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름 괜찮은 집에서 산 거 같다 생각했는데

ㅇㅇ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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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정신병이 걸린 걸까 왜 불안정한걸까 우리 집은 막 큰 일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무난한 거 같은데 왜 애정결핍이 생긴 걸까 내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생각했었거든

그냥 친구가 없었어서 인 걸까.. 친구를 못 사귀었던 성격의 원인은 무엇이지.. 그 전에도 인터넷을 엄청 많이 했었는데 왜지.. 싶었는데 얼마 전에 그 이유를 깨달음

우리 엄마가 자기 기분 나쁘면 나한테 소리지르고 별 것도 아닌 걸로 화내고 스트레스를 엄청 풂

옛날에는 그냥 속으로만 참고 있었다가 한 2-3년 전부터 약간.. 정신병 터져서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고 속상하고 나도 똑같이 개ㅈㄹ하고 펑펑울고 그러는데

전에 엄마가 집 들어왔는데 밖에 더워서 힘들다고 나한테 안방 침대에 이불이 떨어지려 하네 뭐네 하면서 소리지르고 화 ㅈㄴ냄

그 때 20살 되고 오래 안 그래서 엄마와의 앙금이 잊혀지고 있다가 오랜만에 그런 거라 감정이 폭발하면서 너무 힘들었음 그래서 베란다에 박혀서 2시간동안 욺

그리고 엄마한테 가서 제발 본인 기분 안좋다고 남한테 화풀이하지 말라고 울면서 뭐라 했는데 엄마가 그거가지고 우냐고 미안하다 하고 한참 그냥 조용히 있더니

자기 전에 본인이 나한테 화풀이를 안 했던 거 같은데 그렇게 말할 정도로 많이 했었나 싶어서 생각해보니까

결혼 초 시절에 시어머니가 별 거도 안 했는데 뭐만 하면 소리 지르고 성질 부려서 힘들었었대 근데 남편한텐 말 해도 별로 들은 체도 안 하고 본인은 힘드니까 그럴 때마다 나한테 그걸 똑같이 했다는 거야

나한테 별 거 아닌 걸로 소리지르고 화내고 있으면 아빠가 와서 무슨 일이냐고 왜 그러냐고 물어볼 거고 그러면 니네 엄마가 나한테 이래서 나도 자식한테 똑같이 하는 거다 이러려고 맨날 나를 혼냈대

난 그걸 듣고 너무 슬프고 속상했어 엄마에 대한 연민 감정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이유로 내가 이렇게 됐다는게 너무 슬펐어

어릴 적에 부모가 일관된 태도로 자식을 양육하지 않고 기분 따라서 어떨 땐 화내고 어떨 땐 화내지 않고 잘해주면 부모에 대한 애착 형성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된 애착 관계를 가지지 못한다고 그러잖아

내가 딱 그 꼴인 거야 남에게 의존하는 일이 잦고 나를 특별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꼭 있어야 불안해지지 않아서 연애를 했던 것도 그럼에도 사랑이란 걸 믿을 수 없어서 항상 불안해하던 것도 엄마가 큰 소리 내는 것만 들어도 짜증이 확 솟구쳐오르고 엄마가 나한테 짜증내면 나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나가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도 스트레스에 취약해 불안해지면 공황 발작이 오는 것도

그냥 시어머니한테 화나서 나한테 보여주기 식으로 화풀이 했던 … 어떻게 보면 고작 그런 걸로도 … 사람을 이렇게 만들 수가 있는 거야

물론 복합적인 이유야 있겠지만… 엄청나게 화나고 정신이 내가 아니게 되는 건 엄마가 나한테 화풀이 할 때 밖에 없었어

엄마도 그 때 힘들었겠지만 나한테 화풀이 한 행동은 절대로 양육자의 행동은 아니라 생각해 성인이고 생명을 태어나게 한 이상 나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데 엄마는 그러지 못했어

며칠 전에 생각하던 건데 말이야 나는 대가 없는 사랑이 너무 좋더라

부모와 자식, 인간과 반려동물 이런 대가 없고, 순수하고, 안정적인 사랑의 형태가 너무 좋아

그런데 내가 지금 자식을 낳을 수도 없으니 말이야 연애를 또 한다면 아무 것도 나에게 바라지 않고 나도 상대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서로를 엄청나게 사랑해주는 그런 관계를 맞고 싶다 생각했거든 섹슈얼한 관계 없이

근데 그걸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가족이더라고

나는 가족을 갖고 싶던 거였어

지금의 가족이 멀쩡하게 있음에도 나에게 아무런 안정감을 가져다 주지 못해

그래서 그냥 내 결핍의 원인이 가족 때문이란 걸 알았을 때 너무 속상했어

어떻게 해도 다시 채울 수는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