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갈등

사는게 참2009.01.22
조회22,001

결혼한지 1년된 새댁입니다.


둘 사이에 크게 문제없이 잘 살아왔는데 저와 시어머니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자꾸 헤어

지자는 말이 나오게 되네요.

시부모님이 원체 힘들게 살아오셔서 그런지 좀 거치십니다. ;;


특히 시어머니는 성격이 강해서 무슨 말을 하면 목소리부터 높여서 제가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이름 부를 때도 있긴 하지만 수시로 전화해선 대뜸 "야"~~어쩌구 저쩌구... 말할 때도 조금만 비위에 안맞으면 소리 엄청 질러댑니다.

시어머니 험담을 조금 하자면,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제가 가진 상식이나 규범, 이런 것들과 너무나 다른 분입니다. - -;;

아버님이 6형제 중 맏이인데 할아버님, 할머님한테 경제적인 도움 하나도 못 받았다고 저한테 원망 많이 하셨거든요.

근데 예전에 할아버님 모시고 살다가 작은 아버님들이랑 재산 싸움이 나서 시어머니와 작은 아버님들이 서로 욕 하면서 막 싸웠다네요.

'이 새끼 저 새끼' 하면서.. ;;결국 시어머니가 '그럼 돈 가져자고 대신 모시고 살아라..' 뭐 그런 식으로 되서 할아버님이

막내 작은 아버님 집에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것도 엄청 충격이었습니다.

그 뒤로 어머니에 대한 선입견이 생겼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고...용서도 안되고..

이거 완전 콩가루 집안이구나..싶고..

그리고 결혼 전에 분명 신랑 예물, 예단 이런 것 하지 말고 그냥 돈으로 다 보내라 그래서 예단비, 예물비 합쳐서 보냈는데

결혼식 끝나고 신혼 여행 갔다온 다음 날 아침에 전화해선 이모들한테 보여줘야 되니 이불이랑 반상기 사오랍니다. 우쒸..

저한테는 예물 14k세트랑 24k 목걸이, 결혼 반지 해준 것 밖에 없으면서 그 뒤로 자기 아들 하나도 받은 거 없다고 입만 열면 얘기합니다.

자기 아들 예물할 돈으로 작은 집들 이불 했으면서..;;

예물할 때도 '14k세트가 더럽게 비싸네' 이러면서 엄청 돈 아까워하더군요.

게다가 철이 없는 건지 한복에 무슨 로망이라도 있는 건지

결혼하기 전에 대뜸 궁중 한복 얘기를 꺼내면서 은근히 바라는 내색 보인 것도 기가 막혔지만

더 심한 건 계속 당의를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겁니다. tv 사극에 나오는 그런 한복이요.

그런 것 입기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어머니들 입는 평범한 걸로 품위있어 보이는 한복으로 하시라고..'

그랬더니 그것 자기 고집대로 못하게 했다고 소리를 질러댑니다. "아무거나 자기 입고 싶은 거 입으면 되지 뭐 그러냐고.."

그러곤 결혼식 때 머리하기 돈 아깝다고 아얌을 쓰겠다고 하는데 글쎄... 수백명 되는 사람들 불러다 놓고 집안 망신 시킬 일 있나.. ;;암튼 겨우겨우 말려서 결혼식 때 머리 하시게 했습니다.

더 가관인게 자꾸 제 앞에서 친정 엄마 험담을 하는 겁니다.

친정 엄마가 옛날 분이셔서 오래된 관습 같은 거 엄청 따지는데(결혼 날 점봐서 잡고 함 들어올 때 떡하고 등등은 그래도 많이들 하지 않나요..;;)

시어머니가 연배도 10년이나 어리신데 말끝마다 "니네 엄마는 아버지한테 자기 주장 하나도 못펴고 사나 보더라.. 어쩌구.."

시아버지 앞에서 "얘네 엄마는 그렇게 미신을 믿어서.. 어쩌구.." 그럽니다. 엄마가 점을 봤더니 안좋다고 해서 결혼을 좀 미뤘거든요.

그러던 중 어느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제가 좀 따졌거든요.

'예단비가 불만이어서 그러시냐, 니네 엄마, 얘네 엄마 그렇게 말씀하시지 말아라, 예단비 그거 적은 것도 아니지 않느냐' 등등..

며칠 뒤에 남편한테 울면서 전화해선 제 욕을 엄청 했다는군요. 그 일로 남편이 엄청 화내고 헤어지자는 말까지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음날 사과해서 그냥 넘어갔는데 일주일 뒤에 이불이랑 반상기가 집으로 날라왔더라구요.

그거 본 순간 너무 화가나서 그대로 들고가 '왜 보내셨냐'고 그랬더니 저랑 정리하려고 그랬답니다.

제 이름으로 보험도 들었었는데 그것도 바로 해약해 버리고..

그래서 제가 '그러면 이제 저 볼 생각 하시지 말라'고..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순간 욱해서..

그 뒤로 남편이 집에만 가면.. 저랑 헤어지라고 화내고.. 가관인게 '저랑 헤어지면 재산 반 주고 안 헤어지면 한 푼도 안 준다'고 거의 반 협박 하다시피 했답니다.

'며느리고 뭐고 꼴도 보기 싫고 집에 오면 독약 먹고 죽어버리겠다'고..

아 진짜.. 모멸감 느꼈지만 참고 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큰 잘못했고 반성하고 있으니 푸시고, 앞으로 친딸 보다 더 살갑게 잘 하겠다'라고..

그리고 한달 뒤 어머니 생신 전전날 화해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갔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백번쯤 말하고 '다신 안 그럴께요' 50번 쯤 말한 것 같았습니다.

근데도 '필요없다'고, '다신 너 안본다'고... 여전히 '너한텐 재산 요만큼도 안준다.

둘이 살다가 하나 죽으면 재산 다 기부하고 요양원 가서 살거다' 등등...

그날은 그냥 돌아와서 며칠 뒤 편지를 또 썼습니다.

'제가 잘못했으니 용서하시고.. 어머니가 친정 엄마 험담해서 울컥했다..
아버님이랑 하나밖에 없는 아들 생각해서 푸시라고..'

그리고 '요양원 가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다 가시는 게 결코 좋은 게 아니다.
자식, 손주 얼굴도 못보고 사는 게 얼마나 끔찍할 지 생각해 보시라'고 덧붙였거든요.

편지 도착하고 그날 저녁에 남편이 집에 들어와선
'안되겠다'고, 헤어지잡니다. 자기 부모 바보 아니라고... 그런 협박 편지가 어딨냐고,

어머니 완전히 끝이라고 다신 안보겠다고 펄펄 뛰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그 일로 지금 좌불안석인데... 아 정말... 너무 싫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