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연 끊기, 할 수 있을까요?

쓰니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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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 써봅니다.부모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가장 화력이 좋은 이곳에 물어보고자 합니다.인생 선배님들의 고견이 절실합니다.
저는 20대 여성이고 대학을 서울로 진학한 후 쭉 수도권에서 살고 있어요.부모님은 오빠와 함께 지방에 살고 계시구요.
한 마디라도 자신을 거스르는 말을 하면 돌변해버리는 기분파 나르시스트 아버지에자기연민과 박탈감, 돈에 대한 집착으로 점철된 어머니,그리고 이 모든 사항에 전혀 관심 없는 오빠까지.
아버지가 눈 돌아가 길거리에서 발로 배를 차고 머리를 때리고,그 상황 그대로 집에 갔더니 어머니가 어디서 아버지 말을 거스르냐며 빗자루로 맞은 그 날은 특히 잊을 수 없네요.또 다른 날은 사실 오빠 대용으로 저를 낳았다며 아주 가벼운 얘기를 하듯이 웃던 날도 기억나고요.이 밖에도 크고 작은 산발적 상황들은 저를 언제 어디서나 과한 눈치를 보게 만들고,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지 못하며, 사소한 반응에도 움츠러들게 만들었습니다.지금은 사회생활하며 많이 이겨내고 있고 실제로도 직장생활은 큰 문제 없이 잘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방 자체는 여전히 사랑하지만 가족만큼은 가슴에 절대 품을 수 없었어요.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드디어 탈출했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어요.그리고 그 길로 점차 연락을 끊기 시작했죠.차단 같은 걸 하면 주소를 찾아서 올라올 걸 알기에 대면이 싫어 최소한의 연락은 했고,성화에 못 이겨 1년에 1번 정도는 내려갔습니다.한창 정신과 약을 먹을 때는 멘탈이 많이 괜찮아져서 남자친구를 소개해주기도 했어요.(지금 이 선택들을 굉장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 지금은 정신과 방문할 수 없는 여력이어서 못 가고 있습니다. 근시일 내에 다시 가서 약 처방받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아버지에게 연락이 오더니 찝찝한 결단문과 사과를 말하시네요.
"이렇게 연락 안 하는 건 부모자식이 아니라 남이다""이럴거면 연을 끊던가 니가 지방으로 내려와라""그 때 니가 힘들었던 건 미안한데 니가 좀 마음을 먹고 봐주라""나도 너희 할아버지에게 많이 맞고 자랐다 하지만 지금 부양하고 있지 않느냐"
깔끔한 "미안하다" 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아버지는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도 기분파 성질을 버리지 못했습니다.쓴 약을 삼키듯 억지로 갔던 여행에서도 고함을 지르며 생판 모르는 지역에서 길길이 날뛰었고,저는 정말 그 자리에서 근처에 있던 강물로 투신하고 싶었습니다. << 좋지 않은 말이라 폰트 줄이겠습니다.
"이럴거면 연을 끊던가 니가 지방으로 내려와라"<< 분명히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이었습니다.그의 아주 나쁜 버릇 중 하나는 택일 할 수 있는 기회를 교묘히 줘놓고 자기가 원하지 않는 대답을 하면 더욱 흥분해 폭언을 일삼는 것이었습니다.저는 바보같이 눈물을 흘리며 내려가는 건 싫지만 관계개선은 하고 싶다고 말해버렸습니다.사실은 그냥 연을 끊고 싶은데 말이죠.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마음만 같아선 정말 연을 끊고, 세상이 나를 고아 취급해도 좋으니 이 정신병으로 가득한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하지만 또 언제 주소 열람을 해서 찾아올지 모르고, 제가 물리적 폭력을 당한 일은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남아있지 않아 가정폭력을 입증하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여쭙습니다+) 그리고 왜 아버지는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사과를 하는걸까요?조심스럽게 추측하건대, 제가 도망가면 이제 본인들을 부양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은데 너무 큰 비약일까요?부모 둘 다 노후 대책 안 되어있는 상황이고, 오빠는 모종의 이유로 본인 앞가림도 안되는 사람입니다. 이전 친척 장례식에서는 니가 없으면 본인(=아버지) 제사는 누가 치뤄줄 수 있겠느냐 등의 이야기를 한 적도 있습니다.예전의 기억 때문에 제가 너무 편향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 해당 질문을 함께 첨부합니다.
이대로는 미쳐버릴 것 같아서 횡설수설 쓴 점 정말 죄송합니다.쓴소리도 달게 받겠습니다.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말씀 주시면 제가 고칠 건 고치고 행동해야 할 부분은 유념하겠습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겨울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