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게

누렁이200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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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게

양현주

숲 속에 거센 바람이 분다
허공을 적시는 빗소리
나뭇잎 끝자락에 매달려
푸른 꿈을 발효 시키는 중이다

너에게 떨어져
혼자 밤새도록 후드득 울었다
삶의 전부를 걸고
정자나무를 흔들어 놓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뿌리에 달린 꿈이
땅을 뚫고 깊게 자리를 잡았다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저 드럼소리
요란한 부름에도
너의 침묵은 일어나지 못했고
부재를 확인한 채
애타는 기다림만 깊어갔다

밖으로 빠져나간
해묵은 수분은 젖을수록 갈증이 난다
가슴 한곳으로 쏟아지는 비
소용돌이치며
나무를 흔들던 바람이 운다

너를 보내지 않았지만
너는 떠났고
또 한 차례의 슬픔이 쏟아졌다


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