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제가 정말 어렸을 때 제외하고 명절 때마다 매일 친가만 가는데요(외가 쪽은 명절에도 잘 안 모이는 것 같아요)
친가가 멀리 있어서 아빠가 늦게 가면 차 막힌다고 명절 전에 6시에 출발해서 차를 타고 가는데 도착하면 8시 반~9시 정도 됩니다. 친가는 외진 시골에 있고 진짜 완전 낡고 오래된 시골집 그 자체여서 (창고로 쓰는) 외양간도 있고 창고도 있고 경운기도 있고 그래요.
친가 가면 저희 가정 제외하고 명절 전날엔 할머니 큰아빠 큰엄마 사촌오빠2 새언니2 사촌오빠들과 새언니 사이에서 낳은 조카들 4명 이렇게 있는 경우가 많고 명절 당일엔 작은고모와 막내 고모, 막내고모부, 몇 년 전 성인이 된 사촌언니랑 저보다 1살 어린 사촌동생 이렇게 옵니다.
(1살 어린 사촌동생도 공부한다고 이제 잘 안 오나 보더라고요)
그리고 큰집 사람들이 명절 당일에 잠깐 들렀다 가요.
할머니, 큰엄마, 큰아빠, 사촌오빠 2명, 새언니 2명, 사촌언니 모두 성인이고 저보다 1살 어린 사촌동생도 이제 공부한다고 잘 안 오니 이제 거기 가면 미성년자는 조카 4명이랑 저밖에 없습니다.
조카 4명도 다 진짜 어려서 각 잡고 공부할 나이는 아니니
친가 오는 사람 중에 공부할 나이인 사람은 이제 고 1인 저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친가에서 모이면 무슨 일을 하나면요.
일단 명절 전날에 모이면 간단하게 다 같이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내면 설거지를 하고 제사 음식을 준비해요. 좁은 부엌에다가 전기 후라이팬 놓고 온갖 지짐을 합니다. 고구마튀김, 산적꼬치, 동그랑땡, 제사어묵 등등.. 워낙 종류가 많아서 여기에 다 적기도 힘듭니다. 지짐 양도 엄청 많아서 다 합치면 거의 40인분은 될 거예요..
지짐할 땐 여자들만 하는데 이 시간대 되면 할머니는 조그마한 마을회관 가서 다른 할머니들이랑 놀고, 저희 엄마, 새언니, 큰엄마 이렇게 셋이서 하는데 솔직히 얘기해서 큰엄마는 그냥 보고만 있는 역할? 이고요 새언니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여서(중국 사람이고 조선족 X) 한국에 몇 년 살았지만 아직 한국 전통 음식 같은 것들은 모르는 게 많아 지짐을 그렇게 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옆에서 조금씩 거드는 것만 하고 지짐의 거의 모든 건 저희 엄마가 다 합니다. 엄청난 양의 지짐을 혼자 다 하다 보니 엄마가 지짐을 끝내면 엄청 힘들고 피곤해해요. 설거지 지짐 뒷정리 이런 거 싹 다 거의 엄마 혼자 하고요, 지짐 끝나고 설거지 할 타이밍 되면 큰엄마랑 새언니는 힘들다며 슬쩍 빠집니다. 정작 본인들은 지짐하는 데 큰 일조도 안 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짐하는 데 끼려고 하면 큰엄마가 너는 어른들 하는 일에 끼지 말고 가서 어린 조카들이나 좀 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린 조카들은 자기들끼리 자신들의 아빠인 사촌오빠들이랑 알아서 잘 놀아서 저한테 정말 관심을 1도 안 줘서 사실상 제가 굳이 없어도 됩니다..
그리고 나서 몇 시간 후에 저녁밥 먹으면 다 먹고 설거지하고 부엌에서 다 같이 모여서 과일 깎으면서 이야기 나누는데요 이때 술판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때부터가 문제인데, 이때 저 혼자 공부할 나이인 학생이다 보니 온갖 잔소리를 해대는데 그냥 잔소리하는 정도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데 이때 온갖 인신공격을 해댑니다.
예를 들어 제가 머리가 좀 긴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 길진 않고 한 가슴 정도까지 와요. 그런데 그걸 갖고 비난을 합니다. 머리 단발로 좀 잘라라, 그렇게 머리 길면 바보처럼 보인다, 공부하는 학생 머리 맞냐 등등.. 진짜 왜 그런지 이해 안 됩니다.
