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는 나름 열심히 공부해왔고 대학도 엄청 좋지는 않지만 무난하게 나옴. 성적맞춰 과도 대충 선택했음. 그런데 공부해보고 싶은 과가 생겨 복수전공(B) 했음. 그리고 지금의 메인 전공(A)으로 전과를 함. 그런데 차라리 전과를 B로 했어야 했음.
지금의 메인 전공으로 전과를 한 이유는 보다 전과가 쉬워서임. 복전으로 간 과가 경쟁이 빡세서 전과 실패할까봐였음. 지금 생각해보면 성적이 나쁘지 않아 전과도 될 수 있었을텐데 안될까봐 무서웠음
그러다 취준 시기에도 처음에는 꽤 이것저것 준비했음. 토익도 학원다니면서 800을 넘겼는데 900이상 이렇게는 더 못할까봐 그냥 만족한다고 했음. 필기 시험이나 면접도 조금 깔짝였는데 오랫동안 준비하는게 싫고 안될까봐 그냥 쉽게 작은 데 들어감...
그게 지금 회사임. 작은 데니 연봉은 최저 수준임. 와중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은 어렵지는 않고 회사 사람이나 분위기나 다 좋은 편이었음. 그래서 연봉은 낮아도 5년을 일했음.
중간에 대표랑 갈등이 있어서 나가려 했다가, 새로온 부장님이 직무 변경을 권유하셨는데 잘맞아서 좀더 다녀야지 했는데 지금까지 다니고 있음.
그런데 최근 회사가 좀 크는 중에 직원에 대한 압박이 심해져서 몸편한 게 최고 하면서 다녔다가 몸이 안 편해지고 있어 이직생각을 하게 됨.
그러다 보니 인생에 현타가 매일 오기 시작함...
이직을 맘먹고 보니 인생을 너무 쉽게만 살아온 것 같아 삶에 후회가 되고 있음. 이제 33인데 물경력같고 어떻게 이직을 해야할지 모르겠음. 다시 자소서만 써보긴 했는데 변경된 새로운 직무로 해야하는 게 막막하고, 이전 직무의 경력은 자소서에 녹여서 쓸 수는 있나, 지금 직무도 평생 직업은 아닌것 같은데 또 다른 직무로 가야하나 까지 고민됨. 내가 이 직무를 하고 싶은 게 맞나, 또 바꾸기에는 늦었나..
근데 원체 노력하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오락가락함. 대표만 참으면 편하니 그냥 다닐까 정신승리 하고 있음. 빨리 물경력 더 늘기 전에 어디든 이직해야 되는데, 한편으로 물경력이라 아무데도 못가면 어쩌지 혹은 여기보다 더 안좋은 데(연봉 낮거나 일 많은 곳) 갈까봐 무서워 하면서
이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후회와 정신승리를 오가고 있음. 유독 아침에 눈뜨면 심해짐.
나이가 몇인데 아직 평생 뭘하면서 먹고 살지를 고민하고 있나. 사람이 좌절을 겪어야 단단해진다는데 물흐르듯 무난하게 살고만 싶어 다 피하고만 살아와서 업보빔 제대로 맞고 있는 건가 싶음.
그래도 생각해보면 내딴에는 이게 뭘 하긴 한거같은데 말이지. 더 열심히 살아야 했다는 건가보다. 너무 한심하다. 하긴 이세상에 열심히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하면서
근데 그런거같음. 나는 나혼자만 오랫동안 꾸준히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잘할 수 있는데, 쫄보라서 경쟁이 무서웠음. 시험, 면접, 취직 그런것들.
내 선에서 인생의 다른 문제들은 감사하게도 나름 순탄히 해결해왔는데, 항상 커리어가 스트레스의 원인임. 스스로 능력도 대단한 것도 없는 사람인 걸 마주하는게 무서운거지. 사실 알고는 있음. 스스로한테 기대감도 욕심도 있지만 없는 척하고, 에너지도 없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물론 그래서 대단한 회사를 가겠다는게 아님. 다만 고생하기 싫은 게으른 성격이라 작아도 몸이 개꿀인 회사 가고 싶다는 게 문제임 (아 이게 대단한 회사인건가.. 양심없는건가..)
요즘은 인생의 일들은 상보 관계라서 누군가가 고민하는 일이 나는 잘풀렸으니, 누군가가 잘 풀린 일은 내가 고민하는 일이 된 거라고 생각이 되기도 함. 이것도 물론 정신승리죠
물경력이라는 생각에 두서없이 적어봤는데 쓰고 나니 더 막막한 기분.. 나같이 정신승리 하면서 살아온 사람 있는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