 통장에 몇십억을 넣어줬다는 겁니다

 

 

근데 그남자, 제 동생보다 8살이나 많고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성격이 엄청 괜찮은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돈 (그것도 자기돈도 아닌) 빼면

 

별 볼일 없습니다

 

 

근데 엄마는 엄청 좋아하시며

 

주변에 우리 딸이 **억 사귀고 다닌다고 얘기하시며

 

지금도 그 남자는 집에서 동생 남자친구가 아닌 **억으로 불립니다

 

**억 아직도 만나? 하고 제가 물어보면

 

어, 솔직히 남자답지 않고 좀 별루인데, 헤어지기 좀 아깝잖아

내가 언제 또 **억을 만나겠어?

이번에 **가방 사준다는데(엄청 비싼 명품) 일단 그건 받고 보려고

 

이렇게 말하는건 기본이요

 

더 문제는

 

아직 20대 초반, 멋 모르고 어린 동생이 이렇게 얘기하는데

 

엄마랑 언니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너무 좋아합니다

 

어머, 호호 그래? 그럼 그건 꼭 받아야겠네~

 

전 그럼 그냥 아무말도 안해요

 

거기서 바른소리 한마디 했다가는 바로 세상 살줄 모르는 병신 취급 당하거든요

 

우리집에선 된장이 곧 진리니까요

 

한명이면 어떻게 싸워라도 보겠는데

 

세명이 둘러싸고 손가락질하며 병신 취급하면 정말 가끔은 돌아버릴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적당히, 아 그러냐.. 그러면서 넘어가죠..

 

어차피 다들 자기들 인생이고 나만 나대로 살면 되니까..

 

 

대충 우리집 상황은 이렇고

 

전 남자친구가 있어요

 

평범한 회사원이고.. 힘든 영업직..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력이 저보다 많이 딸려요

 

지방 이름 없는 4년제에.. (검색해 보니까 넣기만 하면 다 들어간다더라구요..;;)

 

사귀다 보니 얘기가 나와서 듣게 되었는데 공고 나왔더라구요..

 

저는 한국에서 이름들으면 다 알아주는 대학 입학해서 외국 유학가서 외국 4년제 나왔구요..

 

 

근데 전 그런거 안따지거든요..

 

오빠 항상 자신감 있고.. 당당하고..

 

오히려 학력은 높은데 부모가 싸고 길러서 자기 앞가림도 잘 못하는 애들보다 훨 나은것 같고..

 

사람들이 다들 하라고 하는 공부를 한게 아니라 대학은 잘 못 간것 같지만

 

자기가 좋아하는것에 대해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파고 들 줄 알고

 

열정도 있고

 

그래서 대화 할때도 전혀 지식차이 못느껴요

 

오히려 사회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오빠가 훨씬 났다 싶죠.

 

오빠한테 이것 저것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워요..

 

예전에 집에 놀러가 봤는데 책장에 공부책이 한가득이더라구요..

 

책 보는것도, 사는것도 좋아하는것 같아요

 

오빠한테 책 선물도 많이 받았고.. (주로 문학책 보다는 실용적인..)

 

 

오빠도 나도 나이가 있어서 오빠가 자꾸 결혼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는데

 

전 정말 미치겠어요..

 

여지껏 가족들이 뭐라고 하던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었는데

 

결혼하려면 그럴 수 없잖아요

 

나도 나이가 되니까 자꾸 숨기면서 사귀기도 싫고

 

내가 좋다고 느끼는데 내 판단을 믿어야지 언제까지 피하나.. 싶어서

 

몇달전에 그냥 남자친구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직업 한번 물으시더니 더이상 말씀 안하시더라구요

 

아예 대놓고 뭐라고는 안하셔서 다행이다..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내가 남자친구 얘기를 하거나, 선물을 받아오거나 자랑을 조금 할때마다

 

계속해서, 적당히 사귀고 헤어지라고 압력을 넣으십니다

 

어떤사람인지는 묻지도 않으시더군요..

