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뒤면 결혼한지 1년되는데 집 때문에 혼인신고 미루고 있었는데 혼인신고 안하길 다행이다 싶네요
제 팔자가 사나운건지 5년전 남편이랑 연애 시작할즈음에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아주 애기때 돌아가셔서 거의 기억에 없는터라 엄마잃은 슬픔을 위로해주는 남편의 다정함에 결혼결심했죠
결혼식 치르기 두달전에 시어머니가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침울한 분위기속에 어찌저찌 식은 치뤘어요
충격이 커서인지 시아버지가 쓰러지셨고 뇌졸증이 와서 거동이 불편해지셨어요 결혼하면서 일관두고 남편있는 지역으로 온터라 제가 병원수발 들었죠 퇴원하고나서 시누이가 이혼하고 시댁으로 들어왔어요 한참전부터 별거하는건 알고있었는데 갑자기 이혼했다고 가방들고 오더라구요
이혼이유는 시누이의 알콜중독수준의 술마심 때문이었죠
엄마 돌아가신게 슬프다고 한병
아빠 쓰러진게 맘 아프다고 한병
이혼한게 힘들다고 한병
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이 지역에 새로 오픈하려고 가게자리 알아보고 있는중이라 백수였으니 퇴원한 시아버지 케어도 제가 하게됐죠
남편은 소방관이라 요샌 집에와서 잠자기도 바빠서 제가 나서서 하는게 맞다 생각했어요
시댁이랑 저희집이랑 차로 20분거리
남편출근시키고 시댁가서 시아버지 아점상 봐드리고 밤새 시누이가 먹은 술병치우고 청소해놓고 나와서 학원갔다가 가게자리 알아보러 다니다 다시 시댁가서 저녁상 차려놓고 집에와서 남편 밥 챙겨주는걸 석달넘게 했어요
마침 적당한 가게자리 찾아서 간만에 일찍 퇴근한 남편이랑 밥먹으면서 가게얘기하고 있었어요
자리 마음에 든다 이렇게 저렇게 공사하면 다다음달쯤엔 오픈할수 있을것 같다 이런저런 얘길하는데
남편이 뭔가 생각하는 표정짓더니
그럼 이제 아빠 밥은 어떡하지? 하더라구요
너무나도 진지하게 말하는 그 표정이 단순 의문이 아니라 저한테 묻는거였다는걸 깨닫는순간 정말 정이 확 떨어지네요
처음에 분명 가게 오픈하기전까지만 좀 챙겨달라고 부탁하는투였는데 어느샌가 당연히 내가 하는게 맞다는식으로 말하는게 짜증나긴했지만 시간지나면 알아서 대책을 마련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생각은 저랑 달랐나봐요
출근전에 들러서 봐주고 퇴근길에도 들여다봐주라며 자영업이 좋은게 그런점이 아니냐면서 시누이는 하루 20시간을 취해있는 애니까 불안해서 아빠 못맡긴다 하는데 내가 식모살이하려고 너랑 결혼한것도 아니고 당연히 내몫인것처럼 말하지말아라 언제까지 내가 챙길수는 없는거고 시누이도 혼자됐으니 자기 앞가림하게 혼내서라도 자리잡게 해야지 했더니 원래 그런애라고 그런애 믿고 니가 손놓으면 안된단식으로 말하네요
따로 케어해줄 사람을 찾든 다른 방법을 찾아야하는게 맞다 했더니 매정하네 무심하네 니 아빠여도 그랬겠냐며 가슴을 후비네요
자식둘은 바쁘고 취해있느라고 내팽겨쳐두는데 내가 왜 내몸 갈아서 들여다봐야하냐니 니가 따로 챙길부모도 없는데 그게 뭐 어려운거라고 생색이냐는데 정말 정이 확 떨어지네요
같은 공간에 있는것도 소름끼쳐서 가방꺼내서 짐 쓸어담으니 갈데도 없지않냐며 또 한번 가슴을 후벼파네요 그냥 길바닥에서 자도 여기보단 마음 편할것 같다며 나와서 돌아다니다 적당한 호텔 잡아서 누워있다가 내 인생이 서럽고 팔자가 이따위인게 욕나오더라구요
그와중에도 혼인신고 안한게 다행이댜 싶고 가게계약 안해서 돈도 굳었다 라는 계산이 되니 현실적으로 계산하게 되네요
원래 살던 지역도 싫고 이쪽은 다시 쳐다보기도 싫고 어디가서 먹고사나 싶어서 집 알아보는 어플켜서 뒤적대고 있는데 혼자사는게 더 행복한게 맞겠죠?
화가 좀 가라앉고나니 차분하게 생각해보니 이게 맞나 싶어지고 멍청하게 내일 먹을거라고 장봐서 사둔 생고기는 어쩌나 싶은거보니 내가 진짜 식모팔자인가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