제 또래인 다른 애들은 이 정도까지 기른 애들도 많고, 저보다 더 긴 애들도 많이 봤는데 그럽니다.
이외에도 나중에 커서 뭐가 될 거냐 물어보고 제가 대답하면 그딴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하는 직업 하지 말라는 등등 사소한 것들로도 꼬투리잡고 비난하고 인신공격하고… 입에 담기 힘든 말들까지 퍼붓습니다.
저는 솔직히 할머니집 와서 체력소모 하는 것보다 이런 말들로 인해 받는 충격이 더 크게 남아요..
그리고 설 당일엔 아침부터 분주한데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세배하고 아침 먹고 아빠랑 큰아빠랑 사촌오빠 1명이 성묘 간단하게 하고 오면 남자들만 큰집에 가서 제사 지내고 큰집 식구들이 할머니 집으로 다 같이 모여서 점심 먹고 대화하다가 가고 작은고모, 막내고모 식구들이 오면 벌써 저녁이 됩니다.
아빠는 명절 당일에 집으로 출발하긴 하는데 일찍 출발하면 차 막힌다고 저녁 6~7시 정도에 출발해서 설 당일엔 고속도로 좀 막혀서 집 오면 9시, 늦으면 10시 넘어서 올 때도 있습니다.
여기에 담지 못한 내용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거의 이틀을 고생하고 나면 며칠간은 엄청 힘들어요. 다음날 아침은 거의 시체처럼 살아가고요..
진짜 명절 왜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방학인데 고입 준비하고 싶고 답답해요. 저 하나 안 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 아빠한테 고입 핑계대고 안 갈까 고민중인데(지난 김장 때도 너무 가기 싫어서 기말고사 핑계대고 그냥 안 갔어요) 그런데 아빠가 저번에도 안 갔다고 그냥 가자고 할까 봐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핑계대고 안 갈 수 있을까요ㅠㅠㅠ
설에 할머니 집 가기 싫어져요..
안녕하세요. 일단 전 올해 고 1 올라가는 여자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어쩌다 길어졌는데 그래도 잘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집은 제가 정말 어렸을 때 제외하고 명절 때마다 매일 친가만 가는데요(외가 쪽은 명절에도 잘 안 모이는 것 같아요)
친가가 멀리 있어서 아빠가 늦게 가면 차 막힌다고 명절 전에 6시에 출발해서 차를 타고 가는데 도착하면 8시 반~9시 정도 됩니다. 친가는 외진 시골에 있고 진짜 완전 낡고 오래된 시골집 그 자체여서 (창고로 쓰는) 외양간도 있고 창고도 있고 경운기도 있고 그래요.
친가 가면 저희 가정 제외하고 명절 전날엔 할머니 큰아빠 큰엄마 사촌오빠2 새언니2 사촌오빠들과 새언니 사이에서 낳은 조카들 4명 이렇게 있는 경우가 많고 명절 당일엔 작은고모와 막내 고모, 막내고모부, 몇 년 전 성인이 된 사촌언니랑 저보다 1살 어린 사촌동생 이렇게 옵니다.
(1살 어린 사촌동생도 공부한다고 이제 잘 안 오나 보더라고요)
그리고 큰집 사람들이 명절 당일에 잠깐 들렀다 가요.
할머니, 큰엄마, 큰아빠, 사촌오빠 2명, 새언니 2명, 사촌언니 모두 성인이고 저보다 1살 어린 사촌동생도 이제 공부한다고 잘 안 오니 이제 거기 가면 미성년자는 조카 4명이랑 저밖에 없습니다.
조카 4명도 다 진짜 어려서 각 잡고 공부할 나이는 아니니
친가 오는 사람 중에 공부할 나이인 사람은 이제 고 1인 저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친가에서 모이면 무슨 일을 하나면요.
일단 명절 전날에 모이면 간단하게 다 같이 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내면 설거지를 하고 제사 음식을 준비해요. 좁은 부엌에다가 전기 후라이팬 놓고 온갖 지짐을 합니다. 고구마튀김, 산적꼬치, 동그랑땡, 제사어묵 등등.. 워낙 종류가 많아서 여기에 다 적기도 힘듭니다. 지짐 양도 엄청 많아서 다 합치면 거의 40인분은 될 거예요..