 

 

오빠도 이제 나랑 사귄게 좀 되다 보니 이런 분위기를 좀 눈치를 챘는지

 

일부러 명품가방 하나를 사줬어요 (한국 브랜드지만 좀 비싼걸루요)

 

식구들에게 자랑했으면 하는 눈치더라구요 점수좀 따고 싶어서..

 

솔직히 나도 눈치채고 좀 미안했지만

 

도저히 우리식구들은 정공이 먹히지 않을테니까 차라리 잘됐다 싶었죠..

 

 

근데 우리 식구들, 그 비싼 몇십만원짜리 가방 앞에 두고

 

왜 하필 다른 좋은 브랜드 놔두고 그 브랜드냐고 한마디 하더라구요; 센스 없다고..

 

 

예전에 오빠가 예쁜 화분을 사준적이 있어요

 

그거랑 덤으로 일단은 좀 알아주는 명품 작은 동전지갑을 같이 줬어요

(이건 누나한테 선물 받은건데 여자가 써도 괜찮을것 같아서 주는거라고 했죠..)

 

저나 오빠에겐 동전지갑이 덤이었어요

 

 

집에 가서 화분 받았다고 자랑했더니

 

엄마가 대번에 눈살 찌푸리시며

 

그딴건 왜 받아왔냐고 짜증 내시더라구요..

 

그래서 슬그머니 이것도 받았다고 동전지갑을 내밀었어요

 

그제서야 오빠가 사준거야? 하시는 엄마...

 

그냥 응.. 하고 대답했습니다

 

 

집에서 오빠 무시하는 소리 하면 대놓고 싸우고도 싶고

 

바른말도 하고 싶은데

 

도저히 할 수가 없는게

 

그런얘기 한마디라도 하면 나는 바로 사랑에 눈이 멀어 판단력이 흐려진 멍청이 취급 당합니다

 

내가 아무리 맞는말을 해도 남자에 미쳐 하는 얘기로 들어요

 

거기에 오빠도 도매급으로 넘어가는건 당연한거구요..

 

정말 환장합니다..

 

 

이제.. 슬슬 오빠한테서 결혼 얘기는 나오는데 난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적당히 명품 사주는척 하며 회유책을 써봐도

 

우리 가족은 그정도는 당연한거 아니냐.. 라는 식이고..

 

오히려 더 비싼거 못사다 준다고 능력 없다고 야단이니..

 

대놓고 부딫히자니 오빠 자존심 완전히 짓밟힐것 같아서 무섭고..

 

 

이제 슬슬 오빠도 우리 가족들이 자기 무시한다는거 알아채고 스트레스 받아 하더라구요

 

우리 둘다 우리 가족이 비정상이다.. 라는데에는 동의하지만

 

오빠가 가끔 나는 너네 어머니께도 잘 하고 싶고

 

네 언니나 동생하고도 잘 지내고 싶었다고 얘기할때면

 

난 정말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처음에 정말 오빠가 그렇게 하려고 동생하고 언니 밥도 사주고 그랬는데

 

동생도 언니도, 그정도는 당연히 사줘야 되는거 아니냐는 식으로 나와서

(동생 밥 사줄테니 뭐먹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아웃백이라고 해서 한번 사줬는데

언니 사줄때 자기들끼리 갑자기 얘기하더니, 동생이 부페 먹자고, 부페 먹으면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그럼 저까지 포함 4명인데.. 돈이..;;

그래서 내가 그건 돈 너무 쓰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둘이 이상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면서 별꼴이라고.. 부페 뭐 그거 얼마나 한다고.. 이래요.. 결국 부페는 아무래도 힘들것 같다 했더니 동생이 빼쪽거리더니 그럼 자긴 안간다 그러고 빠졌었어요..)

