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도 더 오래된 친엄마와의 갈등

ㅇㄴ2024.09.26
조회104
안녕하세요
익명의 힘을빌려 오래된 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저는 40대가된 주부입니다
저의 어린시절은 엄마의 바람으로
온통 우울하고 슬프고 스트레스로 억눌린채
흘러갔습니다

엄마와아빠는 처음부터 사이가 안좋았고
화목한 가정은 아니였어요
그래도 저는 꽤 밝고 명랑한 여자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초등학교 방과후에 집에가보니
현관문앞에 엄마가 없으니 바로 학원을 가라는
쪽지가 써져있었고 저는 왜그랬는지모르겠지만
그당시 문마다 있던 우유 구멍통을 열어
그 작은 구멍으로 집안을 살펴봤어요
(정면으로 안방이보이는 구조였음)
제 눈앞엔 엄마와 아빠가아닌 다른 남자가
발가벗고 있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그 후로 아무에게도 말하지못하는 큰 비밀이 생긴 저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머리털이 많이 빠지고 어느순간 정수리에
땜빵이 생길 정도였어요
(이 땜통은 학창시절 내내 큰 컴플렉스였고
지금도 여전히 있습니다)

그 후로 일일이 다 말할수도 없을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대충 간략히 써보자면
- 엄마아빠와 크게싸운날 엄마가 차키를 가지고
집을 나가려하자 어린마음에 저는 엄마를 따라나섰는데
울고불고 붙잡아도 저를 발로 밟고 주먹으로 때리면서
떼어놓던 일
- 그당시엔 휴대전화가 없어서 그 남자가 엄마와 전화를 하려면 아빠가 없는 낮시간에 집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받으면 늘 끊어버려서 제가 하루는 아무 대답도 없는 수화기에대고 우리가족의 행복을 제발 망치지 말아주세요 속삭였더니 그걸 알게 된 엄마가 저를 온몸에 멍이 들도록 때린 일
- 엄마가 바람피느라 저와동생을 돌보지않아 밤늦도록 어린이집에 방치된 동생을 대신 찾으러갔다가 이런식으로하면 곤란하다는 쓴소리를 들은 일

등등
어린이가 겪지않아도 될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어린시절 늘 불안했던 저는 긴장의끈을 놓지않고
살다가 너무 다행히도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제 아이도 낳고
부모에게 받지못한 안정감을 이제야 느끼면서
살고있어요

그런데 며칠전 추석에 사달이났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에게 이 영광(?)의 상처인 정수리 땜빵은
단순히 보기에 싫은 것이 아니라
저의 크나큰 치부이자 어린시절 상처의 응축?
그 무언가입니다
그래서 누가 알아보면 굉장히 치욕스럽고
당황해요 마치 누군가 제 어린시절을 훔쳐본것처럼요
(그런이유로 늘 머리를 묶고 살아요 보이지않도록)
남편도 모를정도로 꽁꽁 숨기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추석에만난 엄마가 갑자기
제 아이의 머리를 보더니 큰소리로
야 얘도 너처럼 땜빵있는줄 알았다!!!라고 했습니다
제 남편 앞에서요

저는 순간 눈이 돌아버렸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뭐 그런걸로 유난이야 할수도
있을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순간 저사람이 정말 내 엄마가 맞나?
싶을정도로 너무 큰 배신감과 치욕스러움과
그간 아무에게도 말하지않고 눌러왔던 제 어린시절
트라우마가 마치 쓰나미처럼 갑자기 절 덮쳐서
감정의 소용돌이가 몰려왔습니다

남편도 그 얘기를 듣고는
어? 땜빵이 있었어....? 라고 하는데
저는 그간 숨겨왔던 큰 비밀이 까발려지기라도 하듯이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잠깐 어딜 간 사이에
엄마한테 화를 냈습니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그러냐고
생각 좀 하고 말이라는걸 하라고 했어요

(엄마는 이 땜통이 자기때문에 생겼다는걸
모릅니다
땜통이 생겨서 어린시절에 병원을 갔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아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것같다고
하니 엄마는 "어린앤데 스트레스받을게 뭐있어요?"라고
했고 아마 이 일을 전혀 기억하지못할거예요)

아무튼 추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니
엄마는 저에게 전화하여 본인에게 제가 저렇게 따진거에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고하며
(하대하듯이 말했기때문)
딸이란게 어미한테 할말 못할말 구분하지못한다고
극대노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듣다듣다 이 땜통때문에
난 자살까지하고싶었어라고하자
엄마는 그냥 제발 자살을 해라!!!라며 끊어버렸어요

저도 참지못하고 이 기회에 그냥 연을 끊어버릴생각으로바로 장문의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어린시절 이야기와
목격한 것들
상처받은것들
등등을요

그랬더니 엄마가 읽고 씹었어요 ㅋㅋㅋㅋ

엄마 입장에서는
다 지난 얘기로 황당해할수도 있겠어요
얘가 미쳤나 싶을수도 있겠어요

그냥 당사자에게 30년 묵은 이야기를
다 털어놓고나니 제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그냥 죽을때까지 덮어둘껄그랬나?
싶기도하고
고작 머리 땜빵얘기했다고 이 사달을 만든
내 잘못인가? 싶기도 하고

참 마음이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