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다닌 회사를 퇴사하려고 합니다

ghkdlxld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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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곳은 제가 점심시간이나 일하다가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 매일 들어왔던 공간입니다.공감을 하기도 하고 응원을 얻거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비밀상자 같은 곳이었어요.
이렇게 제가 직접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네요..두서 없고 재미있는 글도 아니겠지만.. 많은 분들의 공감과 응원을 얻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저는 올해로 40세 직장인 여성입니다. 정확히 25살 2월 중순에 지금 다니는 회사를 입사했고 지방에 있는 소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변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회사의 발전과 함께 커가는 꿈을 꾸며 다른 곳은 바라보지 않고 일하며 지냈더니 어느덧 제가 20대, 30대를 넘어 40이라는 나이가 되었네요.그 수많은 시간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저는 어느덧 차장이라는 직급을 달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 저를 따르는 직원도 많고 일도 분배되고 동료와 나누는 장난스러운 대화도 있는 곳이었다면 아마 저는 이곳을 떠날 생각을 영원히 하지 않고 더 제 남은 시간들을 보내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큰 욕심 없이 살아 갔을 거 같습니다..15년이 지난 지금.. 직원은 저를 포함한 단 2명..그동안 있던 6~7명의 직원들이 하나둘 그만두고 그들의 업무가 저와 남은 동료에게 주어지고 그래도 또 해내고 버티고.. 그렇게 지냈습니다.회사가 잘되는 편이라 보수도 괜찮고 6시 칼퇴하기 때문에 큰 불만 없이 그렇게 다녔네요..사장님이 최근 사업을 확장하고 원래 성격이나 말투도 반말로 하고 막말을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업무강도와 15년째 나아지지 않는 복지.. 그리고 익숙해짐에 대한 무례함과 존중감이 없어지는 곳에서 더이상 일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참고로 제 복지는 15년을 일했지만 여름 휴가를 포함한 1년 연차가 8일입니다.그런데 2명밖에 없다보니 내가 쉬면 다른 직원이 혼자 모든걸 해야하기 때문에 그나마도 마음편히 못쉬는 구조고.. 반차가 4개씩 있긴한데 그것도 오전에만 사용해야 해서 거의 무효한겁니다. 몇명의 직원들이 나가면서 제가 원래하던 기획/디자인 업무를 포함 마케팅, 총무, 프로그램 업무 등을 모두 하게 되어 실제적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도 가끔 헷갈립니다.지금까지 수백명의 사람들이 면접을 봤지만 1달을 버틴이가 최근 6년이내 없습니다.뿐만 아니라 저희가 아침에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장님의 재떨이 치우기이며, 손닦을 수건을 집에서 세탁해서 가져다두고, 보고를 하러 갈때도 담배피는 앞에서 하는 등.. 이런일은 그냥 일상이고.. 회식 또한 퇴근 1시간전에 하자고 하면 빨리 알려준 정도입니다.갑자기 가족이나 지인과의 약속에 미안하다는 핑계로 파토내고 회식에 참여 한것도 수년이고..일을 할 때도 직급이나 존칭은 전혀 없습니다. 야. 아야. 등등 으로 부릅니다.그래도 의리라는게 있고 제가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회사이기에 저를 달래며 버티길 15년..이제 저는 더이상 버틸 수 없는 기로에 와버렸고.. 어제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말했습니다.그것마져도 태도가 안좋다며 나무라고 했지만 제가 더이상 잃을게 없다는 생각에 확고하게 말하게 됐네요.그렇지만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당장 제가 그만두면 남은 직원 1명에게 제 업무까지 주어지기 때문에 미안함이 크고 회사 유지가 힘들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나가지 못하게 설득을 할게 뻔하거든요..근데 저는 더이상 이곳에 저를 내버려 둘 수가 없습니다.. 당장은 인수인계 문제로 나갈 수 없겠지만 올해안으로는 퇴사를 단판지으려고 합니다.15년을 한곳에 있다보니 새로운 시작이 무섭기도 합니다.참고로 저는 작년 39살에 결혼했고 자녀 계획도 없고 맞벌이 부부라 친구처럼 큰 트러블 없이 지내고 있어 생활에 당장 큰 타격은 없습니다.다만 제가 아직 늦은게 아니고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는 격려와 응원을 받아 더 제 인생을 나아갈수 있는 힘을 받고 싶습니다.정리되지 않고 감정 섞인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