 

오빠가 많이 신경이 쓰였었나봐요 나한테 말은 안했었는데

 

결국 이제는 싸울때 한꺼번에 터져 나오게 되더라구요..

 

 

난.. 그래도 내 가족이라 미안하다고만 할뿐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오빠는 이제 언니랑 동생은 포기한듯 싶고.. (결혼하면 어차피 형제끼리는 잘 안마주친다며..)

 

엄마한테라도 점수 따겠다고 계속해서 공연 티켓이라던지, 비싼 리조트 숙박권이라던지..

 

좋은 화장품이라던지.. 계속 갖다 드리라고 날 주는데

 

막상 엄마 드리면 엄마는 당연하게 생각하세요

 

오히려 내가 오빠가 주는거야.. 라고 오빠 조금이라도 추켜 세우면

 

뭐 그깟거 가지고 그러냐는 식이시죠.. 역효과예요..

 

화장품은.. 뜯어보지도 않고 그자리에 몇주동안 있더라구요..

(보자마자 브랜드 확인하시더니 그냥 그자리에 다시 딱 놓으셨음..)

 

오빠는 계속 엄마 화장품 잘 쓰시냐고 물어보는데

 

난 차마..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저도 이제 너무 스트레스예요..

 

우리 가족들이랑 안부딫히고 축복받는 결혼을 하려면

 

정말 말도 안되는 스펙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고..

 

난 솔직히 돈많고 능력 너무 있는데 오히려 그래서 잘난척 하거나 부모품에 쌓여 있거나

 

그런거 너무 싫은데..

 

실제로 엄마가 찾는 그런 사람 있을까도 의문이고..

(SKY외에는 일단 대학 취급도 안하시고 직업도 전문직 이상, 식사는 부페에 예약하는 센스정도는 당연히 있어야 하고 선물은 당연히 명품..-그것도 중상급 이상으로.. 옷 입는것도 센스 있어야 하고 말할때도 매너가 철철 넘쳐야 하는..)

 

그런 사람 있어도 내가 만나도, 내가 그사람을 좋아할지, 그사람이 날 좋아할지도 모르겠고

(정말 그랬음 맘편해서 좋긴 하겠지만)

 

무엇보다 난 그런 명품가방이나 부페 아웃백보다 오빠랑 같이 찾아 다니는 값 싸고 맛있는 맛집이 훨씬 좋은데..

 

우리 가족들이 그런 취향인건 난 상관 안하지만

 

적어도 나한테 강요는 안했으면 좋겠는데 자기들 생각과 다르면 거의 사회성이 떨어지는 쪽으로 몰고 가니까 그것도 스트레스고..

 

 

여지껏 나만 미운오리 새끼 였으니 나도 이제 제발 집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내가 정상인 환경에서 살아가고 싶은데

 

그러려면 나랑 맞는 배우자가 절실한데..

 

난 오빠가 좋은데.. 결혼은 둘만 하는게 아니니...

 

 

내가 싸우고 가족 전부 등돌리고 나와버리는건 괜찮아요

 

오히려 난 그럼 속 시원할것 같아 맘편하고..

 

근데.. 오빠가 아마 못버티지 않을까싶네요..  그렇게 싸움이 진행되면..

 

한 가족인 나도 이렇게 힘이 들고 스트레스 받는데..

 

 

오빠 나이도 있는데

 

가족 문제를 떠나 우리 사이에도 다른 커플들처럼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있고

 

그런 문제에다가 우리 가족까지 겹치면 서로 너무 상처 받을거 같기도 하고

 

오빠 미래 생각하면 얼른 다른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라고

 

그냥 일찍 헤어지는게 났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참.. 혹시 모르니 이거 톡 되면 안되요 (될리가 없나; )

 

우리 언니도 톡 하거든요..

 

혹시 몰라서 미리 써놔요

 

혹시 어디 잘보이는데 뜨게 되더라도 원본지켜주지 마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