지짐할 땐 여자들만 하는데 이 시간대 되면 할머니는 조그마한 마을회관 가서 다른 할머니들이랑 놀고, 저희 엄마, 새언니, 큰엄마 이렇게 셋이서 하는데 솔직히 얘기해서 큰엄마는 그냥 보고만 있는 역할? 이고요 새언니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여서(중국 사람이고 조선족 X) 한국에 몇 년 살았지만 아직 한국 전통 음식 같은 것들은 모르는 게 많아 지짐을 그렇게 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옆에서 조금씩 거드는 것만 하고 지짐의 거의 모든 건 저희 엄마가 다 합니다. 엄청난 양의 지짐을 혼자 다 하다 보니 엄마가 지짐을 끝내면 엄청 힘들고 피곤해해요. 설거지 지짐 뒷정리 이런 거 싹 다 거의 엄마 혼자 하고요, 지짐 끝나고 설거지 할 타이밍 되면 큰엄마랑 새언니는 힘들다며 슬쩍 빠집니다. 정작 본인들은 지짐하는 데 큰 일조도 안 했는데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짐하는 데 끼려고 하면 큰엄마가 너는 어른들 하는 일에 끼지 말고 가서 어린 조카들이나 좀 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린 조카들은 자기들끼리 자신들의 아빠인 사촌오빠들이랑 알아서 잘 놀아서 저한테 정말 관심을 1도 안 줘서 사실상 제가 굳이 없어도 됩니다..
그리고 나서 몇 시간 후에 저녁밥 먹으면 다 먹고 설거지하고 부엌에서 다 같이 모여서 과일 깎으면서 이야기 나누는데요 이때 술판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때부터가 문제인데, 이때 저 혼자 공부할 나이인 학생이다 보니 온갖 잔소리를 해대는데 그냥 잔소리하는 정도면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 있는데 이때 온갖 인신공격을 해댑니다.
예를 들어 제가 머리가 좀 긴 편인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 길진 않고 한 가슴 정도까지 와요. 그런데 그걸 갖고 비난을 합니다. 머리 단발로 좀 잘라라, 그렇게 머리 길면 바보처럼 보인다, 공부하는 학생 머리 맞냐 등등.. 진짜 왜 그런지 이해 안 됩니다.
제 또래인 다른 애들은 이 정도까지 기른 애들도 많고, 저보다 더 긴 애들도 많이 봤는데 그럽니다.
이외에도 나중에 커서 뭐가 될 거냐 물어보고 제가 대답하면 그딴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하는 직업 하지 말라는 등등 사소한 것들로도 꼬투리잡고 비난하고 인신공격하고… 입에 담기 힘든 말들까지 퍼붓습니다.
저는 솔직히 할머니집 와서 체력소모 하는 것보다 이런 말들로 인해 받는 충격이 더 크게 남아요..
그리고 설 당일엔 아침부터 분주한데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세배하고 아침 먹고 아빠랑 큰아빠랑 사촌오빠 1명이 성묘 간단하게 하고 오면 남자들만 큰집에 가서 제사 지내고 큰집 식구들이 할머니 집으로 다 같이 모여서 점심 먹고 대화하다가 가고 작은고모, 막내고모 식구들이 오면 벌써 저녁이 됩니다.
아빠는 명절 당일에 집으로 출발하긴 하는데 일찍 출발하면 차 막힌다고 저녁 6~7시 정도에 출발해서 설 당일엔 고속도로 좀 막혀서 집 오면 9시, 늦으면 10시 넘어서 올 때도 있습니다.
여기에 담지 못한 내용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거의 이틀을 고생하고 나면 며칠간은 엄청 힘들어요. 다음날 아침은 거의 시체처럼 살아가고요..
진짜 명절 왜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방학인데 고입 준비하고 싶고 답답해요. 저 하나 안 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 아빠한테 고입 핑계대고 안 갈까 고민중인데(지난 김장 때도 너무 가기 싫어서 기말고사 핑계대고 그냥 안 갔어요) 그런데 아빠가 저번에도 안 갔다고 그냥 가자고 할까 봐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핑계대고 안 갈 수 있을까요ㅠㅠㅠ