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절연해도 될까요?

버터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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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우선 저는 태어난 직후 부모님의 이혼으로어릴 적 고모들 집에도 맡겨져 보고, 20살까지는 할머니와 시골에서 자랐습니다.어머니와는 교류가 없는 상태입니다.
할머니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시골 동네 사람들이 모두 알 정도로 저를 귀하게 키워주셨어요.애정이고 사랑이었지만, 어린 제가 느끼기엔 구속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까지 친구들과 그 흔한 시내 한번 나가 놀아본 적 없네요.하교 시간이면 집에 오고 있냐는 전화가 미친듯이 왔고, 친구들과 놀다 들어간다고 이야기하면 집에 올 때 까지 전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제 친구들은 지금도 몇시쯤 되면 할머니께 전화가 오는지, 놀고 있으면 몇분 마다 한번씩 전화가 오는지 알 정도예요. 주말에 집밖으로 나가는건 꿈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이렇게 19년을 살면서, 성인이 되면 넓은 세상에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합격 후 혼자 생활을 시작했어요.
대학교를 다니며 놀기도 열심히 놀았고, 아버지께 한달 용돈 20만원 받으면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성적장학금도 받으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25살 중소기업 회계직으로 첫 취업을 하고 더 큰 회사에 가겠다는 욕심으로 1년만에 퇴사를 했는데 이때부터 시작이었을까요? 멘탈은 약한데 욕심은 컸고, 생각처럼 되지 않는 취업에 점점 무너져 내렸습니다. 취준 기간이 점점 길어지자 우울증과 알콜의존증 진단을 받았고 혼자 한캔 두캔 마시던 술이 점점 저를 갉아먹었나 봅니다. 당시 옆에 있던 남자친구는 '술 그만먹어라, 운동해라, 밥챙겨 먹어라' 라는 애정 어린 잔소리를 하며, 함께 여행도 가며, 제 옆을 든든히 지켜주었습니다. 아버지께 받지 못한 사랑을 남자친구에게 받으면서 가족보다 더 많이 의지했고 종종 결혼이야기도 나누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 7월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았습니다. 우울한 저를 감당하기가 힘들었나봅니다. 성장하는 연애를 하고 싶었는데 저와는 그게 안된다며, 자존감없는말만 툭툭 내뱉냐며.. 붙잡아도 봤지만... 모진 말과 함께 차단까지 당했네요.
그 이후로 정말 이렇게 무너질 수 있나 싶을정도로 무너졌어요. 회사 끝나면 매일 술을 먹었습니다. 복층계단에서 미끄러져 미세 뇌출혈 진단도 받았구요. 그러다 추석에 시골에 내려왔는데 금단으로 환청과 환각 증상이 나타나더라구요. 고모들과 삼촌이 저를 욕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당시 집에 있던 삼촌, 고모, 할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많이 놀라셨습니다. 그렇게 다음날 바로 서울에서 짐을 싸서 시골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할머니댁에서 3주 정도 있었는데.. 항상 돈얘기, 막말, 가스라이팅을 일삼던 고모들을 옛날부터 싫어 했던지라 같이 살수가 없었습니다. 올해만해도 매달 카톡이 왔었네요. 만원만 이만원만 십만원만.. 그렇게 아버지를 설득해 부산에 있는 아버지 집으로 들어가 생활했습니다. 아버지가 한번만 더 술을 마시면 시골로 보내 버린다고 했는데 제가 그 말을 듣고도 한잔은 괜찮겠지 라며 마시고 말았어요.. 미친듯이 맞았고 고모가 부산으로 데리러 와 다시 시골로 끌려왔습니다. 시골 집 밖에서 담배피고 들어오다가 가족들에게 들키기도 했고.. 여기에 니 얼굴 모르고 할머니 얼굴 모르는 동네사람이 어딨냐며 여기서 담배를 피는게 말이 되냐며 고모에게 많이 맞았습니다. 술을 미친듯이 먹고 다닌건 잘못했지만.. 담배는 기호식품아닌가요.. 아이러니하게 고모도 담배를 펴요.. 근데 건강을 위해서 한살이라도 어릴때 끊으라며, 술 쳐먹고 생각이 없다며, ㄸㄹㅇ년이라며 저를 때리네요. 오빠도 담배피는데 오빠는 남자라서 펴도 괜찮다고 합니다. 고모들한테 욕 들으면서, 맞으면서 정말 내가 여기 다시 오기싫어서라도 술 안먹는다고 다짐하고.. 아버지께 말씀드려봐도 난 아직 너를 못믿는다 라는 대답뿐이네요.. 지금은 담배피고 돌아다닌다고 두달째 시골집 밖으로 한발자국도 못나가고 있어요.. 원래는 폰까지 빼앗겻다가 다시 돌려받았습니다.
제가 잘못한거 저도 잘 알아요. 근데 금주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는 글 많이 봤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20대 후반 여자를 집에 가둬두는 가정이 얼마나 될까요? 정말 고모들과 말도 섞기 싫어서 다시는 술 안먹는다고 수도 없이 말해도 들어주는 사람 없고.. 여기 갇혀서 남들 경력쌓을 시간에 허송세월만 보내는 것 같아 죽을 것 같아요.. 우울증 약이라도 받고싶다니까 코웃음 치면서 정신력으로 견뎌내라는 고모들.. 어릴때 저를 키워줬기때문에 욕하고 때리고 할수있다는 고모들. 
곧 30인데.. 나가서 또 술마시고 담배필까봐 아직 내보내지 못한다는데... 시골집에 있으라 한다고 여기 있어야 하는건 아니지 않나요?  술 안먹은지 두달이 넘었습니다. 병원에 입원을 해도 3개월이면 퇴원조치 한다는데.. 얼른 나가서 공백기 짧게 재취업을 해야할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합니다. 어떤 인생을 살든 제 인생 제가 선택하는게 지금 상황에 이상한건가요? 
이제 두달 넘었으니 면접보고 취업 하겠다 하면 아직 멀었다며.. 연끊고 나가라는 말에 알겠다고 나가겠다고 하면 고모들이 근본도 없다고 뭐라하네요.할머니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다 버리고 나가겠다는 말이 나오냐며..
그럼 저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는 걸까요?이것도 저것도 안된다고 하면 이 시골에서 무의미한 세월을 보내야 하는 걸까요?할머니만 아니면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겠는데..집을 나간다 한들 가족들이 절 찾아올까봐 두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