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나는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어. 그저 친척 언니와 오빠와 재미있게 놀고 있다고만 생각했으니까. 아마도 경계심이 부족했던 건 아빠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 아빠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베푸는 분이셨거든. 그런 아빠를 보며, 가족이라면 당연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 가족에게 그런 일을 당한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지. 처음엔 그 모든 일이 꿈이라고, 나에게 일어날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부정하고 회피했어. 하지만 그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더라. 분명히 잊으려고, 지워버리려고 노력했는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은 점점 더 선명해졌어. 그렇게 10년 넘게 부정해왔지만 결국 나는 내가 친척 오빠와 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내가 나약해서인지, 가족 안에서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일 이후로 남자를 대하는 게 너무 무서워졌어. 그 무서움이 한때는 아빠에 대한 원망으로도 이어졌어. 왜 그들을 가족이라 생각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만나게 하셨을까,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셨을까 싶어서. 차라리 나를 태어나지 않게 하셨다면, 이렇게 살게 만들지 않으셨다면 하는 마음도 들었어. 20년이 지나고 나서야 문제는 아빠가 아닌 그들이었 다는 걸 알게 됐어. 하지만 그동안 나는 이 사실을 숨기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살려고 애썼어. 그 결과 내 진짜 모습을 잃어버렸지. 그런데 그들이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어째서 그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어. 부모님께도,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도 이 일을 털어놓지 못한 내 자신이 참 바보 같아. 공소시효도 지나 이제 그들은 법적 처벌조차 받지 않겠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겪지 않았을 텐데, 왜 나는 이렇게 작은 일로 힘들어해야 하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괜찮아질 거라 믿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 나를 더욱 괴롭게 해. 그 중 한 명이 올해 12월 1일에 결혼을 한다고 부모님께 연락이 왔어. 아빠는 꼭 참석하라고 하시는데,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 왜 바보같이 그 자리에 가서 축하해야 하는 걸까. 결혼식 날짜가 다가올수록 차라리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만 더 커져가. 그들을 용서하고 싶지 않고, 오히려 불행해졌으면 하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비참하게 느껴져. 하지만 만약 또 다른 누군가가 이런 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네 잘못이 아니야. 부모님도 너만큼 힘들어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 그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나처럼 회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
친족성범죄..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
아빠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베푸는 분이셨거든. 그런 아빠를 보며, 가족이라면 당연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 가족에게 그런 일을 당한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지.
처음엔 그 모든 일이 꿈이라고, 나에게 일어날 일이 아니라고 스스로 부정하고 회피했어. 하지만 그 사람들을 마주할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더라.
분명히 잊으려고, 지워버리려고 노력했는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은 점점 더 선명해졌어.
그렇게 10년 넘게 부정해왔지만 결국 나는 내가 친척 오빠와 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내가 나약해서인지, 가족 안에서 그런 일을 겪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일 이후로 남자를 대하는 게 너무 무서워졌어.
그 무서움이 한때는 아빠에 대한 원망으로도 이어졌어. 왜 그들을 가족이라 생각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만나게 하셨을까,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셨을까 싶어서.
차라리 나를 태어나지 않게 하셨다면, 이렇게 살게 만들지 않으셨다면 하는 마음도 들었어.
20년이 지나고 나서야 문제는 아빠가 아닌 그들이었 다는 걸 알게 됐어.
하지만 그동안 나는 이 사실을 숨기며,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살려고 애썼어. 그 결과 내 진짜 모습을 잃어버렸지.
그런데 그들이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어째서 그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어.
부모님께도,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도 이 일을 털어놓지 못한 내 자신이 참 바보 같아. 공소시효도 지나 이제 그들은 법적 처벌조차 받지 않겠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겪지 않았을 텐데, 왜 나는 이렇게 작은 일로 힘들어해야 하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괜찮아질 거라 믿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그런데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 나를 더욱 괴롭게 해.
그 중 한 명이 올해 12월 1일에 결혼을 한다고 부모님께 연락이 왔어. 아빠는 꼭 참석하라고 하시는데,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
왜 바보같이 그 자리에 가서 축하해야 하는 걸까. 결혼식 날짜가 다가올수록 차라리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만 더 커져가.
그들을 용서하고 싶지 않고, 오히려 불행해졌으면 하는 내 자신을 볼 때마다 비참하게 느껴져.
하지만 만약 또 다른 누군가가 이런 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네 잘못이 아니야.
부모님도 너만큼 힘들어하지는 않을 거야. 그러니 그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나처럼 회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