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일했다. 퇴사하려고 한다.

ㅇㅇ2024.08.04
조회27,747
5년 일했다. 30대 초중반이다.
이직없이 퇴사하려고 한다.

이 회사에 들어갈 때 돈만 보고 들어갔다.
들어가서 정말 열심히 했다. 돈을 보고 버텼다.

초반 2년은 살아남겠다는 생각에
주말출근도 불사했고 대부분의 평일은 야근했다.
월 근로시간 250시간 찍어본적도 있었다.

그렇게 버티고 버텨서 수중에 1억 모았다.
어쩌다보니 5년이라는 커리어도 쌓였다.
물론 다른회사에서 써먹긴 애매한 커리어긴 해도
아무튼 한 직장에서 5년을 버텼다.

사람들은 물갈이되고
신규채용파/기존인원파로 파벌도 나뉘고
친한사람들은 한명씩 이직하고
열정있는 사람들은 싸우고 퇴사하고
윗선에 말도 안되는 부당한 지시도 인내하고
같은팀에 칼퇴하는자와 야근하는자들이 나뉘고
그 와중에 팀도 쪼개지고
퇴사한 사람 일도 짬맞아서 독박쓰고
사측인간이라는 소리도 들어보고
같이 일하며 별 이상한 사람들도 만나보고
나보다 돈많이받는 월급루팡들 일도 대신해주고

5년동안 참 많은일이 있었다.

6개월 전에 15년차 부장급이 퇴사해서 대리(나)가
업무 50%를 인수인계 받아 쳐내느라 6개월동안 야근을 했는데,

이번에도 또 10년차 퇴사하는 사람 업무를 받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나한테 내년까지만 더 야근하라고 한다.

사장님한테는 사람 더 뽑을 필요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나도 나가려고 한다.
조금 시원섭섭하기도하고 세상이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다른회사 가서도 나 잘할 수 있겠지?

비록 내 머리가 비상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남에게 피해안주려고 노력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3개월 쉬고 취업준비를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그래도 1억이면 2년은 버틸 수 있지 않을까.

그저 다른곳에서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위로를 받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