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람 많은데

ㅇㅇ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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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배려 부족이나 무례함 등을 직접적으로 나무라지 않다가 나중에 조용히 내 선에서(일방적으로) 절연하는 것'이 회피형이 아니야. 앞에서 대놓고 지적하지 않는다고 다 회피가 아니고, 손절하고 싶은 사람 연락 씹는건 더더욱 회피가 아니야. 회피형은 자기가 잘못한 사실을 상대한테 말못하는거, '내가 타인과 함께 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할 말이나 결정을 직후의 반응이 두려워서 못하고 그 상황(사람X)으로부터 도망가는게 회피형이지. 말을 해야 하는데 무서워서 못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판단한 경우는 회피의 ㅎ자도 해당이 안돼.

저번 토욜에 국힘 의원들 김건희특검 투표 끝나자마자 탄핵 찬반 투표 안하고 단체로 도망갔잖아. 자기들끼리 의총을 연 것도 아니야, 회의장 나가서 숨어있을데가 즈그 당사밖에 없다보니 결과적으로 거기 다모였던거지. 반대하면 국민신발놈이고 찬성하면 배신자 되니까. 기권표 던질 용기도 없으니 그냥 투표 자체를 포기해버린거야. 회피는 이런게 회피라니까? 본인이 그 상황에 마땅히 해야되는 의사표현을 못하는거.

찐회피형들은 개인적인 친구한테만 그렇게 구는게 아니고 직장 상사한테도 그렇게 굴어. 사회적/공동체적으로 막중한 책임이 걸린 일이어도, 타인 뿐 아니라 심지어 본인이 손해 볼 수 있는 와중에서도 그렇게 행동한다고. 그러니까 회피형이 성격장애인거고 정신과치료 받아야되는거지. 언제든 끊어내도 인생에 지장없는 사적인 친분관계에 적용될 관점이 아니야.

상대방 언행이 좀 불쾌하더라도 드러내놓고 내색을 안하는건 그사람의 사회생활 태도인거고(그게 회피면 일본인들은 다 회피형이게?), 이사람 하는짓이 영 맘에 안드네 싶을 때 아무말 없이 차단때리는 것도 그사람의 인간관계 다루는 스타일이 원래 그런거야. 대다수는 스스로 이렇게 하는게 어른다운 방식이고 매너라고 생각할걸? 맘같아선 할말 다 쏟아내고 싶은데 상대방이 무서워서 못하고 있는게 아니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티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노력하는 사람도 아주 많아.





회피형한테 손절당했다는 애들아, 너한테 아무말 안하고 어느날 갑자기 증발했다는 걔가 '회피형'이라서 다른 모든 사람한테 다 그럴거같지? 걔한테도 누군가는 서로 맞춰가고 고쳐가면서 함께 성장하고 싶은 친구일거야. 그게 너가 아닐 뿐.

"너 아까 뫄뫄한거 난 좀 그렇더라"하는 말한마디 안꺼내다 어느날 사라지는건, 애초에 그닥 안친했으면 대부분 그러게 돼있어. 내 곁에 없어도 되는 사람이고, 수틀리면 안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그러는 거라고. 말하면 고칠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야. 애초에 그런 과정을 밟으면서까지 관계를 이어나갈 가치가 없는거야. 집에 있는 물건 고장났다고 무조건 고쳐써? 비싸고 귀한거거나 특별한 애정이 없으면 그냥 버리고 새거 사잖아. 사람도 마찬가지야 세상 그 누구도 쓸데없는 사람한테 에너지 소모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감정낭비고 시간낭비라고.

애초에 그만큼 친해지지 못한 이유가 손절의 이유와 크게 멀지 않을 수도 있겠지. 예를 들어 나는 상대가 2찍이면 친밀감을 잘 못느끼는 편인데, 연락오는거 씹을 이유까진 없어서 대충 어울리다가 굥 탄핵 반대하는거까지 알게 되면 조용히 차단 누른다. 보기만 해도 불편하고 이질감 들고 사소한 스트레스를 계속 주는데 어떻게 서로 불만을 털어놓고 충고도 해줄 만큼 깊은 사이가 되겠니.

*사실 어떤 잘?못?은 아주 절친한 사이 아니면 말얹기도 민망하기는 해. 특히 그게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동은 아닐 때. 예를 들어 상대가 굥탄핵 반대한다고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잖아?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혹은 원래 가깝고 친했어도 손절의 계기가 되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인식 자체가 비호감으로 바뀐 걸 수도 있어. 전문용어로 "정뚝떨"이라고 하는건데. 이런 경우 때때로 상대한테 해명이나 사과를 요구할 마음도 안들어. 그런 언행을 하는 무지함과 무신경함을 '깨닫던 말던' '고치던 말던' 그냥 그 사람 자체가 당장 보고 싶지 않아진다고. 얼굴만 봐도 그 일이 생각나기 땜에.

물론 위같은 경우는 좀 특수한 케이스고(오래 사귄 친구 얼굴도 안보고 싶게 만들 일이면 본인에게 아예 신호가 안가기는 어려움), 대개의 암말없는 잠수절교는 알게된지 얼마 안된, 친하다기도 뭐하고 '알아가는' 사이에서 주로 일어나. 알고 지낸지는 꽤 됐더라도 평소에 선연락 잘 안하던 사람일 확률이 높고. 잘 생각해봐.


"나도 너의 어떠어떠한 점이 맘에 안들었는데도 지금까지 참아줬는데~~" 하고 억울해할 필요도 없어. 참아주긴 뭘 참아줘? 참아준게 아니라 너가 참을만하니까 걍 참고 넘긴거지. 못견디겠다 싶은 순간이 왔으면 너도 거기서 끝내기는 똑같았을거야. 너는 걔의 어떤 점을 참을 수 있어도 걔는 너의 어떤 점을 못참을 수 있다고. 아니면 굳이 참을 이유가 없거나. 인간관계라는게 반드시 기브앤테이크는 아니야. 그런 생각은 "난 너 좋아하는데 너는 나 외않만나조"끕의 논리니까 집어치우도록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