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한 마디만 부탁드립니다.

118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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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서울에 살고 있는 34살 여성입니다.이런 얘기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뭐해 여기에 적어보면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그리고 위로도 받고 싶어 남기게 됐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기억이라는게 있을 때부터 엄마한테 가스라이팅, 학대를 당했습니다.저희 집은 딸 셋에 제가 장녀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어린 애한테 그랬나 싶습니다.

1)치킨을 시키면 닭다리는 늘 동생들 몫이었고, 저는 목뼈랑 퍽살 한덩이 그릇에 담아방에서 따로 먹었고, 콜라라도 달라고 하면 엄청난 눈초리를 받았습니다.

2)초2때부터? 인가 제가 설거지를 했었는데 어린 제 손이 작다 보니 설거지 하다 보면손아귀에서 놓쳐서 컵이나, 접시 등을 깨먹고는 했습니다.그럴 때마다 애가 칠칠치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치우다 손이 베어도 괜찮냐는 말 한마디듣지 못했습니다.

3)초1 때 수학경시대회에서 55점을 받았는데, 성적이 낮다고 엄마한테 싸대기 맞고, 신발로 머리를 맞았습니다.

4)초등학교 시절 제 별명은 잠만보, 돼지새끼, 식충이, 거짓말만 하는 년 등이었습니다.

5) 제 둘째 동생은 배운적이 없는데도 그림을 아주 잘 그려 상장을 자주 받았습니다.반면 저는 그림에는 소질이 없어 받은 적이 없고, 초5 때, 딱 한 번 과학상상화그리기 대회에서동상을 받았습니다. 동생은 매번 상장을 받아오면 부모님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어서 저도 이번에 나도 먹어보나? 했지만, 그림으로 뭐해 먹고 살꺼냐면서 꾸중만 들었습니다.

6)초1때 글씨경시대회?를 나가 장려상을 받아왔는데 저는 그때 장려상이 뭔지 몰랐습니다.그런데 엄마가 다른 친구들은 뭐 받았냐고 해서 금상, 은상, 동상이 있다고 했더니구겨서 저한테 던지더라고요. 생에 처음 받은 상장인데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7)저랑 둘째는 3살 차이가 나는데, 저 고1때 중1이었던 둘째가 마법을 시작했습니다.엄마는 아빠에게 둘째가 여자가 되었다면서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하였고, 저는 눈치가 보여공부할게 많다 말하고 가지 않았습니다.돌아오는 동생 손에는 장미꽃과 생리대, 돈봉투가 들려있더라구요.

8)7번 이야기가 참 마음이 아픈 이유는 저는 초5학년 때 첫 마법을 했었습니다.그때 가을이었는데 아이보리색 이불에 피가 묻어있어 정말 놀랬었습니다.내가 무슨 병에 걸렸나 했었어요.그걸 본 엄마는 생리대 값 아깝게 벌써 시작하면 어쩌냐면서 저한테 이불을 세탁하라고 했어요.
저는 세탁기에 넣었는데 엄마가 그 드러운 걸 거기다 세탁하려고 했냐면서 화장실 욕실에넣고 발로 밟으라고 했어요.가을이었지만 온수도 못쓰게 해서 욕조에 찬물 받아 샴푸 넣고 발로 밟아서 빨았는데정말 발 시려워 죽는 줄 알았어요.무엇보다 물먹은 솜 이불을 하나하나 다 짜서 베란다에 널다 보니 진짜 너무 힘들고 추웠습니다.

9)저는 썰매만 타보고 스키는 타본 적이 없어요.셋이서 스키장 가면, 동생들 리프트? 태워서 보내고, 내려오면 또 올려 보내고그러다 배고프다 하면 매점 데려가서 밥 먹이고 또 올려 보내고 했었습니다.남도 아니고 동생들이 타니까 불만은 없었지만 속으로 많이 부러웠습니다.

10)설, 추석, 제사 때가 되면 엄마따라 장 보러 시장을 가는데 초1인데도 저한테끌게 하나 주고, 정말 제 몸 만큼 장을 봐서 끌게 했었어요.그러다 보면 힘이 없다보니 끌게가 넘어질 때가 있는데 채소같은 건 괜찮지만생선이나 계란 같은 건 상하거나 깨질 때가 있거든요.그럼 또 사람들 다 보는데서 온갖 욕을 들었어요.

11)고등학교 때, 제 용돈은 차비 포함 10만원이었습니다.아무리 아낀다 하더라도 차비에다 생리대, 스타킹, 공책, 참고서사면오히려 역부족이었어요.그러다 제 생일날 현금 3만원 받았는데 나중에 제가 5만원만 달라했더니그때 준 3만원은 어디다 썻냐고 하더라고요.그 3만원도 전부 티머니 충전했었거든요.

12)저는 까르푸에 가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제가 좋아하는 용가리 치킨 너겟을 시식할 수 있었거든요.평소에는 거의 동생들만 주고 저는 많아야 두 개정도 먹는데거기 가면 눈치는 보이지만 모르는 척 하면서 먹을 수 있고,다른 시식 코너에서도 제가 평소 먹고 싶었던 거 먹을 수 있었거든요.냉동 만두나 우동 같은거요.

13)마지막으로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제 생일에 미역국이나 생일케익은 없었어요.동생들은 소고기 미역국에 베라 아이스크림 케익에이것 저것 많이 먹었는데 저는 케익 안 좋아 한다는 핑계로시장에서 파는 저렴한 롤케익 먹고, 미역국도 고기 없는그냥 미역국만 먹었어요.


정말 많지만 당장 생각 나는 거 위주로 적어봤습니다.그때 닭다리는 구경도 못해서 그런지 지금도 닭다리는 안 먹습니다.한 두번 먹어본 적 있는데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뭔가 제가 먹으면안될 것 같은 음식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저보다 더 힘들고, 어렵게 자란 분들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작성한 건 나이가 먹으면 잊혀지고다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현재 제 상황이 힘들어서 그런건지 자주 떠오르고나름 즐거울 때도 그 기억들이 머리 속에서 팝업되고는합니다.그 기억이 떠오르면 괜히 우울해지면서 난 왜 태어났을까오늘 자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좋지 못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