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정도면 진짜 에이스급 알바생인 듯

ㅇㅇ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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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장 너무너무 한가할 때는 할 일을 만들어서 함.
(전자레인지 3개 있는 거 내부, 외부 다 깨끗히 닦고 안에 그 빙빙 돌아가는 유리판도 꺼내서 설거지하고 물기 닦아서 원위치 시키는 등/ 원래 내가 채우지 않아도 되는 물대까지 다 채워놓는 등/ 메인•서브 수저통 확인하면서, 특히 포크 사이사이에 뭐 껴있나 잘 안 닦인 거 있나? 있으면 골라내서 다시 설거지하는 등/
*보통 이러면 같은 알바생한테 민폐인 것 아닌가? 말하는 사람들 있어서 미리 덧붙이자면, 평일에 일하는 알바생은 나 한 명 뿐임. 주말에 일하는 다른 분들은 다 본업인 정직원이셔서 나보다 시급 더 많이 받으심. 그리고 내가 할 일 더 만들어서 한다고 해서, 다른 알바생이나 직원 분들께 눈치 주실 만한 인품을 가진 사장님이 전혀 아니심! 1시간 동안 주문 1~2건 들어오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게 더 양심에 찔리고 심심하더라고...)

2. 매장에서 식사하시는 손님들께 부담가지 않는 선에서 유심히 지켜 보다가 이것저것 챙겨드림.
(음식 먹는데 수저나 위생장갑 안 쓰시고 그냥 손으로 집어드시는 분 있으시면, 다 드셔갈 때쯤 슬쩍 물티슈 투척해드리고 유유히 사라지는 등/ 바닥에 수저 떨어뜨리시면 바로 가서 새걸로 바꿔드리는 등/ 식탁에 음료나 술 흘리셔서 휴지로 닦고 계시면 바로 행주 들고 나가서 깔끔히 닦아드리는 등/ 식사 중 신경 못 쓰시는 틈에 손님께서 의자에 걸어두신 외투가 바닥에 떨어지면 안 떨어지게끔 다시 걸어드리는 등/ 피클이나 마카로니 같은 기본 안주를 바닥이 보일 정도로 다 드셔가는데, 아직 음식이나 술이 많이 남았다? 하면 먼저 “더 드릴게요~~” 하고 가져다드리는 등/ 그리고 알바 내내 귀쫑긋 상태라 손님께서 나한테 접시 좀 더 달라고 말씀하시고는, 내가 뒤돌아 걸어가는 중 자리에서 “우리 탄산수도 하나 먹자~” 하시는 소리에 나갈 때 접시랑 같이 탄산수도 들고 나가는 등/ 이러면 보통 손님분들께서 보통 어머~~ 고마워요!!ㅎㅎ 하시면서 나 센스쟁이라고 하심 ^_^)

3. 나 일 잘함! 상 치우는 속도도 빠르고 설거지 속도도 빠름. 테이블 셋팅이나 음식 포장 속도도 빠름. 내가 하는 알바마다 일머리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왔음. 그리고 우리 가게가 정말 바쁜 특정 날들이 있는데, 그런 날은 보통 알바생+직원 2~3명씩 쓰거든. 근데 평일에 미처 예상치 못하게 바쁜 날에 나 혼자 일하는 이슈가 생겨도 2인분 이상 톡톡히 해냄. 그런 날은 사장님께서 수고했다며 10만원씩 보너스 보내주심.

4. 공휴일(흔히 말하는 빨간 날)도 하루도 안 빠지고 올출근해서 도와드림. 내가 연휴마다 딱히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가능한 거긴 함! 그리고 바쁠 것 같은 날은 30분씩 일찍 출근해서 도와드리면서 미리 로딩하는 시간을 가짐. 이건 사실 나를 위한 일.... 엄청 바쁜 날인데 평소대로 5~10분 전 출근하면 오히려 더 머리 터지고 힘듦ㅠㅠ

5. 간혹 나보고 “혹시 사장님이세요?” 물어보시는 손님 분들이 있음. 내가 어린 사장님인 줄 아셨다고~ㅎㅎ 이럴 때 내가 알바생이라고 하면 조금 놀라시면서, 계산하시며 사장님께 일부러 “알바생이 참해요~ 너무 친절하네요^^” 하고 말씀주고 가시는 감사한 손님 분들도 계심ㅎㅎ 사장님께서 지인 분들 통해 자꾸 얘기 들려오는데 우리집 알바생 친절하다고 소문 났다고 칭찬도 해주셨었음. 저번에는 우리 회사에서 일하면 참 좋을 것 같다고 2차례나 방문 후 말씀하시며 명함까지 주신 손님 분도 있었다! 뿌듯했음.

6. 사장님께서 뭐 필요하실 것 같을 때 미리 앞치마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쇽 드리고, 주방 냉장고에 물대 채우실 때(원래 주방 냉장고는 사장님만 관리하심) 옆에 대기했다가 커터칼 건네드리고 다 채우시면 비어있는 박스 슉슉 접어서 치워드림. 흠 이건 너무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다

7. 사장님이 스몰토킹 좋아하셔서, 한가할 때 풀어드리려고 맨날 밸런스 게임, 바다거북이스프게임, 웃긴 썰 등 주제 미리 생각해놨다가 가서 풀어드림. 거의 뭐 우리가게 유재석임. 사장님이 우리집 며느리 했으면 좋겠다고 하심ㅠㅋㅋㅋ

8.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밖으로 티 안 냄. 흔히 말하는 진상 손님들께서 오셔도 최대한 예의 지켜서 친절하게 응대하면 나갈 때 아깐 미안했다고 사과하시는 분들도 계심. 홀에 손님 몰아쳐서 들어오고 배달/포장 주문 밀려 들어와서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표정으로 티 안 냄! 그래서 사장님께서 나보고 바빠도 항상 웃으면서 일해줘서 고맙다고 하심.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그만둔 여러 가게의 사장님들• 직원 분들께서도 간간히 안부 물어봐주시고, 몇년이 흘렀어도 가게 놀러가면 여전히 서비스 엄청나게 챙겨주심. 그때도 이렇게 열심히 일했기도 했고, 내가 알바 마지막 출근날에는 항상 쿠키나 마카롱 직접 구워서 편지랑 같이 선물해드리는데 그래서 다들 내 기억이 좋게 남으신듯? 아무튼 난 정말 서비스직이 천직이다 싶고, 인복이 타고난 정말 좋은 행운을 가졌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